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맛 만듦집’을 자부하는 화성한과는 20여년간 무농약 국내쌀과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농업의 생명을 살리고, 건강한 우리 과자를 만들어내겠다는 강석찬 대표의 고집이 화성한과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20여년 전부터 친환경 농산물 주원료로 사용 고집
“농업 생명력 살려야 전통식품 가치 지킬 수 있어”
‘우리농업과 상생’ 신념으로 정직한 먹거리 선보여


“무농약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안전하고 건강한 우리 과자인 한과를 만들게 됐습니다.” 한과 제조업체 ‘화성한과’의 홈페이지(http://www.jocheong.com)에 있는 이 한 마디는 화성한과의 지향점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는 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4년 문을 연 이후 20년이 흐르는 동안 ‘화성한과’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제품에는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지켜지고 있는 몇 가지 원칙들이 있다. 한과의 주원료인 쌀은 국내산 무농약 쌀만을 고집하고 있다. 국산 원재료를 기본으로 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말이 생소했던 시기부터 먼저 나서서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해 왔다. 번거롭고 효율도 떨어지는 데다 달달한 맛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한과에 들어가는 조청도 전통 방식으로 직접 만들고 있다. 설탕과 외국산 효소를 넣어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우리 전통식품인 한과가 만들어지고 있는 요즘 시대에 화성한과는 그들의 원칙을 억척스럽게 지켜나가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 농업과 전통식품에 대한 화성한과의 애정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이윤보다는 정직함을 추구하겠다는 고집과 우리 농업의 생명을 살리는 길에 보탬이 되겠다는 신념이 어우러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농대를 졸업하고 귀농한 뒤 화성한과를 꾸린 강석찬 대표는 “이윤의 개념보다 우리 농업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가공 분야를 고민하게 됐다. 식품 가공업은 또 다른 농업의 이름이라고 생각했다”며 “가공 분야에서 이윤을 높이려고 하고, 인건비를 줄이려고 하면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없다. 어떤 철학을 갖고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전통식품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농업을 죽이는 방향이 아니라 함께 가는 방향을 추구해야 우리 농업의 생명력을 살릴 수 있고, 이 안에서 전통식품도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다”며 “화성한과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원재료부터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다. 멥쌀은 유기인증만 사용하고 있으며, 찹쌀은 시세 등락이 심하지만 무농약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년 동안 600톤가량의 쌀이 이곳에서 쓰여지고 있다.

화성한과는 유과, 강정, 약과 같은 전통 과자류와 떡, 조청, 엿 등의 전통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시중에선 만날 수 없다. 한살림 등 생활협동조합을 통해서만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시장은 원재료 선택부터 제품 생산까지의 과정에서 들어가는 노력과 철학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가격 접근성이 유독 부각되고 있는 상황. 생협과 조합원이라는 든든한 파트너가 없었다면 화성한과가 이 자리에 오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강 대표의 얘기다.

화성한과가 최근 추구하는 부분은 ‘3무(無)’ 과자다. 기름에 튀긴 유탕처리와 첨가제, 설탕 등 이 세 가지를 없애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화성한과는 설탕 대신 조청으로 대체하고 있고, 첨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과자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일부에서 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약과나 유과 등은 무유탕 처리 제조 특허 인증을 받은 상태다.

강석찬 대표는 “다양한 식품과 프리미엄이 범람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 한과는 전통 방식과 우리 국산 원재료를 사용하며 기본을 지키는 것이 전통을 살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화성한과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이뤄낼 수 있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고, 그것이 화성한과를 운영하는 힘이자 우리 농업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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