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프리마켓 열고 공연 펼치고…소비자 찾아오는 ‘공간’ 만들어

▲ 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지리적 여건의 불리함을 딛고 로컬푸드를 통한 지역 협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생산자 김화신 씨, 소비자 박인숙 씨, 최재원 점장.

도로 주변에는 그 흔한 아파트도 없고, 논과 밭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 지역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주고, 소비자들에게는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는 로컬푸드직매장이 자리 잡고 있다. 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이처럼 지리적 여건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공간이 됐다. 소비 여건이 불리한 지리적 열세를 극복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의 장터를 지향하는 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을 소개한다.


아파트도 없이 주변엔 논·밭 뿐
지리적 여건 불리 문화로 극복
‘다문화 카페’, 레스토랑도 운영
지역민 참여 행사로 ‘협치’ 앞장

생산자는 농산물 ‘제 값’ 받고
소비자에 질 높은 물건 제공
지역 대형마트와 연계로
농민 판로 확보에도 힘써


▲로컬푸드가 지역 협치의 중심에=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2014년 7월에 문을 열었다. 당시는 전국에 로컬푸드직매장이 3곳에 불과하던 시절로 로컬푸드가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동김제농협 측의 설명이다. 특히 평야지대라는 지역 특성상 농산물 직매장을 연다는 것에 대부분 사람들이 부정적이었다. 여기에 직매장을 여는 목적이 농산물 판매에 있는 만큼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도 없는 지리적으로 열세인 곳에 직매장을 연다는 결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재원 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 점장은 “직매장이 예전에는 농협 지점이었는데 폐쇄 권고까지 있었던 곳이다. 다들 지리적 여건이 좋지 않은 곳에 직매장을 여는 것을 두고 반대가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동김제농협은 발상의 전환을 했다. 단순히 로컬푸드직매장을 열기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찾을 수 있는 문화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 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카페는 지역의 다문화가정이 법인을 꾸려 문을 열었다.

여기에 직매장 앞마당에서는 매달 지역과 함께하는 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프리마켓을 연다. 프리마켓 역시 단순히 장터의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이 참여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름도 ‘콩쥐팥쥐 프리마켓 동행 마당’으로 매월 다양한 공연이 기획되고 있다.

최재원 점장은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지역과 함께하는 협치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지역민과 교감을 통해 지역을 변화시키자는 의도다”라며 “로컬푸드직매장이 지역 주민들에게 재생의 공간이라는 점을 인식시켜 지역 주민들의 삶도 변화시키고자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만족, 두 마리 토끼를 잡다=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상추와 쪽파, 열무 등 엽채류를 생산하고 있는 김화신 씨는 전자회사에 다니다 2011년에 귀농을 했다. 김 씨는 로컬푸드직매장이 생기기 전에는 지역의 공판장으로 출하를 했다.

“공판장에 출하할 때는 가격 등락폭이 너무 컸어요. 그런데 지금은 연중 안정된 가격으로 공급을 하고 있는데, 이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2배 정도는 늘었어요.” 김화신 씨의 얘기다.

김 씨는 로컬푸드직매장에 출하를 하면 소포장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어려움이 있지만 그럴수록 농산물 재배에도 더 신경을 쓰고 고품질을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예전에는 농산물 단가만 생각해서 생산하고 출하했는데 지금은 생명의 가치도 느끼고, 안전하게 생산하려고 노력한다. 소비자들께서 이런 노력과 마음을 알아주면서 소비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살고 있다는 소비자 박인숙 씨는 일주일에 5번 정도 매장을 찾는 이른바 ‘충성 고객’이다. 박 씨는 “로컬푸드직매장이 생긴 자체가 좋다. 가까운 곳에 마트가 없었는데 로컬푸드직매장이 생기면서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대형마트도 가곤 하는데 제품의 질이 다르다. 또 생산자들이 힘들게 농사 짓는 것을 주변에서 보면 가격도 비싸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건의한 사항들이 개선되는 점을 보면 로컬푸드직매장의 일원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박 씨는 또 “지금까지 잘 해 왔다고 생각된다. 다만 생산자들과 협의해서 품목을 더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지역 푸드플랜 거점 역할로 확대=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지역 농민들의 다양한 판로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일례로 로컬푸드직매장에 출하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지역의 대형마트에 판매를 연계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판로 확대는 주변의 열악한 소비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소비트렌드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에 소비자 김화숙 씨는 “처음에는 로컬푸드직매장에만 납품을 했는데, 지금은 출하하는 곳이 늘었다”며 “생산자들은 열심히 생산만하면 판로를 열어주기 때문에 믿고 따라가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우수인증점 선정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자부심이다. 김화숙 씨와 박인숙 씨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직매장 입구의 인증서를 보면 긍지를 느낀다. 사실 로컬푸드 불모지에서 좋은 평가를 위해 노력하고 애 쓴 점에 고맙다”며 감사를 표했다.

동김제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변화하는 정부 정책에도 발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역 단위 푸드플랜에 맞춘 로컬푸드 유통센터 건립이다. 2019년 건립이 예정된 유통센터는 향후 추진되는 푸드플랜에서 지역 농산물 집하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재원 점장은 “2019년부터 지역의 공공기관 급식을 시작할 계획에 있다. 그러려면 지금부터 생산기반을 더 다져야 한다”며 “여러 열악함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생산자의 꾸준한 참여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해 준 덕분이다. 이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지역 주민들이 더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멈추지 않고 고민하고 실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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