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소비자 ‘공존과 상생의 공간’ 자리매김

▲ 로컬푸드직매장이 생산자와 소비자 간 상생의 공간으로 자리잡아나가고 있다. 사진은 정부로부터 ‘우수 농산물 직거래 인증사업장’을 받은 지역의 한 로컬푸드직매장 내부 모습.

영세농·여성농민 등 판로 든든
고품위 농산물 생산 사명감도
소비자 “믿고 구매” 한목소리

▶남은 과제는
무분별한 양적 팽창 경계
자칫 매출 확대에만 급급 우려
교육·컨설팅 강화 등 내실화를


“소규모 생산농가가 출하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는데, 로컬푸드직매장이 생긴 이후로는 출하에 걱정이 없네요.”

“로컬푸드직매장에서 구입한 농산물은 믿고 살 수 있습니다. 가격도 시중 대비 비싼 편도 아니고, 무엇보다 싱싱하다는 점은 누구에게도 내세울 수 있을 정도입니다.”

본보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지역의 우수 농산물 직거래 인증사업장 12곳을 취재하면서 만난 생산자와 소비자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처럼 로컬푸드직매장은 소규모와 영세농, 특히 여성농업인들에게는 판로의 걱정을 덜어 주고,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농산물을 마음 놓고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아울러 생산자는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소비자는 생산자의 어려움을 헤어리는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찾게 되는 장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유사 직거래 난립에 따른 소비자 피해 예방과 농산물 직거래의 건전한 확산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제’는 운영주체는 물론 생산 농가에게는 자부심은 물론 일종의 책임감까지 심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A 로컬푸드직매장의 관계자는 “우수 인증점으로 선정되면서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보답을 받은 느낌과 함께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생산자 역시 “출하하는 농산물을 더 안전하고 고품위로 생산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부여 받은 느낌이다”고 밝혔다.

이에 농식품부와 aT는 직거래사업장 인증 제도를 더 안전하고 내실 있게 운영할 방침을 세웠다. 농산물의 안전성 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직매장이 농산물 판매만을 위한 공간에서 휴식·체험 등을 가미한 문화공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김영범 aT 유통기획부 차장은 “시범사업을 토대로 인증제를 연착륙 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며 “올해 7월 인증제 설명회를 열었는데 관심이 높았다. 인증제를 더욱 내실 있게 운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짐에 따라 로컬푸드직매장을 포함한 농산물 직매장의 수가 확대되고 있지만 양적 팽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로컬푸드직매장 운영주체 간의 경쟁이 선의의 경쟁을 넘어 과당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B 로컬푸드직매장 관계자는 “직매장은 해당 지역에 두고 다른 지역의 물건을 판매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지역 농가들 사이에 불만이 나온다”며 “로컬푸드가 지역민과 농가의 상생 소통이 아니라 사업이라는 측면이 부각될 수 있다. 양적 성장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의 소비자는 “로컬푸드직매장이 필요한 곳에 생기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소농과 영세농, 소비자를 위하는 것보다 매출 확대가 우선이 돼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이에 aT는 장점은 살리면서도 보완점은 개선하기 위해 로컬푸드 및 농산물 직거래 매장의 교육과 컨설팅 강화 등 사업 확대를 통해 로컬푸드의 내실화를 추진 중이다.

aT 관계자는 “교육비는 전년 4억원에서 올해 6억원으로, 홍보비는 2억원에서 8억원으로 확대했다. 컨설팅 업체 수도 작년 6개소에서 올해 14개소 늘렸다”며 “내실을 기하기 위한 교육이나 컨설팅 예산을 늘려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민·김경욱 기자 kimym@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