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단지·미술관 옆 직매장…"볼거리 즐기고, 먹거리 사가요"

▲ 모악산관광단지에 위치해 있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모악점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조화를 이룬다. 사진은 아이들과 함께 모악점을 자주 찾는다는 소비자 신영진 씨(사진 왼쪽)와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 있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는 생산자 임병목 씨(오른쪽)가 김정희 모악점 매니저와 함께 하고 있는 모습.

네 아이의 엄마에겐 아이들의 배움터와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해결해주고, 한식당 주인에겐 가게의 경쟁력을 갖게 해주는 곳. 다양한 품목을 소량 재배하는 농업인에게도 출하의 문이 열려있고, 정성껏 키운 농산물을 가공품으로 변모시켜주는 곳. 대한민국 로컬푸드 1번지인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모악점은 매일 그렇게 다양한 사연을 지닌 생산자와 소비자와 함께하기 위해 문을 열고 있다. ‘농업과 밥상을 함께 살리는 행복정거장’,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두 번째 지점이자 모악산관광단지에 위치한 이점을 살리고 있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모악점을 찾았다.


모악산 등산로 초입에 위치
관광객·등산객이 주 고객층
무료 영화 보고온 가족 등 
주말엔 1000~1500명 ‘북적’ 

다품종 소량 재배 농가 등
조합원 1500명 가량 참여
농산물 가공품 400 종류 생산
레스토랑도 운영 수익 창출

지역 내 6개 로컬푸드직매장 
여성 매니저 4명 등 직원 100명 


▲소비자가 모악점을 찾는 이유=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모악점은 관광단지인 모악산 등산로 초입에 있다. 모악점 바로 옆엔 전북도립미술관도 자리 잡고 있고 무료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모악점은 이 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모악점을 관리하는 김정희 매니저는 “모악점은 당연히 관광객이나 등산객들이 주 고객층으로 이들을 중심에 놓고 매장을 구성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입구에 선물세트를 비치한다거나 등산객들이 좋아하는 건나물이나 건약재 등도 메인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 역시 볼거리와 먹거리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모악점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한 전북혁신도시에 사는 주부 신영진 씨는 혁신도시 내에도 마트나 직매장이 있지만 주로 모악점을 찾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씨는 “초등학생만 네 아이를 둔 엄마로 주말이나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이면 아이들과 모악산관광단지를 주로 찾는다. 산도 있고, 미술관과 영화 관람 공간도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의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며 “로컬푸드직매장도 우리에겐 장을 보는 공간이지만 아이들에겐 다양한 농산물을 접할 수 있는 배움의 공간이기도 해 모악점을 주로 이용한다”고 밝혔다. 신 씨는 “특히 모악점의 농산물은 신선한 동시에 믿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며 “아이 엄마로서 의식주 중 먹거리가 가장 큰 고민인데 모악점을 찾으면서 아토피 등 그런 건강에 대한 고민이 줄어들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모악점 애용자 이인숙 씨는 모악산관광단지 내에서 화산궁이라는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씨에게 모악점은 식당 경쟁력과도 맞닿아있다. 이 씨는 “모악점이 생긴 이후엔 줄곧 여기서 장을 본다”며 “한식당의 경쟁력은 다양하면서도 양질의 반찬인데 모악점을 통해 그런 반찬의 원재료들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희 매니저는 “완주에 다양한 로컬푸드직매장이 있음에도 모악점만 현재 평일엔 500~700명, 주말엔 1000~1500명의 고객들이 찾고 있다”며 “모악점을 방문하면 모악산과 미술관 등 다양한 볼거리도 함께 할 수 있고, 양질의 농산물과 가공품도 구매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생산자가 모악점에 출하하는 이유=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모악점의 행정 소재지인 완주군 구이면은 완주로컬푸드 전체 조합원 1500여 명 중 30% 이상이 모여 있는 곳이다. 당연히 거리가 가까운 모악점을 찾는 농가가 많다. 또 타 로컬푸드직매장이 인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모악점은 관광객들이 많다는 특성상 전국의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원이자 출하 농민인 임병목 씨는 “완주로컬푸드는 각 지점마다 다양한 특징이 있는데 모악점은 농가와 가깝다는 점과 주변 환경이 좋아 주말에 매출이 특히 올라간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100여개나 되는 품목을 소량 재배하는 임 씨에게 모악점을 비롯한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농업을 업으로 삼을 수 있게 한 힘이기도 했다. 그는 “사업을 하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출범과 맞물려 농사를 짓게 됐다”며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에 등록돼 있는 품목만 150가지가 넘는다. 다양한 농산물을 소량 생산하고 있는데 로컬푸드직매장이 없었다면 농사를 계속 할 수 없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은 농가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가공품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모악점이 위치한 구이면에 있는 구이가공센터와 인근의 고산가공센터에선 완주 농산물을 원료로 한 300~400개의 가공품이 생산되고 있다. 완주 지역 내 농산물을 원료로 씀에도 가공품 원료 중 직접 생산한 농산물 비중이 50%에 이를 정도로 농가 주도형 가공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모악점 2층에 있는 농가레스토랑도 농업인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기획됐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중심으로 하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지만 모악점을 비롯해 6개 직매장에서 근무하는 조합 직원들도 직매장의 주체이다. 로컬푸드직매장의 성장 속에 현재 직원이 100여명까지 늘었다. 또 이들 직원 모두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성장이 지역 내 일자리 창출까지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희 매니저는 “4년 전 첫 여성 매니저가 됐는데 이제는 여성 매니저만 4명에 이른다”며 “직원들도 모두 직원 조합원에 가입돼 있고, 직원 조합원만 100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의 또 다른 이름은 ‘행복정거장’이다. 2013년 7월에 개장한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모악점은 지난해 정부로부터의 우수 농산물 직거래 사업장 인증을 토대로 더 행복한 정거장을 꿈꾸고 있다.

안대성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은 “행복정거장엔 생산자와 소비자가 행복하게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완주로컬푸드직매장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가 있다. 지난해 정부로부터의 우수 농산물 직거래 사업장 인증을 통해 이런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가 더 쌓이고 만남도 더 공고해지게 됐다”며 “특히 모악점은 전국의 다양한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자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을 알릴 수 있는 홍보 역할을 하는 곳으로 모악점을 통해 관광과 직매장이 상생해 지역 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