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홍삼업체인 '한국금차도'가 전통과 현지 수요를 함께 반영한 '고려홍삼차' 제품을 내세워 중국 등 중화권 수출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김태응 한국금차도 이사가 주력 수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우리 전통식품은 단순한 식품을 넘어 그 이상의 ‘특별함’을 투영할 수 있느냐에 따라 생존 전망이 갈렸다. 전통식품의 수출 경쟁력은 그래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고유의 전통적인 특색을 얼마나 잘 담아내고 있느냐 등에 의해 판가름되는 측면이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색이 선명한 식품보다는 전통의 특성은 살리되 현지화 수요에 부응한 식품들이 연착륙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전통식품의 수출 전략 역시 다양한 변화와 이에 대한 ‘응답’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속에서 전통을 바탕으로 수출 전선에 뛰어든 전통식품업계의 ‘응답’에 주목해 봤다.

내수 소비침체 장기화
일찌감치 해외로 눈 돌려
중국 수출 성과 속속

가장 한국적인 소재인 홍삼
맛·향·기능성 수출국 수요 반영
중국 공략 위해 침출차 개발
포장디자인도 현지 문화 접목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은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한국적인 것이 현지 문화에 잘 녹아들었을 때 현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홍삼업체 한국금차도(주)의 김태응 이사의 얘기다. 한국금차도는 ‘고려홍삼차’ 제품을 내세워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 등 중화권 시장 중심으로 한 수출 벨트를 구상하고 있다. 다른 홍삼업체에 비해 업력이 짧은 편이지만, 나름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중국 수출 성과를 올리는 등 소기의 결실을 맺고 있다. 2014년 국내의 주요 면세점에 입점한 데 이어 최근 홍콩과 영국 등의 바이어와도 수출 계약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금차도는 내수 시장이 아닌 수출 시장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인삼 분야의 내수 시장이 ‘정관장’(KGC인삼공사)이 독보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형적인 구조에다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는 추세 등을 감안해 일찌감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에 따라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측면은 생존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핵심 사안이었다.

김태응 이사는 “가장 한국적인 소재 중의 하나인 홍삼은 우리의 경우 농축액 형태로 많이 이용하지만, 서양에선 캡슐 형태의 섭취가 많고 중국에선 다양한 요리에 많이 들어간다”며 “특히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은 최근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증가하면서 인삼·홍삼차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 수요를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전통식품업체들이 우수한 원료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품질 높은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이를 현지에서 상품화하는 부분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금차도도 전통식품을 어떻게 상품화할 것인지가 가장 큰 애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금차도는 한국적인 전통을 부각하는 한편 철저히 현지화 수요에 맞춘 상품을 생산해 내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전통식품이 가진 강점은 살리되 현지 수요를 적극 반영해 다른 제품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금차도가 내세운 ‘고려홍삼차’ 제품의 전통적인 특징은 우리 전통식품의 강점인 안전성과 우수한 품질이 대표적이다. 수삼을 6개월 동안 찌고 말리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홍삼 중에서 상위 30% 이내의 홍삼인 천삼, 지삼, 양삼을 사용하고 태극삼은 상위 10%의 천일 1등급 제품과 최상품질의 인삼 잎만을 엄선해 홍삼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덖음과 발효의 노하우를 접목한 100% 수작업 제품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시각적으론 포장 디자인에 한국적인 색깔을 부각했다. 삼국시대에 왕이 사용한 금관 문양을 모티브로 패키지 디자인을 기획해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문화와 고급적인 느낌을 동시에 추구했다.

이와 동시에 수출국 현지 수요도 적극 반영했다. 중국의 차 문화를 감안해 침출차 형태로 빠른 침출이 가능하고 수차례 우려 마실 수 있도록 했으며, 건강 수요를 겨냥해 기능성 측면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홍콩, 대만, 영국 등의 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시음 테스트를 통해 현지 입맛에 다가가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포장 디자인도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빨간색을 선택하는 등의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다.

김태응 이사는 “맛과 향, 색깔 등을 중심으로 현지 수요를 파악하고, 건강 트렌드에 맞춰 손쉽게 마실 수 있도록 간편성 부분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포장 패키지 역시 한국적이면서 가장 화려한 금관총의 금관 장식을 모티브로 하고 바탕색에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빨간색을 넣었는데, 중국 사람들은 빨간색 중에서도 황제가 쓰는 빨간색이 따로 있다고 해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는 등 제품 곳곳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전통식품 분야도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이 기본이지만,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상품 생산에 대한 자부심에 그치지 말고, 수출 시장과 수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수출 시장이 결코 만만치 않은 영역인 만큼 많은 전통식품업체들의 선전을 기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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