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지역먹거리계획 실천모델 ⑩잘키울거제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경남 거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청년 농업인 모임인 ‘잘키울거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온오프라인 소통을 통해 로컬푸드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경남 거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청년 농업인 모임인 ‘잘키울거제’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온오프라인 소통을 통해 로컬푸드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역 농산물 소비 홍보는 물론
추수 후 ‘논두렁야유회’로 
생산자-소비자 함께 축제 즐겨

다양한 SNS 이벤트로 
밀키트·농산물 꾸러미 나누고
팜투어·도시락 나눔도 부지런히 

거제시와 거제시 인근에서 생산한 로컬푸드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역 농업인들이 뭉쳤다. 그런데 농업인들의 모습이 어딘가 생소하다. 젊다. 고령화된 우리 농촌에서 비교적 청년에 속하는 50대, 60대 청년 농업인들이 아니라 20대, 30대, 40대가 모여 있는 귀하디귀한 진짜 청년 농업인들이다. 이들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이벤트와 온·오프라인 소통 공간을 통해 로컬푸드에 대한 거제 지역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및 인지도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거제 지역에서 농사짓는 청년 농업인 모임인 ‘잘키울거제’ 사람들의 이야기다.

잘키울거제는 지난 2018년 거제시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청년 창업 후계농들이 모여 만들었다. 그리고 바로 이듬해 8월, 만 49세 이하 청년회원으로 구성한 거제시 청년 농업인 단체로 정식 출범했다. 현재 20여 명의 회원 평균 연령이 35세일 정도로 상당히 젊은 조직이다.

잘키울거제는 영농정보 공유, 영농기술 교육, 공동판매와 마케팅, 농업정책 개발 등 회원 간 상호교류를 통해 안정적인 농업기반을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단체다. 또 농업에 첫걸음을 뗀 젊은 귀농인들의 성공적인 정착도 지원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젊은 감각으로 풀어낸 로컬푸드 메뉴 개발과 시식을 통해 거제시와 인근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것도 잘키울거제의 중요한 활동 가운데 하나다.

조치형 잘키울거제 회장은 “거제시는 바다가 있기 때문에 농업이 수산업에 가려져 있어 ‘거제시’ 하면 농산물을 떠올리는 사람이 별로 없고, 거제 사람들조차 지역에서 어떤 농산물이 생산되는지 잘 모른다”라며 “그래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알려 지역 소비자와 농가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에 관심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잘키울거제의 청년 농업인들은 단순한 지역 농산물 소비·홍보 활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로 마련한 ‘논두렁야유회’다. 기억 한편에 자리 잡은 추억의 운동회를 콘셉트로 다양한 체험행사를 운영하고 로컬푸드를 나누기도, 판매하기도 하는 행사다. 또 연날리기와 같은 민속놀이부터 도시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농기구, 트랙터, 콤바인 등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김수림 잘키울거제 부회장은 “논두렁야유회는 추수가 끝난 가을 논두렁에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라며 “지역을 대표하는 농업과 로컬푸드를 주제로 한 문화축제로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잘키울거제의 로컬푸드 홍보는 지역 축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자리에서도 게임이나 놀이와 연계한 홍보를 통해 더욱 적극적인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고 SNS 채널도 활용한다. 김수림 부회장은 “게임이나 놀이의 경품으로 로컬푸드를 제공하고, 또 SNS 이벤트를 펼치면서 로컬푸드를 식재료로 제작한 밀키트를 전달하는 등 로컬푸드 홍보에 여러 방식을 접목한다”라며 “영상 편집자, 요리사 등 농업 이전에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회원들이 많은데, 이런 회원들의 능력이 로컬푸드 홍보·판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잘키울거제는 이러한 로컬푸드 홍보 활동을 올해는 정부 사업과 연계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지역먹거리계획 실천모델 확산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거제시 인근에서 생산한 로컬푸드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선 기존 활동의 연장선에서 지역 행사인 ‘거제둔덕 포도축제’에 참여해 게임과 놀이, SNS 채널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거제 농산물로 제작한 밀키트와 농산물 꾸러미를 무료로 제공했다. 조치형 회장은 “로컬푸드를 활용해 제작한 밀키트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다”라며 “밀키트의 경우 실제 재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잘키울거제는 로컬푸드를 접목한 ‘팜투어’와 ‘취약계층 도시락 나눔 활동’ 등 aT의 지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팜투어는 A, B 두 가지 코스로 개발한 농업현장을 소비자들이 직접 방문해 농산물을 활용한 체험 활동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체험 활동 중간에는 로컬푸드로 만든 도시락도 제공했다. 무엇보다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시작하기에 앞서 초청한 소비자들에게 거제시 농산물과 로컬푸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며 행사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취약계층 도시락 나눔 활동도 핵심은 역시나 로컬푸드다. 지역 내 로컬푸드를 활용해 도시락을 만들었는데, 도시락 제작은 전문 업체에 의뢰했지만 레시피 개발에는 잘키울거제 회원들이 함께 참여했다. 김수림 부회장은 “도시락 나눔 활동은 청년 농업인들이 로컬푸드를 활용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로컬푸드를 수매해 농가 소득에도 보탬을 줄 수 있었던 뜻깊은 행사였다”라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뿐만 아니라 잘키울거제 회원들은 거제 지역에서 생산한 쌀을 장애인 복지단체에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조치형 회장은 “잘키울거제는 ‘지속 가능한 거제농업’,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거제농업’을 목표로 하는 거제시 먹거리계획 수립에도 참여하는 등 거제시민들에게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로컬푸드 홍보도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단순한 농산물 홍보에서 벗어나 로컬푸드를 이용해 다양한 먹거리 문화를 발굴·육성하고 지역 내 먹거리 선순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사업들이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라며 거제시 농업과 로컬푸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