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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의 미래, 우리는 청년여성농업인] “약용작물 관심 많아 귀농 결심···작약 2차 가공품 고민 중”<6>전남 진도 장슬기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 전남 진도군 의신면에서 작약과 고구마 등을 재배하는 장슬기 씨가 여러 차례의 가을 태풍을 견뎌낸 고구마를 수확하고 있다.

약사 꿈 버리고 2013년 귀농
작약·구기자 등 2만3140㎡ 재배
직거래·인터넷 판매 늘리고
소비자와 소통 통해 단골 확보

‘젊은 사람이 할 일 없어 농사를’
곱지 않은 시선에 마음고생도
농업인을 직업인으로 존중하면
농업,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어


“얼마 전에 해외로 농업연수를 다녀왔는데 그곳에서는 농업인을 하나의 직업인으로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정착 돼 있어 부러웠어요. 반면 우리나라는 농업인을 그저 농민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이 강한데 우리도 농업인을 동등한 직업의 위치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농업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로 큰 섬, 섬의 대부분이 산지이고 온화한 기후로 인해 밭농사가 발달한 섬인 진도에서 농업에 대한 꿈을 안고 귀농해 농사를 짓고 있는 장슬기(33)씨는 밝고 당찼다. 그는 지난 2013년에 귀농해 현재 전남 진도군 의신면에서 약 2만3140m2(7000평) 규모로 작약 등의 약용작물과 미니밤호박과 고구마, 구기자 등의 계절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장슬기 씨의 원래 꿈은 약사였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약사가 되기 위해 약학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집안의 사정이 어려워지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평소에 자연을 좋아하고 약용작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약사의 길을 포기하고, 농업을 선택했다. 가족과 함께 귀농할 곳을 찾다 선택한 곳은 진도였다.

귀농 초반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농사도 처음이고, 우리나라의 특이한 농산물 유통구조도 적응하기 힘들었다. 귀농 초반에는 소득 창출을 위해 진도에서 많이 농사를 짓고 있는 대파와 월동배추, 감자와 울금 등을 재배했다. 농산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계약 재배를 했지만, 출하 후 정산을 해보니 투입되는 노동과 비용에 비해 수익이 별로였다.

또 다른 어려움은 ‘시선’이었다. 장슬기 씨가 귀농한 2013년만 하더라도 ‘청년농업인’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농촌에 젊은 사람이 내려와서 농사를 지으면 도시에서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내려왔다는 시선이 강했다. 그래서 귀농 후 2~3년 동안은 스스로 위축됐었다는 게 장슬기 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그는 “노동비를 줄이고자 온가족이 매달려 농사를 짓고 출하를 했지만, 손에 남는 돈이 얼마 되지 않았고,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또 젊은 사람이 농촌에 내려와 농사를 지으니 시선이 곱지 않았고, 한동안은 위축돼 마음고생이 심했다”라고 회상했다.

장슬기 씨는 전략을 다시 세워 돌파에 나섰다.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 좋은 품질의 농산물은 소비자가 먼저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농산물 품질 향상에 힘을 쏟았다. 또 시간이 날 때마다 서울과 대도시의 직거래 장터에 참여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듣고 보완점을 찾았다.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리다 보니 직거래 판매량뿐만 아니라 자연스레 인터넷 판매량도 증가했다.

그는 “소비자들을 만나보니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가격과 품질이었는데 자연순환농법으로 생산한 건강하고 맛 좋은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니 소비자들이 알아보고 구매하기 시작했다”면서 “또 단순히 농산물을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농산물의 맛이 어떤지,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내가 생산한 농산물을 꾸준하게 구매해주시는 분들도 생겨났는데, 생산 이외에 소통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장슬기 씨는 앞으로 계획으로 주작목인 작약을 이용한 2차 가공품 연구 및 생산을 꼽았다. 그에 따르면 작약의 경우 실생묘 식재 후 4~5년이 지나야 뿌리를 수확해 약재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한 상태인데 수확 후 어떤 가공품을 만들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장슬기 씨는 “현대인들이 건강에 많은 관심을 쏟으며 건강식품의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작약에는 통증개선과 혈액순환 개선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는 작약 액상차만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복용하기 쉬운 게 어떤 것인지 연구하고 고민해 적합한 제품을 가공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사회가 농업인에 대해 직업인으로서의 존중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최근 지자체에서 농업인을 대상으로 수많은 농업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 관공서 중심으로 교육시간이 배정되다 보니 바쁜 농번기에도 농사를 중지하고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도 더러 발생한다. 이에 교육기관에 농한기에 교육을 진행할 것을 건의를 하고, 접점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여전히 ‘농업은 아무 때나 해도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을 바꿀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장슬기 씨의 설명이다.

그는 “도시에 있을 때에는 느끼지 못했는데 막상 농촌에 내려와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농업인이 직업인으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농업인에 대한 존중과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만 농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걸 꼭 잊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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