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아지매’ 입소문 타고…하루 매출 2500만원 ‘고속 성장’

▲ 김진의 일산농협 조합장(가운데)과 소비자 김인경 씨(왼쪽), 그리고 농업인 차영성 씨가 풍산점에서 판매 중인 신선한 농산물을 선보이고 있다.

도농복합 도시인 경기도 일산이 로컬푸드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1등 공신은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1호인 풍산점이다. 2018년 5월 4주년을 맞은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풍산점은 면적 525m²(약 160평)에 불과하지만, 일평균 고객 수 1200여명, 일평균 매출 2500만원을 자랑하며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일산농협은 풍산점의 성공을 발판삼아 불과 4년 만에 로컬푸드직매장 4호점 개장을 추진 중이다. 농업인이 기른 농산물이 정직한 가격에 판매되고, 소비자들이 신선한 농산물을 믿고 구입할 수 있는 곳,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풍산점을 소개한다.

일산지역 주부 26만명 활동
네이버 카페와 ‘업무 협약’
소비자 소통창구 역할 톡톡

‘행복찬방’ 즉석 두부 인기
장애인·탈북자단체와 협력
콩나물·베이커리 등도 취급
지역 꽃농가에도 자리 내줘

4년만에 4호점 개장 준비 중
파주에 산지유통센터 건설
“로컬푸드 한단계 성장 자신”


▲소통은 일산 로컬푸드의 힘=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풍산점은 지역주민, 특히 주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실제로 풍산점을 찾는 고객층은 자녀를 둔 젊은 엄마들이 많은데, 소통 창구는 약 26만명의 일산지역 주부들이 가입하고 있는 ‘일산아지매’라는 네이버 카페다. 일산농협은 로컬푸드를 알리기 위해 이 카페와 업무협약을 맺고, 적극적인 소통에 심혈을 기울였다.

김진의 일산농협 조합장은 “일산아지매 회원들이 만든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프리마켓을 열어주고, 로컬푸드 페스티벌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결과적으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하고 도움을 요청했고, 동시에 우리도 일산지역의 주부들이 하는 일에 도움을 주면서 상생방안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비자 김인경(일산동구 풍동) 씨 역시 ‘일산아지매’를 통해 로컬푸드를 처음으로 접했다. 김씨는 “일산아지매에서 신선한 채소를 살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로컬푸드직매장을 알게 됐고, 지금 주변에 젊은 엄마들은 대형마트보다 로컬푸드직매장을 더 선호한다”며 “고양시는 대형마트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좋은걸 먹이고 싶어하는 젊은 엄마들이 원스톱 쇼핑이 안 되는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고 로컬푸드직매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산농협을 매개로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농업인들에게도 변화가 나타났다. 고양시 장항동에서 은빛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차영성 씨는 “직매장에서 물건을 진열하며 소비자들과 만나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이제는 좀 더 세척에 신경을 쓰고 포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며 “무엇보다 믿고 구매해주는 소비자들을 위해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착한소비가 경쟁력으로=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풍산점은 ‘착한소비’를 지향한다.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공헌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행복찬방협동조합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15년 일산농협 여성봉사단 40여명은 로컬푸드를 통해 건강한 반찬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협동조합을 결성, 현재 풍산점에서 즉석두부를 판매하고 있다. 이 즉석두부는 풍산점의 최고 인기품목이기도 하다.

김진의 조합장은 “행복찬방협동조합이 참여하면서 로컬푸드직매장이 취급하는 가공품이 늘고, 동시에 시니어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착한 소비의 일환으로 지역 장애인단체에서 생산한 콩나물, 탈북자 단체에서 만든 베이커리 등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화훼 주산지답게 지역에서 생산된 다양한 꽃을 판매하는데, 시중 화원보다 저렴하게 소포장으로 판매하다보니 인기가 많다. 특히 스승의 날이나 기념일에는 미리 주문해서 가져가기도 하고, 지역의 화훼농가들을 위해 일부러 로컬푸드직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로터 받은 ‘우수 농산물직거래사업장’ 인증도 로컬푸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김진의 조합장은 “요즘에는 직거래매장이 워낙 많다보니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며 “인증을 받고 현수막 등을 통해 정부가 인증한 직거래 사업장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는데, 소비자들의 신뢰 부분에서 확실히 도움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일산농협은 현재 로컬푸드직매장 4호점 개장을 준비 중이다. 농업인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아직 직매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진의 조합장은 “농협 입장에서 보면 사실 로컬푸드직매장이 경영상 많은 이득이 남지 않다보니, 아직도 로컬푸드직매장이 농업인들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농업인을 살리고, 소비자를 우군으로 만들 수 있는 로컬푸드직매장을 앞장서 만들어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농업인들의 소득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 조합장은 파주에 165만㎡(50만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단지를 만들고, 향후에는 APC(산지유통센터)도 건설해 로컬푸드의 품질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김 조합장은 “고양, 파주, 김포를 비롯해 서울 등 수도권에 소비자 집단이 있고, 이동거리가 짧기 때문에 신선도 측면에서 엄청난 장점이 있다”며 “APC를 통해 로컬푸드 농산물의 품질을 높이면 일산 로컬푸드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국 농협 로컬푸드직매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김진의 조합장은 끝으로 “로컬푸드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유통문화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농업인과 소비자의 행복을 일산농협이 반드시 지켜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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