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금’과 떼려야 뗄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지던 전통식품의 대표상품인 김치, 하지만 소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저염김치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사진은 남우영 (유)야생초김치 대표와 주력 상품인 ‘닥터 아사한 저염김치’. ‘아사한’은 ‘새로운 한식’이라는 뜻이다.

야생초 쓴맛+유산균 신맛 결합 특유의 짭짤함은 살려
유산균 10배 이상…화학성분 없이 맛·기능성 두 토끼
어린이·환자 중심 수요 증가, 수출시장 진출 준비 한창


전통식품 중에서도 ‘짠맛의 대명사’라는 인식이 깊게 자리 잡힌 김치. 하지만 소비자의 저염화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이에 맞는 저염김치를 내놓으려는 시도가 최근 들어 김치 산업 전반에서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식의 틀을 깨버린 김치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소금 절임을 하지 않고 만드는 김치, 소금이 들어가지 않고도 우리가 생각하는 맛을 구현해 낸 김치.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 김치는 경북 울진군에 위치한 (유)야생초김치(대표 남우영)가 야심차게 세상에 내놓은 ‘닥터 아사한 저염김치’다. ‘저염을 넘어선 단 하나의 김치’라는 문구가 말해주듯 소금을 전혀 쓰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런데도 김치가 가진 짭짤함을 최대한 살려냈다. 화학성분도 전혀 쓰지 않았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 여기에다 ‘락토바실루스’라는 몸에 좋은 유산균이 전통 김치의 10배가량 더 들어있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참고로 ‘아사한’이라는 말은 ‘새로운 한식’이라는 뜻이다.

소금 성분을 대체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야생초였다. 어머니의 병환을 낫게 하기 위해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남우영 대표는 3년여 동안 저염김치 연구에 몰두한 끝에 소금에 든 짠맛, 야생초에 든 쓴맛, 유산균이 발효되면서 생기는 신맛이 함께 만나면 김치의 단맛과 짠맛이 강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야생초로 김치를 만들기 위해선 아주 작고 고운 입자의 분말로 바꾸는 나노화 기술이 필요했는데, 자체 노력과 주변의 도움으로 이를 현실화했다.

이런 노력은 2012년 특허 등록이라는 결실을 낳았다. 같은 해 앞서 열린 창업진흥원이 주최한 ‘실전창업리그’에도 참가해 5위라는 최종성적을 일궈냈다. 전국 3000개 팀이 참가한 큰 대회에서 식품 분야, 특히 ‘김치’라는 흔한 소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닥터 아사한 저염김치’는 일반 식품으로의 접근이 아닌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 태어났지만, 김치의 맛도 충실하게 살려내고 있다.

남우영 대표는 닥터 아사한 저염김치에 대해 “맛보다 기능성에 충실한 김치”라고 설명한 뒤 “그럼에도 기존 김치가 가진 짠맛을 충분하게 구현해 냈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일반 김치의 염도는 최대 4%, 전통 김치의 경우는 최대 12% 정도인데, 닥터 아사한 저염김치는 0~0.9%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 입 속 염도가 0.9% 수준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하거나 이보다 낮은 염도의 김치를 먹으면 짠맛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된다”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짠맛을 찾아내기 위해 짠맛과 단맛을 증폭시키는 기술을 통해 실제로는 소금이 없지만 맛을 느끼기에는 일반 김치의 짠맛과 비슷할 정도로 맛을 끌어냈다”고 강조했다.

몸에 좋은 유산균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남 대표에 따르면 일반 김치와 전통 김치에는 김치의 감칠맛을 결정하는 ‘류코노스톡’ 유산균이 g당 각각 90만마리, 2000만~3000만마리 정도 있는데, ‘닥터 아사한 저염김치’에는 대표적인 유익균으로 알려진 ‘락토바실루스’ 유산균이 1g당 2억마리 이상 들어가 있다.

화학성분도 전혀 없다. 설탕 대신 아카시아 꿀을 넣고 있고, 직접 재배한 농작물(허브, 뽕잎가루, 개똥쑥, 개망초, 상황버섯, 영지버섯, 매실, 찹쌀, 고추, 배추, 돼지감자 등) 등을 이용해 맛과 기능성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기능성으로 인해 ‘닥터 아사한 저염김치’는 어린이와 환자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남 대표 역시 이 틈새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수출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홍콩과 일본, 미국, 중국 등지에서 현지 시장 조사를 진행해 온 상태로, 현재 생산 공장의 증축이 마무리 되는대로 수출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남 대표는 “화학성분과 정제염 등을 전혀 쓰지 않겠다는 원칙과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저염김치 연구에 뛰어들었던 초심을 잊지 않고 정직한 김치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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