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양한과 명진식품은 한과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중국 현지인의 수요에 맞춘 제품인 ‘아루화 하루영양바’ 개발을 통해 중국 수출 추진 8년 만에 알리바바 그룹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올렸다. 제품 개발 및 해외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백정훈 부장이 ‘아루화 하루영양바’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4월 전통식품의 수출 분야에선 그야말로 ‘잭팟’이 터졌다. 한 한과업체가 중국 수출을 추진한 지 8년 만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그룹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소식이 화제로 떠올랐다. 쌀과 김치, 삼계탕 등 주요 품목의 중국 진출도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중소 업체가 실질적인 수출 성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은 국내 전통식품업계의 쾌거이자 대표적인 중국 진출 성공 사례로 주목된다. ‘알리바바에서 디자인한 최초의 한국 상품 패키지’라는 상징성과 함께 연간 250만달러(약 30억원)의 주문계약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주역은 ㈜담양한과 명진식품, 그리고 이들이 내놓은 ‘아루화 하루영양바’다.

중국 수출 8년 만에 알리바바그룹과 공급계약 체결
한과 특성 유지, 호두·아몬드 등 견과류로 식감 살려
현지업체와 파트너십 유지…까다로운 진입장벽 극복 


“‘한과 같지 않은 한과’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과의 본질은 유지하되 원료나 디자인을 달리해 한과의 스타일을 바꿔서 개발한다는 의미입니다.”

담양한과 명진식품의 상품개발과 해외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백정훈 부장의 얘기다. 중국 수출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백 부장은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현지화가 아니라 현지 상품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상품 개발에 주력했다”며 “2015년 출시한 ‘하루영양바’가 중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중국 알리바바 그룹과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으로 알리바바 그룹과 공급계약을 맺은 물량은 500만개(약 30억원)다. 당초 알리바바가 요구한 물량은 2000만개였는데, 공급 여건이 이를 감당할 수 없어 계약 물량을 낮춰 조율했고, 7월 제품 생산에 본격 돌입한다.

‘하루영양바’는 한과라는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인의 영양 간식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중국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데에는 몇 가지 매력적인 특징이 있다.

우선 엿강정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대한민국 식품명인(33호)으로 인증 받은 명진식품 박순애 대표의 전통 기법과 생산 노하우 등이 오롯이 들어갔다. 여기에 호두와 아몬드, 참깨, 검정깨, 크랜베리, 건파인애플 등 8개 원료가 들어가 맛과 식감을 살리는 동시에 영양까지 함께 잡았다. 화학적 성분이 전혀 들어가는 대신 꿀과 조청 등을 첨가해 건강함을 부각한 점도 특징이다. 무엇보다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라도 즐길 수 있도록 했는데, 이 부분이 핵심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현지에서 견과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여건과도 잘 맞아떨어진 데다 중국의 전통 차 등과도 잘 어울려 현지 상품화에 성공했다.

중국 진출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중국과 한국 간에 세균수 기준이 달라 제품을 소각해야 하는 일도 있었고, 천진대폭발 사태로 인해 천진항에 묶여있는 수출 제품을 구출해야만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2012년 중국 파트너와 첫 번째로 개발하게 된 상품은 선물세트. 하지만 상품 등록부터 쉽지 않았다. 선물세트를 구성하는 제품별로 상품 등록이 이뤄져야 했기 때문에 상품 등록에 3개월 정도가 소요됐다. 2014년 두 번째 선물세트 등록에 이어 2015년 신제품으로 출시한 것이 ‘하루영양바’였던 것.

중국에서 온라인 위탁판매를 위해선 브랜드 수권서가 있어야 하는데, 2011년 출원한 ‘아루화’ 브랜드가 2012년과 2013년에 연이어 등록되면서 알리바바 사이트에 ‘아루화관’을 만들게 됐고, 이를 통해 하루영양바도 ‘아루화 하루영양바’라는 이름으로 판매될 수 있었다. ‘아루화’는 중국 시장에 최초로 등록한 한국의 전통한과 단일브랜드다.

백정훈 부장은 “전통식품을 다루다보니 그동안 주로 국내에 유통기반을 두고 있었고, 2012년 이전까지는 수출이라기보다는 EMS(국제 특송)를 통한 국제 택배를 주로 활용하거나 인편을 통한 핸드캐리로 물량 이동을 해 왔다”며 “하지만 통관에 대한 규제가 점점 심해지고 물류 문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진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로운 수출 시장, 더욱이 중국이라는 시장은 제품 품질로만 승부하기엔 진입 장벽이 까다로운 곳 중 하나로 알려진다. 그만큼 현지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던 부분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이다.

백 부장은 “중국 현지 파트너업체인 ‘고차이나’는 지난 8년간 담양한과의 통관과 물류 그리고 온·오프라인 판매를 전담하고 있고, 훼이보 그룹은 알리바바 전담 마케팅조직으로 중국 12개성에 약 700여명의 온라인 마케팅 전문요원을 갖춘 네트워크 조직”이라며 “담양한과는 이런 동반자들을 통해 알리바바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담양한과 명진식품은 현재 생산 시설 증축을 통해 공급 기반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루영양바’에 이은 또 다른 제품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

백 부장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수입국의 시장에 대해 공부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현지 상품화를 했고 8년 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동반자와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관계유지를 했으며,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동반자에 대한 신념이 있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중국 수출을 이룰 수 있었다”며 “중국 수출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중국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전통식품업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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