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로컬푸드 첫 매장…"친환경 고집이 단골 확보 밑거름"

▲ 김포시 북변동에 위치한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에서 최장수 대표(가운데)와 생산자 이현주 씨(오른쪽), 소비자 임수록 씨가 판매 중인 농산물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2012년 11월 개장한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은 민간 최초의 친환경 로컬푸드 매장이자, 수도권에서 로컬푸드가 처음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왜 우리 지역 농산물을 파는 마트가 한 곳도 없을까”라는 단순한 물음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국내 로컬푸드의 성공모델로 손꼽히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국형 로컬푸드’를 만들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을 소개한다.


김포 지역 농산물 판매 목적
2012년 11월부터 본격 운영
안전·신선 농산물 입소문 퍼져
회원 1만명, 작년 매출 30억 훌쩍


▲민간 최초의 김포로컬푸드=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은 ‘우리 지역의 농산물을 직거래로 판매해보자’며 뭉친 김포시 엘리트농업대학 졸업생 5명에 의해 시작됐다. 이들은 농업회사법인 엘리트농부를 설립하고, 김포시 북변동에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을 만들었다.

최장수 김포로컬푸드 대표는 “김포는 쌀이 특산물인데 막상 집 앞 마트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었다”며 “엘리트농업대학 동기들과 우리 지역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로컬푸드’라는 개념을 알게 됐고, 당시 안전행정부에서 마을기업으로 지정 받으면서 공동판매장이 본격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소비자 회원은 1만명까지 늘었고, 2017년 매출은 3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단골이 많은 걸로 유명한데, 최장수 대표는 인기비결로 친환경을 앞세운 안전성과 월등한 신선도를 꼽았다.

그는 “백화점 상품과 비교해 신선도에서 월등하다보니, 당연히 맛도 좋고, 그래서 유명 백화점과 아울렛에도 입점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로컬푸드는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산물을 고집했는데, 이 부분에서 소비자들에게 ‘김포로컬푸드는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공동판매장의 주요 취급품목은 쌀과 엽채류, 과일류 등이며, 가공품을 포함해 456종에 달한다. 대표상품은 달걀(무정란, 유정란)이다. 최장수 대표는 “달걀은 공동판매장 개장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품질을 유지해오면서 신뢰를 구축했고, 달걀 한판을 구입하기 위해 멀리서 차를 타고 오는 경우도 많다”며 “수박과 딸기 등 과일류와 대다수 농산물도 매년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농민들의 노력이 김포로컬푸드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포시 교촌읍에 거주하는 소비자 임수록 씨는 “로컬푸드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믿고 이용하고 있지만, 여건상 마트를 갈 수밖에 없는데 신선도에서 확실히 차이가 많이 난다”며 “달걀 같은 경우 꼭 로컬푸드 매장에서 구입하는데 신선도나 고소함이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물론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은 15% 정도의 수수료로 운영되다 보니 일부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생산자들 입장에선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 김포시 월곶면 포내리에서 수박과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이현주 씨는 “로컬푸드는 매장에 진열만 하면 되니까 유통비용을 따지면 훨씬 이득”이라며 “특히 유통에 신경을 덜 쓰게 되면서 안정적으로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고, 덩달아 생활에 여유도 생겼다”고 만족해했다.


당일 판매 원칙으로 안 팔린 상품
‘나눔냉장고’ 등 기부, 공공성 강조
정부 푸드플랜 공공급식과 연계 
‘한국형 로컬푸드 모델’ 확립 목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김포로컬푸드=김포로컬푸드는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당일 판매되지 않은 농산물 등은 ‘사랑의 밥차’와 ‘나눔냉장고’ 등 불우이웃을 위해 기증한다. 로컬푸드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공공성을 띄어야 한다는 게 김포로컬푸드의 철학이다. 최장수 대표는 “당일 판매가 안 된 농산물은 농민들이 회수를 해가야 되는데, 이왕이면 지역사회를 위해 기증을 하기로 했다”며 “농산물 기증에 농민들이 기꺼이 동의를 해줘서 김포로컬푸드가 시작될 때부터 기증을 계속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포로컬푸드는 지역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시험가동 중인 가공공장의 일부를 체험장으로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장수 대표는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반찬 만들기 등 가공공장과 체험장을 연계해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며 “1차 농산물을 반찬이나 샐러드로 가공해 판매하면 남는 농산물을 처리할 수 있고, 체험을 통해 소비자들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김포로컬푸드는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로터 ‘우수 농산물직거래사업장’ 인증을 받았다. 최 대표는 “정부에서 인증을 받으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신뢰하고 우리 매장을 찾고 있다”며 “당장 홍보비 1000만원을 지원받았고, 로컬푸드 지원사업에서 우선순위를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엇보다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받은 거 같아서 기쁘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김포로컬푸드를 ‘한국형 로컬푸드’의 모델로 만들겠다는 게 최장수 대표의 포부다. 그는 “정부의 핵심 농정공약인 푸드플랜 및 공공급식과 연계된 한국형 로컬푸드를 만들고 싶다”며 “김포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전부 김포에서 소비되고, 우리 지역농산물을 먼저 소비하는 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 대표는 로컬푸드의 공공성을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컬푸드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별로 로컬푸드 매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가 꼭 필요하다”며 “농업을 유지하고, 판로를 확장하고, 농민들의 소득을 올려주는 로컬푸드를 농정의 중요한 축으로 삼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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