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주민 정착 ‘특급 도우미’…명절 선물 시식행사 반응 뜨거워

▲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나주로컬푸드’를 지향하는 나주로컬푸드직매장 내에서 출하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현웅 나주로컬푸드직매장 빛가람점 점장, 출하 농민 이인숙·전대홍 부부, 소비자이자 친구인 김정은·최윤복 씨.

aT·농어촌공사·농경연·한전 등
2014년부터 공공기관 속속 이전
마트 등 부족했던 허허벌판에 
직매장 세워 주민 장보기 도와 
 

각종 체험 행사·향토음식 판매로
농업인-소비자 ‘가교 역할’ 톡톡 
소농·고령농 판로 확대 힘쓰고
산지 돌며 PLS 등 교육도 열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이 들어서 농업계에서도 익숙한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공동(빛가람)혁신도시. 농업계 기관 이외에도 한국전력공사,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여러 공공기관과 기업이 이전한 빛가람혁신도시엔 2014년 2월 첫 입주민이 둥지를 튼 이후 유입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본래 배와 쌀 등 주요 농산물의 주산지로 대표적인 농촌단지였던 나주는 이제 혁신도시의 성장 속에 전남은 물론 대한민국의 손꼽히는 도농복합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속에 나주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이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나가는 나주로컬푸드’를 지향하며 혁신도시에 입주한 소비자와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업인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혁신도시 입주민의 정착 도우미=“나주로컬푸드직매장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무 연고도 없던 나주에 쉽게 정착할 수 있었을까요?”

4년 전 농업계 기관에 근무하는 남편과 함께 나주로 이사를 온 주부 김정은 씨에게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은 막연했던 나주 정착의 ‘특급 도우미’ 역할을 했다.

김 씨는 “4년 전 이사 왔을 때만해도 마트가 하나밖에 없는 등 허허벌판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회상하며 “그런 가운데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을 알게 되면서 장보기가 수월해졌고 무엇보다 신선하면서도 저렴한 나주의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단지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을 넘어 김 씨에게 나주로컬푸드직매장과의 만남은 나주를 좀 더 알아가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김 씨는 “나주 향토음식을 배우고 있는데 타 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육젓이나 마른고추 등 향토음식에 들어가는 나주 특유의 원재료를 나주로컬푸드직매장에선 구입할 수 있다”며 “이제는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직매장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주에서 만난 친구와도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을 이용하며 가까워졌고, 나주도 함께 알아가고 있다”며 “이제는 서울에 며칠 가 있으면 나주가 그리울 정도”라고 웃음 지었다.

김 씨의 친구인 주부 최윤복 씨도 “나주로컬푸드직매장에서 김정은 친구와 함께 장을 보고  나주 농산물을 접할 수 있는 게 나주로 이사 온 뒤 생긴 소소한 즐거움”이라며 “농업·농촌을 잘 몰랐었는데 흙이 묻어 있는 신선한 농산물을 보면서 농업에 대한 가치도 느껴가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은 이 두 친구를 비롯해 소비자와의 소통을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추석이나 설 등 명절을 앞두고 진행되는 시식행사다.

박현웅 나주로컬푸드직매장 빛가람점 점장은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들을 불러 시식행사를 진행한다. 선물은 소비자가 직접 먹는 것보다 지인에게 주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 직접 사지만 맛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시식행사엔 매번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 이외에도 소비자 체험 행사를 기획하며 소비자가 산지의 소중함을 스스로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의 신뢰 확보를 위해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은 잔류농약 검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박 점장은 “한 달에 40개 이상 품목의 잔류농약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전량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울이기 위해 동신대 바이오센터에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산지 농가의 판로 도우미=나주로컬푸드직매장 빛가람점은 나주시가 출연해 2015년 11월 개장했다. 7월말 기준 390명의 농민이 함께하고 있지만 개장 당시만 해도 농가 섭외에 어려움이 컸다. 이에 나주로컬푸드직매장에선 직접 산지를 돌며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설명회를 통해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을 알게 된 전대홍 씨는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을 믿고 전업농으로 전환했다.

전 씨는 “건축 일을 주로 하고 농사는 밭떼기거래 위주로 소규모로 하다,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을 알게 되면서 건축 일을 그만두고 농사에 전념하게 됐다”며 “소득도 건축 일을 할 때보다 더 나아졌고, 재미도 더해졌다. 이제 이웃에게도 권장해 10명의 지인이 나주로컬푸드직매장과 함께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 씨의 부인이자 출하 농가인 이인숙 씨는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의 장점에 대해) 호박 하나만 가지고 와도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은 받아 준다. 내 가게를 하나 얻은 기분이 들 정도”라며 “그 전에는 잘 몰랐는데 이제 직접 직매장을 이용하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에서 왜 그리 로컬푸드에 관심을 기울이는지도 알 것 같다”고 강조했다.

농가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속에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은 농가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농업인가공활성화센터도 구축,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시제품 생산은 진행했고, 조만간 본격 가동돼 나주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박현웅 점장은 “나주 농산물을 재료로 한 잼이나 장아찌 등 가공품을 만들어 농가 판로를 더 넓히고 부가가치 창출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나주로컬푸드직매장은 소농과 고령농을 위한 순회 수집 시행, 현장지도 및 관리, 정기 교육 시행 등 출하 농가와의 호흡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특히 주요 산지를 돌며 진행되는 정기교육에선 판매 전략, PLS를 비롯한 정책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며 농가에게 정책과 소비·유통 동향을 알리고 있다.

홍형석 나주시로컬푸드통합지원센터 센터장은 “개장한 지 아직 3년도 되지 않았지만 농가와 소비자와의 소통 속에 매년 성장을 계속해오고 있다. 이에 참여 농가 수가 늘어남은 물론 연중 1만8000여명의 고객이 찾는 직매장으로 성장했고, 지난해엔 정부로부터 우수 농산물 직거래 인증사업장까지 받았다”며 “앞으로도 우리 직매장의 모토이기도 한 ‘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나주로컬푸드’를 지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끝>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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