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대신 몸에 좋은 쌀로 만든 과자·빵 인기 끌 것”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 전남 나주에서 농업회사법인 레인보우팜을 운영하는 류정희 씨는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사용해 쌀과자와 쌀빵, 쌀면과 쌀반죽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나주서 재배된 쌀 주재료로
국사·파스타 등 간편 제품 만들어
레인보우팜 사이트 통해 판매
지역 음식점 등 납품하기도

가공용 쌀 계약재배 힘들고
축제 취소 등 매출 줄었지만
해외 진출로 쌀 소비 확대 목표
유기농·HACCP 인증 지원 절실


“현대인들이 쌀이 싫어서 안 먹는 게 아니에요. 밥 먹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빵이나 과자가 대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겁니다. 밀가루 대신 몸에 좋은 쌀을 넣어 만든 간편 제품이 언젠간 인기를 끌 것이라 믿어요.”

전남 나주에서 농업회사법인 레인보우팜을 운영하는 류정희 씨(28)는 우리 쌀 산업에 대한 걱정과 애정이 가득했다. 그는 현재 7명의 직원들과 함께 쌀을 주재료로 한 쌀과자와 쌀빵, 쌀면과 쌀반죽 등의 간편식과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그가 만드는 제품들은 3가지 특징이 있다. 그가 만드는 제품에는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부재료로 들어가는 현미과 오곡, 계란 등도 국내산 농산물만 사용한다.

특히 가장 주목할 점은 나주에서 재배된 쌀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류정희 씨는 현재 나주 지역 쌀 재배 농가들에게 가공용 종자 쌀 수매를 하고 있다. 계약재배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2019년에는 약 33057m2(1만평) 규모로 재배와 수매가 이뤄졌다.

이렇게 지역의 농산물을 사용해 만든 제품들은 종류도 다양하다. 쌀과자의 경우 현미와 오곡을 넣어 남녀노소 누구나 먹기 편한 형태의 제품이고, 쌀빵의 경우 밀가루 첨가 없이 오직 나주산 쌀가루와 녹차 등을 혼합해 호두과자를 만들고 있다. 또 쌀면의 경우 쌀과 현미를 넣어 만든 현미쌀국수와 순쌀파스타, 녹차를 첨가한 녹차현미쌀국수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음식점이나 제과점에서 사용하는 쌀반죽과 와플반죽 등도 있다. 해당 제품들은 레인보우팜 홈페이지(https://njrainbow.modoo.at)를 통해 판매하고, 지역의 도·소매점 및 음식점 등에 납품되고 있다.

류정희 씨가 쌀을 주 원료로 한 식품을 만드는 것을 고집하는 건 단 한 가지 이유다. 소비자들이 쌀을 외면하고 국내 쌀 산업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고, 지역의 쌀을 이용한 간편식을 만들어 판매해 조금이나마 쌀 산업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솔직히 밀가루를 쓰거나 가격이 저렴한 정부미를 사용하면 제품의 단가를 낮출 수 있지만, 레인보우팜을 처음 세울 때의 명분이 퇴색된다”면서 “지역의 쌀 재배 농가들이 살아야 나라 전체의 쌀 산업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레인보우팜을 운영하는데 어려움도 있다. 우선 원재료의 수급이다. 일반적으로 접하는 쌀의 품종이 아닌, 가공용 쌀 종자를 선뜻 나서서 계약 재배하겠다는 농가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 전량 지역에서 재배된 쌀만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의 단가가 다른 제품에 비해 높은 편이다. 또 최근에는 코로나 19 발생으로 인해 지역의 축제가 취소되고 행락객들의 발길도 끊기자 자연스레 식품의 구매도 줄고, 쌀반죽을 구매하던 음식점들도 문을 닫아 재고가 쌓이는 상황이다. 실제 올해 1/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류정희 씨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류정희 씨는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싶어도 선뜻 계약재배에 응해주시는 농업인 분들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더 신뢰를 쌓아 계약 재배 면적을 더 늘리고 싶다”면서 “다양한 판매 루트를 개척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쌀과자와 쌀빵 등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계획으로 ‘수출’을 꼽았다. 쌀과자나 쌀빵을 국내 소비자에게 국한돼 판매하는 것이 아닌 해외로 진출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판매하면 쌀 소비량을 조금이나마 더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을 하기 위해선 유기농 및 HACCP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류정희 씨는 “정부가 청년들이 HACCP 인증을 받는 과정을 조금이나마 지원해주면 더 많은 청년들이 농식품 해외 수출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인 목표인 수출까지 많은 도전과 과제가 남아 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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