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 물고기 키운 할아버지 따라 아들·두 손자 합세 관광명소로

▲왼쪽부터 작은아들 태환 씨, 큰 아들 재준 씨, 할아버지 류영수 씨, 할머니 김순옥 씨, 아버지 류병덕 씨, 어머니 이미순 씨가 물고기마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 이서면 반교리에 가면 3대가 함께하는 ‘물고기마을’이 있다. 류영수(86·할아버지), 김순옥(84·할머니), 류병덕(58·아버지), 이미순(53·어머니), 류재준(25·큰아들), 류태환(23·작은아들) 등 3대가 그 주인공.

40여년 전부터 양식장 시작
기르는 어업에 만족하지 않고
보고 즐기고 느끼는 어업으로
큰 손자는 어민후계자 선정
막내도 형과 함께 성공사업 포부 


물고기마을의 탄생은 지금으로부터 약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할아버지인 류영수 씨가 지난 1975년 이곳 논에 벼농사를 하면서 물고기를 함께 키우기 시작한 것. 이어 아들인 류병덕 사장이 고3시절 학업을 중단하고 상경한지 1년6개월 만에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귀농, 1979년 말부터 아버지의 양식장을 도우면서 물고기와 깊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농촌이 잘 살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물고기 양식에 전념해 온 류 사장은 1993년 지역어민들과 대한민국 최초 양식단체인 사단법인 전국관상어진흥협회(현 한국관상어협회)를 창립한다.

2006년 물고기마을은 기르는 어업에서 만족하지 않고 보고, 즐기고, 느끼는 어업으로 6차산업화(체험과 관광)로 변신을 꾀하게 된다.

2007년부터 매년 물고기마을축제를 개최, 본격적인 6차산업 관광시대를 연 류 사장은 2008년 마을에서 벼농사와 밭농사를 하는 마을주민 18명을 물고기마을영어조합법인 구성원으로 참여토록 해, 주민 소득 향상에도 일조하고 있다. 류 사장은 축제 동안 이들에게 먹거리장터와 농산물 직판장 장소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 농산물을 홍보했다.

물고기마을 축제는 5일 정도 열리는데 축제기간에는 물고기만들기, 물고기유등 띄우기, 물고기잡기, 연날리기, 가족낚시체험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연중무휴 상시 체험으로는 맨손으로 물고기잡기체험을 비롯 국자로 물고기잡기, 가족낚시, 동물 체험 등이 체험객들을 사로잡는다. 물고기마을은 입장료(견학과 구경)와 체험료로 나눠지는데 연 체험 인원은 20여만명으로 대성황을 이룬다.

2만㎡의 물고기마을에는 류병덕 회장이 세계 최초로 신품종개발 육종과 특허를 획득한 검은천사(블랙엔젤)와 사람 얼굴을 닮은 인면어 등 희귀어종을 포함 모두 200여종 250여만 마리의 열대어, 해수어, 담수어 등이 살고 있다.

▲ 물고기마을에서는 200여종의 물고기를 만나볼 수 있다.

물고기마을은 각종 체험시설, 전시장, 운동장, 수영장 등 다양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 입장료와 체험료, 물고기 판매 등 6차산업으로 매출을 이루고 있다.

물고기마을의 역사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현재 연로한 상태로 매일매일 새벽이면 물고기를 살펴보고 할머니는 물고기마을 주변 쓰레기 줍기 등 뒤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 엄마 이미순 씨는 직원들의 식사를 챙기고 또 물고기 먹거리와 물고기 판매까지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3대를 잇기 위한 양식업의 대물림에 두 아들이 뛰어들었다. 큰아들 재준 씨는 그동안 어업이 1차산업에서 6차산업으로 탈바꿈해 많은 사람들이 물고기마을을 찾는 모습에 감동과 매력을 스스로 느끼면서 아빠와 사업을 함께 하기로 굳게 다짐했다.

수산고를 졸업한 재준 씨는 이명박 정부 때 특채로 공무원에 합격했음에도 이를 뿌리치고 결국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 졸업하고 어민후계자에 선정됐다. 이후 일본에 1년간 머물면서 물고기 채란, 부화, 마취, 치료법 등 물고기 관련 전반적인 양식기술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지난 2016년 대표직을 승계, 물고기마을의 전반적인 경영과 홍보, 기획 등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작은아들 태환 씨는 형이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전 세계 바이어들을 상대로 물고기를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미래의 물고기에 대한 희망을 품었다. 현재 농수산대학을 휴학한 상태로 물고기마을에 취업해 기술을 연마하고 사업을 배운다. 태환 씨는 물고기마을 홍보와 디자인 담당, 방문객 인솔 등 체험프로그램을 주로 맡고 있는데 형과 사업을 함께하면서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세계명인, 신지식인, 신창조인, 대한명인 등의 여러 수식어가 붙는 류병덕 사장은 “현재 자신이 기획한 부문의 10% 정도밖에 연출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생명체 문화를 프랜차이즈화 해서 대한민국 힐링 문화에 앞장섬은 물론 물고기 문화를 통째로 해외에 수출 보급해 인간 정서를 회복하고 식량난 해결과 함께 관광 수입에 일조하는데 정열을 쏟아 붓겠다”고 강조했다.

완주=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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