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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기획/한국의 ‘가족농’이 사는 법] 남편의 유업철학 계승 '경기 양주 대원목장'“남편의 최고 목장 꿈, 아이들과 이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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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7호] 20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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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대원목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최문숙(가운데) 씨와 아들 병준 씨, 딸 윤희 씨가 사육중인 젖소를 살펴보고 있다. 대원목장에는 305일 유량이 1만5000kg 이상인 초고능력우가 즐비하다.

불의의 사고로 가장 잃고
살림만 하던 어머니부터 앞장
목장 내 기계시설 관리는 아들이
딸은 선진적 사양관리 주력

지역 품평회·전국대회 출품 꾸준
역대 최대 상위 입상률 80% 자랑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고 실의에 빠졌던 가족들이 남편의 ‘유업철학’을 이어받아 최고의 목장으로 일군 가족농장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경기 양주시 은현면의 대원목장은 엄마 최문숙(60) 씨와 아들 김병준(37) 씨, 딸 김윤희(35) 씨가 모두 농장의 대표다. 이들은 목장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함께 상의하고 결정한다.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하고 서로의 분야를 존중한다. 마치 유럽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족목장의 모습이다.

대원목장의 시작은 1978년부터다. ㅂ유업에 납유를 시작으로 평탄히 이어오던 목장은 1995년 최씨의 남편이 사일리지 작업 중 감전사로 세상을 떠나면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남편을 잃고 혼란스러워 처음엔 목장을 접을까도 생각했다는 최씨는 “1978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목장을 시작한 남편은 낙농에 유달리 애착이 강했어요. 송아지 한 마리로 시작해 사료값을 직접 벌어가면서 목장을 키웠죠. 그래서 다시 생각했어요. 이 목장으로 남편이 이루고 싶었던 꿈을 대신 이루고 최고의 목장으로 만들기로요.”

당시 최씨는 살림만 했던 터라 낙농에는 문외한이었다고 한다. 소 젖꼭지가 4개인 줄 그때 처음 알았을 정도. “남편 공백이 너무 컸어요. 축사와 젖소 관리가 잘 안되다 보니 원유품질과 생산량이 뚝 떨어졌죠. 목부들도 많이 힘들어하면서 갑자기 착유를 못하겠다고 버티고 아예 농장 일을 안 하더라고요.”

최씨는 앞이 캄캄했다. 목부들이 일을 안 하면 목장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남편에게도 죄 짓는다는 생각이 앞섰다. “목부들을 불러놓고 ‘목장을 팔면 나는 충분히 먹고 살지만 당신들은 어떡할 것이냐’ 하고 으름장을 놓았죠. 그때서야 목부들이 움직이더라고요.”

최씨는 우선 솔선수범을 보였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모르는 것이 있으면 누구든 붙잡고 물었고, 세미나 교육이 열리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다녔다.

아빠를 대신해 억척같이 목장 일을 하는 엄마를 지켜보던 아들 병준 씨가 대학을 졸업하고 목장 일에 뛰어 들었고, 딸 윤희 씨도 대학 휴학 후 목부로의 인생을 시작했다.

최씨는 “애들에게도 이야기했어요. 돈을 목적으로 목장으로 들어오는 것은 안 된다고요. 우리 대원목장의 정신은 아버지의 신념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아이들도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대원목장은 95년 당시 350kg이던 생산량을 3년만에 1톤으로 끌어올렸고, 원유품질도 최상급으로 인정받았다. 2008년에 최신 개방식우사 1500평을 건립하고 이듬해에는 경기도로부터 ‘아름다운 목장’으로 선정됐다. 로봇착유기도 설치했다. 그러나 2010년 12월 구제역이 발생해 등록우 216두의 젖소를 모두 묻어야 하는 시련이 닥쳤다. 그렇지만 가족들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현재 착유소 80마리를 포함해 육성우·건유우 등 140마리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두당 평균 305일 유량은 1만1000여kg, 유지율 4.0%, 단백율 3.3%, 체세포 수 12만~14만, 세균수 5000미만의 최고 품질 원유를 1일 2톤 이상 ㅂ유업으로 납유하고 있다. 특히 305일 유량이 1만5000kg 이상의 초고능력우가 즐비하다.

이 같은 성과는 전문화된 가족분업 농장운영에 기인한다. 최씨는 전반적인 농장 운영을 총괄하고, 아들 병준 씨는 착유와 착유우 관리, TMR 사료 운영, 목장 내 모든 기계시설의 관리 운영이다. 딸 윤희 씨는 육성우 관리에 대한 책임자다. 윤희 씨는 종축개량협회에서 주최한 선형심사 교육과정을 1년간 이수하는 등 선진적인 사양관리를 일찌감치 터득했다.

이로 인해 대원목장의 젖소는 지역 품평회와 전국대회에 꾸준히 출품하면서 다두 출품목장 중 역대 최대 상위 입상률(80%)을 자랑한다. 윤희 씨의 노력이라는 게 최씨의 귀띔이다.

최씨는 현재 ICT융복합낙농협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선진기술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고, ICT에 대한 나름의 생각도 분명하다. “가축이 보여주는 행동을 센서가 인식하고, 이 인식된 정보를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죠. 기계의 역할은 여기까지에요. 이런 정보를 활용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죠. 때문에 ICT에 있어 사람의 역할은 기계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최 씨는 말한다.

현재 대원목장에서는 카우매니저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개체별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 빠른 진단과 조치를 통해 발전 감지는 물론 질병관리에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 관계자들과 수시로 논의하면서 개선 방향을 고민하고, 축적되는 데이터를 모아 향후 관리시스템을 보강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는 “가족들의 혼연일체 된 이런 노력들이 결국 우리 대원목장을 한 단계 성장시키고, 나아가 우리 낙농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양주=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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