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농가 600여 품목 ‘깐깐하게’ 취급…농가도 소비자도 대만족

▲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성공의 발판이 된 효자점. 이곳을 관리하는 이수봉 과장(가운데)과 생산자 신광호 씨(왼쪽), 소비자 임정애 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로컬푸드=완주’라는 공식을 만들어낸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로컬푸드 성공모델이다.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현재 6개의 직매장을 운영 중인데, 첫발을 내디딘 곳이 바로 ‘효자점’이다. 2012년 10월 문을 연 효자점은 로컬푸드에 대한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꾸며, 농업과 밥상을 살리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서막을 연 효자점을 소개한다.


완주로컬푸드 직매장의 ‘시작’
2012년 6곳 중 가장 먼저 탄생

연매출 95억, 하루 1200명 북적
1년내내 엽채류 같은 가격 유지


▲농업과 밥상을 함께 살리는 행복정거장=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효자점은 연매출 95억원, 하루 평균 방문자 1200여명을 자랑한다. 여기에는 도시 소비자들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도 분명히 작용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노력이 숨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품목 다양화다.

효자점을 관리하는 이수봉 과장은 “2012년 전주와 완주의 통합 이슈가 부각되면서, 효자점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문을 열었는데, 2009년부터 로컬푸드를 준비했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었다”며 “로컬푸드는 품목 구성이 중요한데, 농가들을 찾아다니며 품목 다양화를 주문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2012년부터 로컬푸드 직매장이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현재 효자점은 가공품을 포함해 600여 가지의 품목을 취급하고 있으며, 기획생산팀이 분기마다 과잉생산 작물을 조사해 품목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한 먹거리 생산은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효자점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며, 깐깐한 관리로도 유명하다. 로컬푸드직매장에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선 320여 가지의 잔류농약검사를 통과하고, 완주군수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수봉 과장은 “현재 보름에 한 번씩 기술센터 등에서 농약잔류 위험이 높은 품목 위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잔류검사 아웃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1번 적발되면 3개월, 2번은 6개월, 3번은 2년간 납품이 중단된다”고 강조했다.


농약 잔류 아웃제로 신뢰 확보
3번 적발땐 2년간 납품 중단

2층엔 ‘농가 레스토랑’도 운영
로컬푸드 요리 20여 가지 선봬


▲아름다운 동행, 완주로컬푸드=효자점은 지역 소비자들과의 소통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팸투어와 소비자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로컬푸드직매장 이용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수봉 과장은 “팸투어와 소비자 모니터링단, 네이버 밴드 등 소비자와 꾸준히 소통하다보니 입소문이 나게 됐고, 특히 지역농가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로컬푸드라는 가치 있는 소비에 동참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고 밝혔다.

지역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효자점 인근에 거주하는 임정애 씨는 “처음에는 로컬프트 매장과 마트를 함께 이용했는데 지금은 품목도 많고, 신선한 로컬푸드 직매장을 고집하고 있다”며 “상추 같은 엽채류의 경우 시중에선 가격 변동이 심한데, 로컬푸드 매장은 한 봉지 가격이 항상 일정하게 저렴해 정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씨는 “소포장이 돼 있다보니 필요한 만큼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인데, 무엇보다 지역농민과 지역사회를 위해 기왕이면 로컬푸드를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효자점은 가격 널뛰기가 심한 일부 엽채류의 경우 농가들과 상의해 1년 내내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로컬푸드가 지역물가를 안정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수봉 과장은 “작년에 시금치를 200g에 1500원, 시중의 절반 가격에 일정하게 판매했는데, 이런 부분에서 소비자들이 감동하고 신뢰를 보내는 것 같다”며 “로컬푸드 가격이 시중보다 비쌀 때도 우리 매장을 기꺼이 찾아주는 소비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판로 걱정을 덜은 농민들도 만족감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1100여 농가가 효자점에 참여하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 봉동읍에서 채소류와 참외를 재배하고 있는 신광호 씨는 “로컬푸드는 소량 다품종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유통마진이 줄다보니 시장에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며 “물론 소포장 때문에 몸이 피곤하긴 하지만, 시장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덧붙여 신 씨는 “포장지에 제 이름과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가 종종 오는데, 최근에는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참외가 맛이 없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그런 전화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가끔은 맛이 좋다는 전화가 올 때도 있는데, 정말 뿌듯하다. 자랑을 하는 성격이 아니지만, 그런 전화를 받으면 와이프한테 자랑할 정도로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효자점 2층에서는 농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완주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를 이용해 만든 20여 가지 요리를 선보인다. 농가 레스토랑은 로컬푸드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수봉 과장은 “농가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고 우리 매장에서 재료를 사서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주부들이 많다”며 “또 당일 판매되지 않은 채소를 레스토랑에서 활용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효자점은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지난해 정부로부터 우수 농산물 직거래 인증사업장으로 선정됐다. 이 과장은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음으로써 소비자들이 우리 매장을 더욱 신뢰하고 찾아주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정부가 로컬푸드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인정을 해줬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수봉 과장은 ‘협동조합’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침 일찍 움직이는 농민들을 보면 배울 점이 참 많고, 저는 제 일을 하는 건데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 정말 보람을 느낀다”며 “협동조합인 만큼, 힘들어도 초심을 잃지 않고, 농가와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지금처럼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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