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수연전통식품영농조합법인은 간편하면서도 건강을 챙긴 제품 개발을 통해 젊은 소비층과 1~2인 가구, 환자 등의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황수연 대표가 관련 제품을 들고 있는 모습.

전통식품의 소비 패턴은 식품 시장 중에서도 호흡이 다소 긴 편에 속한다. 된장과 고추장, 김치 등이 매일 식탁 위에 올라오지만, 그렇다고 매일 같이 소비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짧게는 1~3개월, 길게는 6개월~1년 단위의 소비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쉽게 바뀌지 않는 입맛으로 실질적인 제품 선택의 범주가 좁은 데다 소비 계층도 40대 이상의 전통적인 소비계층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소비 활성화로 향하는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이런 속에서 전통식품 시장에서 간편식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소량 및 간편 구매의 대명사로 대표되는 간편식 트렌드에 발맞춰 20~30대 소비층과 1~2인 가구, 유아 및 환자 등의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서는 전통식품업체들의 ‘응답’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인 장류 제품을 앞세워 간편식 시장에 문을 두드린 한 업체를 찾았다.

‘4남매 시골된장’ 브랜드로 된장·간장·고추장 등 생산
된장찌개·청국장 물만 부어 손쉽게 조리 가능하도록
국산 부재료로 조미료·첨가제 없는 ‘좋은 식품’ 자부


전북 익산시 금마면에 자리 잡은 황수연전통식품영농조합법인(황수연전통식품)은 ‘4남매시골된장’이라는 브랜드로 많이 알려진 전통발효식품 생산업체다. 주력 제품은 친환경 국내산 재료로 만든 된장과 간장, 고추장, 청국장, 쌈장 등 장류 제품이다. 집 마당에 놓인 900여개의 항아리엔 다양한 발효식품이 계절이 바뀌는 동안 제 맛을 찾아 익어가고 있다.

황수연전통식품은 2007년 사업 시작 후 친환경 농산물과 전통 제조방식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판로가 없던 초창기엔 온라인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이를 섭렵했고, 현재 자체 쇼핑몰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지역 로컬푸드, 학교급식, 백화점 등 오프라인 판매를 병행하며 익산 일대에서도 나름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업체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황수연전통식품의 황수연 대표가 몸이 아픈 가족을 위해 연고가 없는 익산으로 요양 차 내려온 뒤 4남매를 키우는 인생스토리가 언론매체에 소개되면서 덩달아 인지도와 신뢰도가 크게 높아졌다. 물론 2012년 ‘대한민국 스타팜’, 2013년 HACCP인증, 한국전통식품 품질인증, 친환경유기농산물(가공식품) 인증 등 위생 및 품질관리에 심혈을 기울인 황수연 대표의 철학이 그 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통식품 연구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이 결실 중의 하나가 최근 내놓은 간편식 장류 제품이다. ‘황수연의 쉬운 양념청국장’과 ‘황수연의 쉬운 발아현미된장(국용)’, ‘황수연의 발아고추씨막장(찌개용)’ 등 3종의 제품은 많은 이들이 보다 간편하게 발효식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구 끝에 개발했다는 것이 황수연 대표의 설명이다. 그 역시 전통식품 소비시장이 가진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 의미를 두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론 최근의 식품 소비 트렌드에 주목했다.

황수연 대표는 “통계치를 보더라도 된장 판매량은 줄고 있는 대신 판매액은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단가가 높아지고 있으며, 고품질의 재료를 요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여기에 요새 사람들이 밥을 잘 안 해 먹기 때문에 건강을 모티브로 한 간편식 시장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2014년부터 농업 기관 등과 협조해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황수연전통식품이 개발한 간편식 제품의 특징은 말 그대로 간편하다는 특징과 함께 간편하지만 건강도 생각한다는 점이다. ‘물만 넣어 끓여 먹으면’ 누구든 된장찌개와 된장국, 청국장을 손쉽게 조리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산 재료를 부재료로 넣어 건강을 배려한 부분이 돋보인다.

황 대표는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소포장을 선호하고, 남는 식재료가 없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포장 등에도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며 “물만 넣어 끓여먹을 수 있도록 표고버섯, 말린 무청 등 부재료를 첨가해 3종의 간편식 제품을 최근 출시했다. 하지만 아직 표기나 용량, 포장 등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용 수요도 황 대표가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는 간편식 시장이다. 몸이 아픈 가족에게 좋은 식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일에 뛰어들었던 황 대표의 초심이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이 반영됐다.

황 대표는 “저 역시 몸이 아픈 가족을 간병하다 보니 요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간편하면서도 몸에 좋은 식품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적이 많았다”며 “몸에 안 좋은 조미료와 첨가제 등은 전혀 넣지 않고, 친환경 및 국내산 재료만을 엄선해 만드는 것을 기본 생산원칙으로 삼고 있다. 환자 가족들도 많이 애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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