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개장 자부심…‘로컬푸드=안전’ 소비자 신뢰 올인

▲ 전국 최초로 개장한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생산자에겐 안정적인 소득을, 소비자에겐 안전한 밥상을 보장하고 있다. 사진은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의 주체인 생산자와 소비자가 용진농협 관계자들과 함께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용진농협 이중진 상무, 소비자 윤경순 씨, 정완철 조합장, 생산자 김회술 씨,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 2호점 정용규 점장.

직매장 오픈 전 가두매장 열고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
일본 견학 등 농민 교육도 힘써 

‘얼굴있는 먹을거리’ 내걸고
2012년 문 열자 반응 뜨거워
700여농가 참여·700 품목 취급
하루 평균 소비자 2000명 달해

전국에서 ‘벤치마킹’ 잇따라  
6차산업 고도화 앞장 ‘제2 도약’


2012년 4월 27일, ‘얼굴있는 먹을거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이 문을 열었다. 전국 최초로 개장한 이 로컬푸드직매장은 생산자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소비자에게 안전한 밥상을 보장하는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단위 6차산업 고도화에 앞장서며,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간다=전북 완주군 용진면에 위치한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의 도입이 결정된 건 2010년이었다. 당시만 해도 ‘로컬푸드’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이라, 누구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실제로 로컬푸드직매장에 참여의사를 밝힌 지역농민은 5명에 불과했고, 로컬푸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용진농협 정완철 조합장은 “대도시인 전주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었지만, 이미 전주에는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가 있는데 누가 여기까지 오겠냐는 우려가 컸다”며 “주변에서도 말리고, 조합 이사회에서도 부결됐지만,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가자’는 각오로 어렵게 로컬푸드직매장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로컬푸드직매장의 성공을 위해 용진농협은 우선 2010년부터 가두매장을 열고,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특히 농민들을 대상으로 일본 등 선진지 견학과 관련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면서, 로컬푸드직매장에 대한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나갔다.

2012년 막상 뚜껑을 열자,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로컬푸드직매장에 가면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출하시기와 품목, 수량, 가격 등을 직접 결정하는 새로운 유통방식에 대한 농민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았다.

완주로컬푸드 직매장의 열혈 팬이라는 윤경순(전주 송천동) 씨는 “일반 농산물은 우선 서울로 올라갔다가 다시 지방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지는데, 로컬푸드는 그 지역의 농산물을 직거래 바로 구입할 수 있어서 신선도가 정말 좋다”며 “특히 중간 상인이 없다보니 농민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간다는 생각에 기꺼이 직매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완주군 용진면 상심리에서 3만3057㎡(1000평) 규모의 채소류를 재배하고 있는 김회술 씨는 “로컬푸드에 참여하면서 소득은 물론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이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여가활동을 하는 등 삶 자체가 달라졌다”며 “로컬푸드는 생산자가 직접 가격과 물량 등을 결정하다보니 능동적으로 변화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무엇보다 용진농협은 로컬푸드의 안전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로컬푸드는 안전하다’는 공식이 성공의 열쇠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용진농협은 매일 잔류농약검사(속성)를 하고, 완주군농업기술센터 및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을 통해 매월 정기적인 잔류농약검사(정밀)를 실시하고 있다. 로컬푸드직매장 내에 친환경매장을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완철 조합장은 “로컬푸드는 소비자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잔류농약 검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아울러 로컬푸드 참여농가를 대상으로 책임의식 및 공동체의식과 관련된 교육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컬푸드가 지역사회의 자부심으로=현재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 참여하는 농가는 빠르게 늘어 2018년 기준으로 700여명에 달한다. 70여 마을기업이 두부와 된장 등 가공식품을 생산해 납품하고, 다문화가정 주부들로 구성된 제빵업체와 장애인들로 구성된 떡 제조업체도 로컬푸드직매장에 참여하고 있다.

완주군의 지원 등으로 취급품목 역시 채소류와 과일류, 가공식품류, 축산류 심지어 우유까지 700여 품목으로 늘어났다. 313.5m²(95평) 규모의 로컬푸드직매장을 찾는 소비자는 하루 평균 2000여명에 이른다.

정완철 조합장은 “처음에는 모든 농산물을 취급하지 못하는 로컬푸드직매장에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로컬푸드가 지역경제 선순환에 미치는 영향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로컬푸드를 이용하는 것이 지역사회의 자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용진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로컬푸드 명소이기도 하다. 로컬푸드 관련사업을 추진하는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 등의 필수방문 코스로, 2012년부터 벤치마킹을 위해 4300여 단체가 이곳을 찾았고, 인원수는 10만명을 훌쩍 넘는다.

용진농협은 로컬푸드직매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최근에는 지역단위 6차산업 고도화를 위한 ‘완주푸드허브사업단’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완주푸드허브사업단은 웅진농협이 주축이 돼 완주군 6차산업 핵심 경영주체들의 네트워크를 결성, 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 체험관광의 통합마케팅 플랫폼이자, 지역단위 6차산업 컨트롤타워다.

주요사업은 △식생활교육체험관광 전문인력 양성 △농촌체험관광 팸투어 운영 △온라인 공동마케팅 홍보 등으로, 이미 용진농협은 완주푸드허브사업단 사업을 통해 지난해 식생활체험지도사 25명을 배출했고, 올해도 30명의 식생활체험지도사를 육성하고 있다.

정완철 조합장은 “앞으로는 식생활교육과 체험, 관광, 숙박 등 6차산업화가 필수적이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사회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전국에서 최초로 로컬푸드직매장을 개장한 것처럼, 완주푸드허브사업단에 참여한 지역의 6차산업 경영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완주농협이 또 한번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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