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지역먹거리계획 실천모델 ①식생활교육증평네트워크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식생활교육증평네트워크는 aT의 ‘지역먹거리계획 실천모델 확산사업’을 통해 농촌지역 어르신, 맞벌이 가정 아이들 등 먹거리 취약층을 대상으로 로컬푸드를 활용한 밀키트와 도시락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식생활교육증평네트워크는 aT의 ‘지역먹거리계획 실천모델 확산사업’을 통해 농촌지역 어르신, 맞벌이 가정 아이들 등 먹거리 취약층을 대상으로 로컬푸드를 활용한 밀키트와 도시락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먹거리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본이 되는 ‘식’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삶의 위안이 되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어 주기도 한다. 또 삶의 질을 높여주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바로 먹거리다. 이러한 먹거리 생산·유통·소비와 연관된 안전·영양·복지·환경 등의 다양한 이슈를 지역별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지역 내 먹거리 순환 종합 전략을 담아 놓은 것이 ‘지역먹거리계획’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각 지역에서 수립한 지역먹거리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14개 실천모델을 선정해 활동을 지원 중에 있다. 지역먹거리계획과 연계한 실천 활동을 발굴해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서다. 먹거리가 생산·유통·체험·나눔 등의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선순환 실천 현장 14곳을 들여다봤다.

식생활 교육 확대는 물론
건강한 식문화 정착 노력
먹거리 취약층 지원 앞장

식료품 구입 쉽지 않은 농촌
노인들에 밀키트 제작, 지원 
방학 동안 초등생에 점심 제공
도시락 조리부터 배달까지 척척

충북 증평군 증평읍의 한 아파트단지에 위치한 ‘토리작은도서관’.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초등학생 20여명은 이번 여름방학기간 동안 로컬푸드를 활용해 만든 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증평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식생활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식생활교육증평네트워크(대표 장재춘, 이하 증평네트워크)’가 aT의 ‘지역먹거리계획 실천모델 확산사업’을 통해 로컬푸드 단체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증평네트워크는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을 알려나가는데 동참하고자 하는 증평군 주민 106명이 모여 2018년 8월 창립한 민간단체다. 창립 이후 바른 식생활과 건강한 식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 온 증평네트워크는 단순한 식생활 교육을 넘어 관내 ‘먹거리 취약층’ 해소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경제적 상황과 상관없이 특정 여건 때문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먹거리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먹거리 취약층’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쳐 온 것이다.

그 첫 번째는 증평군 내 농촌지역 노인층을 대상으로 지난 2021년과 2022년 진행했던 밀키트 지원 사업이다. 박상은 증평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농촌지역의 경우 집 주변에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은데, 차량이 없거나 운전을 못하는 어르신들은 식료품 구입을 위해 도시지역까지 이동하기도 번거로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농촌지역 어르신도 먹거리 취약층으로, 버섯전골·닭개장 등을 밀키트로 제작해 지원하고 로컬푸드를 이용한 식생활 교육을 마을 경로당을 활용해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여름방학 맞벌이 가정 아이들은 증평읍 토리작은도서관에서 로컬푸드로 만든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여름방학 맞벌이 가정 아이들은 증평읍 토리작은도서관에서 로컬푸드로 만든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다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이 맞벌이 가정 자녀들이다. 맞벌이 가정 초등학생의 경우 방학 등으로 학교급식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제대로 된 점심 식사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2월에는 증평군 차원에서 시범운영 중이었던 관내 작은도서관을 활용한 초등학생 돌봄 사업에 참여해 겨울방학 동안 맞벌이 가정 아이들에게 로컬푸드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학부모 반응도 좋았다. 방학에는 점심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인스턴트 음식으로 해결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이들이 밥·국·반찬이 있는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니 맞벌이 가정 부모 입장에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굉장히 고마운 사업이었다.
증평네트워크의 이번 여름방학 도시락 지원사업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진행하고 있는 활동이다.

이번에는 aT의 지역먹거리계획 실천모델 확산사업을 통해 지원 범위를 넓혔다. ‘로컬푸드와 함께 쑥쑥’이라는 사업 명칭에, 도시락에는 ‘달려라 쑥쑥 도시락’이라는 근사한 이름도 달아줬다. 이 달려라 쑥쑥 도시락을 토리작은도서관을 비롯해 ‘꿈빛작은도서관’, ‘늘푸른작은도서관’, ‘다함께 돌봄센터’까지 관내 4개 작은도서관에서 방학시간을 보내는 60명의 아이들에게 점심식사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 24일 시작해 여름방학 기간인 8월 16일까지 4주(주5일) 동안 운영하는 이 사업에는 증평네트워크 회원 8명이 참여해 음식 조리부터 도시락 배달까지 직접 소화하고 있다. 매일 바뀌는 메뉴도 회원들이 여러 차례 회의 끝에 지역에서 생산했거나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음식으로 선정한 것이다.

증평네트워크에서 간사 역할을 맡고 있는 신경자 씨는 “메뉴에는 지역에서 생산한 여러 가지 식재료로 아이들에게 최대한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라며 “아이들이 익숙하지 않아 손길을 주지 않던 채소 반찬 등도 이제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증평네트워크는 이번 사업 과정에서 도시락을 제공받는 아이 부모들을 대상으로 7월14~15일, 7월21~22일 각각 이틀에 걸쳐 ‘로컬푸드와 건강 간식 만들기 교육’도 함께 실시했다. 도시락 사업의 의미를 전달하면서 한편으론 로컬푸드를 활성화 하려는 취지에서 마련한 시간이다.

교육을 담당한 증평네트워크의 박옥렬 씨는 “피자, 치킨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야채 한입피자와 같이 우리 농산물을 활용해 손쉽게 만들어 먹일 수 있는 간식 만들기와 식품첨가물 이론교육을 진행했다”며 “앞으로 가정에서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증평네트워크의 로컬푸드와 함께 쑥쑥 사업은 증평군이 지난해 ‘콤팩트 시티 증평! 푸드(먹거리) 메가 시티 증평!’이라는 비전을 갖고 수립한 지역먹거리계획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이 계획의 4개 추진 전략 중 하나가 ‘먹거리로 함께 웃을 수 있는 증평’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먹거리 접근성 확대가 주요 내용이다. 증평네트워크의 먹거리 취약층을 대상으로 한 도시락 지원 사업은 이 전략을 실제 사업으로 옮겨 놓은 실천모델인 셈이다. 때문에 증평네트워크 회원들은 먹거리 취약층 도시락 지원 사업을 지방자치단체 정식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상은 증평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여름방학도 문제지만 학교급식 공백기가 더 긴 겨울방학에 대한 맞벌이 가정 부모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이번 aT 지원 사업을 계기로 도시락 지원 사업이 지자체 정식 사업으로 자리 잡아 먹거리 취약층에 도움이 되고, 로컬푸드 활용도 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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