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지역먹거리계획 실천모델 ⑬ 반딧불나눔복지재단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지역 소재 기업과 협력해 지역먹거리계획을 실천하는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로컬푸드 농산물을 이용한 기업 구내식당에서 ‘잔반 없는 날’ 행사를 통해 불필요한 음식물쓰레기를 최소화해 잔반 처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공익적으로는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먹거리(로컬푸드)를 알리는 홍보 효과까지 톡톡히 내고 있어 단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여러 의미를 녹여내면서 지역먹거리 실천모델 확산 사례로 거듭나고 있다. 
 

당진 철강업체 ‘휴스틸’서 잔반 없는 직원에 로컬푸드로 만든 ‘수제 김부각’ 선물

충남 당진의 비영리법인인 반딧불나눔복지재단은 당진시 지속가능 먹거리위원회와 함께 지역먹거리계획 실천 및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당진 부곡공단에 위치한 철강업체 ‘휴스틸’ 구내식당에서 ‘잔반 없는 날’ 캠페인 활동을 벌이는 모습.
충남 당진의 비영리법인인 반딧불나눔복지재단은 당진시 지속가능 먹거리위원회와 함께 지역먹거리계획 실천 및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당진 부곡공단에 위치한 철강업체 ‘휴스틸’ 구내식당에서 ‘잔반 없는 날’ 캠페인 활동을 벌이는 모습.

11월 15일 점심, 충남 당진시 송악읍 부곡공단에 있는 철강 제조 전문업체 ㈜휴스틸(신안그룹 계열사)의 구내식당에서는 ‘잔반 없는 날’ 행사가 진행됐다. 낮 12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이뤄지는 점심시간에 맞춰 반딧불나눔복지재단, 당진시 지속가능 먹거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지원에 나섰다. 미리 제작한 어깨띠를 두르고 잔반이 없는 직원에게 반딧불나눔복지재단이 생산·판매하는 ‘수제 김부각’을 후식으로 선물하며 캠페인 활동을 벌였다. 

이날 식수 인원은 대략 350명 정도로, 주 연령층은 40~50대 남성이다. 점심 식단은 시래기된장국, 백미밥, 치킨까스, 브로콜리튀김강정, 느타리호박볶음, 포기김치 등이었는데, 직원 대부분이 ‘잔반 없는 날’ 취지에 따라 음식물쓰레기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휴스틸 관리팀 홍규선 과장은 “철강 회사라서 직원 대부분이 남성이고 주간에는 인근 사택에서 생활하다 주말에 집으로 돌아가는 패턴이 많아 아침, 점심, 저녁 매일 3식 모두를 구내식당에서 제공하고 있어 식단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잔반 없는 날 행사를 자체적으로 몇 번 진행해 왔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을 절감하고 사회적으로도 환경 보호 실천, 지역농산물 인식 확산 등에 유익한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식단 선정과 조리 과정에서 세심한 배려도 숨어있다. 휴스틸 구내식당 김민영 영양사는 “잔반을 최소화하려면 아무래도 직원분들이 선호하는 식단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가급적 제철 농산물을 많이 활용한 제철 음식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식물쓰레기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국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하루 평균 약 1만4000톤에 달한다. 연간 6000억원 이상의 처리 비용이 들어가고 온실가스 배출, 악취 등의 문제가 많지만, 상대적으로 인식이나 관심도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번 행사에 함께 한 정미정 반딧불나눔복지재단 이사장은 “잔반을 최소화해 버려지는 농산물과 음식물을 줄이고 환경 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지역먹거리 계획을 확산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번 행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신 휴스틸 관계자들께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정미정 이사장은 “이번 행사를 위해 재단에서 장애인과 소외계층이 모여 만든 수제부각을 준비했다. 식사를 마친 분들에게 후식으로 선물을 드렸는데, 반응이 좋아 만족스럽다”면서 “수제부각에 들어간 재료가 로컬푸드라는 점에서 건강한 먹거리라고 자신하고, 이런 의미도 직원분들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생각돼 여러모로 뜻깊은 행사였다”고 덧붙였다. 

지역농산물 이용 수기 공모·식생활 교육·나눔 등 추진참여한 시민 만족도 높아

반딧불나눔복지재단은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사업을 운영하는 비영리법인이다. 당진시가 지역먹거리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진시 먹거리위원회 위원들과 공모사업 계획을 협의해 aT가 주관한 지역먹거리 실천모델 확산사업 공모에 참여하게 됐고, 올해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당진시 로컬푸드 참여 우수농가 명패 달아주기’, ‘로컬푸드 이용 수기 공모 참여자 산지투어’, ‘로컬푸드 식생활 교육’, ‘취약계층 로컬푸드 나눔활동’, ‘로컬푸드 구내식당 이용기업 잔반 없는 날 캠페인 추진’ 등이 주요 사업 내용으로, 이날 행사는 ‘로컬푸드 구내식당 이용기업 잔반 없는 날 캠페인 추진’ 사업으로 진행된 것이다. 

로컬푸드 이용 수기 공모 사업도 반응이 좋았다. 당진 로컬푸드를 구매한 지역 시민을 대상으로 시, 수필, 산문 형식의 수기 공모를 진행했는데, 70편 이상이 응모하는 등 참여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이들을 대상으로 당진 송산에 위치한 농장에서 산지 투어를 진행해 로컬푸드의 이해를 높이고 지역먹거리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활동도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게 정미정 이사장의 얘기다.

정 이사장은 “지역시민과 함께하는 지역먹거리 실천 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당진시 먹거리위원회 등과 함께 협력했기에 가능했던 부분”이라며 “올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더욱 활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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