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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의 미래, 우리는 청년여성농업인] “야생화로 몸과 맘 치유하는 케어팜 꿈꿔”<7>경기 안산 김지인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서 억새류와 다년생 조경용 야생화를 재배하는 김지인 씨는 사회적 농업 케어팜을 운영하는 게 꿈이다.

화훼농장 운영하는 아버지 일 돕다
농업에 대한 가능성 확인  
억새류, 옥잠화·수호초 등 재배
조달청 나라장터서 직거래 ‘든든’

새내기농업인, 미래 준비 차곡차곡
식용꽃 주제 6차산업 농장 준비 한창


“야생화 재배를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농업 케어팜을 조성하는 게 궁극적인 꿈이에요. 사회적 약자들이 케어팜을 통해 직접 야생화를 재배하면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책임감도 길러 자립에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2년차 새내기 농업인 김지인(30) 씨. 그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서 7933m2(2400평) 규모로 핑크뮬리와 무늬억새, 파니쿰 등의 억새류와 수호초와 옥잠화, 비비추 등의 다년생 조경용 야생화를 재배해 판매하고 있다. 이제 농업 2년차이지만 야생화 유통망은 탄탄하다. 김지인 씨가 재배한 야생화의 절반가량은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기타 화초’로 분류·등록돼 관공서와 직거래를 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조경회사에 판매를 하고 있어 판로에 대한 큰 걱정 없이 고품질의 야생화 재배에 몰두하고 있다.
 

▲ 김지인 씨가 재배하고 있는 핑크뮬리. 핑크뮬리는 지난해부터 SNS 상에서 사진 찍기 좋은 억새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세무회계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 남부럽지 않게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2013년 불의의 사고를 당해 건강이 악화되며 퇴사했다. 퇴사 후 몸을 추스르고 있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인생의 변환점이 생겼다. 화훼농장을 경영하는 아버지와 지인들(안산시 화훼연구회)이 화훼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농업회사법인을 세웠다. 세무회계를 전공하고 관련 일을 한 까닭에 경영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농업회사법인에서 경영컨설팅 일을 시작했다. 경영에 참여해 전반적으로 살펴보니 농업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품을 제조해 납품하는 기업과는 달리 직접 판다면 마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농업법인에서 조달청 나라장터에 입점해 관공서와 거래를 하는 모습을 보며 판로 개척에 대한 두려움도 해결됐다는 것이 김지인 씨의 설명이다. 

그는 “그 당시 국내 화훼 산업이 위축돼 있었는데 동네에서 화훼농장을 하시는 분들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농업법인을 만드셨고, 경영에 도움을 달라고 하셔서 기꺼이 참여했다”면서 “보통 제조업 기업에서는 마진이 5~10%가 발생하면 좋은 평가를 하는데 직접 판매까지 할 경우 그 이상이라 희망이 있다는 걸 깨닫고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들었다”라고 말했다.

주중에는 농업회사법인에서 일을 하고, 주말에는 귀농·귀촌 관련 기관에서 교육을 들으며 차근차근 귀농을 준비를 했다. 2018년에는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돼 본격적인 농업을 시작했다. 2년차 농업인인 김지인 씨는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야생화를 전문으로 재배하는 ‘사회적농업 케어팜’을 운영하는 것이다. 케어팜을 운영하면서 장애인이나 몸과 마음의 재활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에게 일정부분의 재배면적을 부여하고, 책임감을 기르며 치유를 할 수 있는 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최근 네덜란드로 해외농업연수를 가서 사회적농업 케어팜을 견학했는데 농장주가 사회적  약자를 채용해 이들을 단순히 직원으로 대하는 게 아닌 책임감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면서 “구상하고 있는 사회적농업 케어팜은 주간보호시설 개념으로 장애인이나 치유가 필요한 사람 등의 사회적 약자를 채용해 일정구역을 분배 후 야생화를 재배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더 나아가 이들의 사회 자립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지인 씨는 현재 사회적농업 케어팜의 첫 단계로 식용꽃을 주제로 한 6차 산업 화훼농장을 준비하고 있다. 케어팜을 운영하기 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하지만 농장을 준비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현실과 괴리감이 있는 ‘법과 제도’가 발목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경기도의 경우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농지의 경우 오로지 생산 활동만 가능하고, 다른 일체의 행위는 불법인 셈이다. 따라서 체험 농장에서 사용하는 전기도 농업용이 아닌 산업용을 사용해야 하고, 심지어는 화장실조차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김지인 씨의 설명이다. 게다가 농업용 전기와 산업용 전기를 나누는 전기공사를 자비로 해야 하고, 6차 산업 관련 인증까지 받아야 하지만 임대농의 입장에서 투자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 김지인 씨는 “정부에서 농업인들에게 6차 산업을 장려하지만, 지자체 조례나 기타 법과 제도가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들이 많아 의지가 있어도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단순히 특정 부처만의 문제가 아닌 여러 부처가 머리를 맞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은데,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현실과 맞지 않은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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