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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기획/한국의 ‘가족농’이 사는 법] 가족 합작으로 빚어낸 억대 고소득···전남 진도 ‘진도농부 미스팜’“부모 노하우에 딸의 젊은 감각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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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1호]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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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진도에서 3대가 함께 농사를 짓고 있는 가족농장에서 가족들이 땀 흘려 생산한 자색양파를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큰딸 곽그루(27) 씨, 아버지 곽청현(53) 씨, 아들 곽솔(25), 어머니 이숙향(43) 씨.

아버지는 농산물 수급관리
어머니는 고객관리 왕
남동생은 재고 파악
곽 대표는 대외 홍보활동

국산 농·해산물 이용한
천연 조미료세트로 고소득


“삶의 이유가 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서로에게 힘이 돼주는 가족농이야 말로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최고의 경영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전남 진도에서 생산되는 콩, 들깨, 울금 등의 농산물과 멸치, 다시마 등 해산물을 이용한 천연조미료 선물세트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진도농부미스팜’의 곽그루 대표가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건 3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부터다.

당시 서울에서 번듯한 대학교를 다니며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던 곽 대표는 돌연 부모님이 있는 시골에 들어와 농사를 함께 짓겠다고 선언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한 적은 있지만 농업을 천직으로 삼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곽 대표의 부모님은 내심 걱정이 됐지만 ‘선택에 따른 책임은 네가 질 각오로 열심히 해야한다’며 곽 대표의 결정을 믿고 응원해줬다.

그렇게 곽 대표는 지난 2015년 ‘진도농부미스팜’이란 이름으로 생애 첫 사업자등록을 했고 지난해 군대를 전역한 남동생까지 합세하며 그들의 달콤 살벌한 동거(?)가 시작됐다.

일을 할 때는 서로 티격태격 하다가도 일을 마치고 이야기를 나눌 때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화목하게 지내는 곽 대표의 가족을 보고 주변 이웃들은 ‘시트콤 가족’이라고 부른다.

함께 일을 하지만 진도 미스팜에선 가족구성원 각자의 능력치에 맞게 주 업무가 세분화 돼있다. 인맥이 넓은 곽 대표의 아버지는 농산물의 수급관리와 수매를, 온라인 직거래 경력 10년차로 고객관리 왕인 어머니는 블로그 등을 통한 내부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또 곽 대표는 강연, 사업체결 등 대외적인 홍보활동을 맡고 있으며 꼼꼼하고 부지런한 남동생은 재고파악, 정리정돈 및 나머지 모든 준비를 한다.

특히 곽 대표네 가족농장에선 지역에 있는 가족들 모두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오래 전부터 이웃 농민들의 농산물을 판매해주고 있다. 농협이나 상인들 보다 20~30% 더 높은 가격에 사들이고 구기자 등은 전량 수매를 하며 지역민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가족농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곽 대표는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도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의 가족이 조금 더 행복했으면 하는 것인데, 잊고 살 때가 많다”며 “그런 의미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요즘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운을 떼며 답을 이어갔다.

모든 회사와 조직은 구성원들의 협력과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서로가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안다면 신뢰는 물론이고 훌륭한 팀워크로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곽 대표의 주장이다. 특히 힘들고 어려울 때, 포기하고 싶을 때도 서로 자극이 되고 에너지가 돼주면서 어떤 조직보다 롱 런(Long Run)할 수 있는 확실한 토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 곽 대표가 말하는 가족농의 장점이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지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곽 대표가 억대 매출을 올리며 남들보다 빨리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가족농이기에 가능했다. 곽 대표는 이 모든 것이 그동안 부모님께서 쌓아온 노하우와 신용 덕분이라고 하지만 제품의 디자인부터 홍보, 마케팅까지 곽 대표의 아이디어가 결합된 가족합작품이다. 곽 대표에게 부모님은 인생 선배이자 사업 선배로서 많은 조언과 도움을 줬고 그들 역시 자녀들의 창의적이고 젊은 감각에 영감을 받기도 하며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가고 있다.

초창기 제품 클레임 전화를 받고나면 힘들어서 울곤 했다는 곽 대표는 태연하게 대처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우며 성장하고 있고, 이제는 부모님의 말투 하나까지 그냥 흘려듣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 모든 일엔 일장일단이 있듯 가족농으로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어려움도 많다. 일반 회사는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만 해내면 되지만 가족농은 함께 일을 시작해 마지막 한 명이 일을 마칠 때까지 모두가 함께 수고해야 한다. 또 하루 종일 함께 있다 보니 사소한 의견충돌이 큰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농산물의 생산량부터 가격, 디자인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도 있다.

곽 대표는 “가족농에게 구성원들은 서로에게 가족이자 직장 동료이고, 평생의 친구도 되는 복합적인 관계인만큼 소통과 신뢰가 중요하다”며 “가족회의도 자주하고 단체채팅방 등을 통해 가족 간 활발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래서 곽 대표네 가족은 몇 가지 규칙을 정해놓고 실천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거짓말 하지 않기, 달력에 서로의 일정과 계획을 적고 공유하기, 매주 가족회의 참석하기 등이 그것이다.

곽 대표는 가족농의 활성화를 위해선 내부적인 화합과 역량강화도 중요하지만 외부적으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농업인들을 위한 지원사업의 법규나 제도가 단체나 법인위주로만 돼있어요. 가족농은 대부분 기준에서 제외되다 보니 이름만 빌려 법인을 만드는 경우도 있을 정도니까요”라고 말했다. 지금의 소농·가족농 육성정책이 힘을 받기 위해선 가족농을 유인한 수 있는 다양한 혜택과 정책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곽 대표는 부푼 꿈을 안고 가족경영을 시작하려는 농업인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좋은 면만 보고 무작정 가족농을 시작하기에는 위험이 크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을 많이 하시되 가족이라도 규칙을 정해 놓고 지킬 것은 지켜야 롱런(Long Run)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도=최상기·김종은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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