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OOD, 수출 현장은 지금 <33>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수출 집중…소득 안정화 주력
쉽게 물러지지 않고 고품질
대형과에 당도도 11~12브릭스
홍콩·베트남·싱가포르 등 진출

‘프리미엄 딸기’ 경쟁력 충분
수출시장 확대 전략 시급
전략적 육성 지원대책 있어야

경북 김천시 감천면에 위치한 감로딸기영농조합법인(대표 고성택)은 2022년 지역수출유망단지에 선정됐고, 10명의 회원농가가 7ha 규모에서 딸기를 재배한다. 2022년 기준 55톤, 12억원 가량의 딸기를 홍콩, 베트남,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지로 수출했고, 올해 아랍에미리트 시장을 새로 개척했다. 수출 주력 품종은 ‘알타킹’인데, 동남아의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만큼 ‘알타킹’ 재배단지의 규모화를 포함해 맞춤형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신선 농산물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게 고성택 대표의 생각이다.
 

수출 통한 소득안정화가 목표

‘알타킹’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고성택 감로딸기영농조합법인 대표.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알타킹’은 대과종이면서 당도와 경도가 우수하다.
‘알타킹’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고성택 감로딸기영농조합법인 대표.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한 ‘알타킹’은 대과종이면서 당도와 경도가 우수하다.

감로딸기영농조합법인이 설립된 것은 2014년 10월인데, 처음부터 수출을 염두에 뒀다. 물량 변동에 따라 가격등락이 심한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시장에 주력하는 것이 회원농가들의 소득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감로딸기영농조합법인은 생산량의 80% 이상을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 놓고 회원농가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수출에 애써온 결과, 2022년에는 홍콩, 베트남,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6개 국가에 55톤, 12억원 가량의 딸기를 수출했다. 올해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시장을 새로 뚫었는데, 주문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감로딸기영농조합법인의 수출주력 품종은 대과종이면서 당도와 경도가 우수한 ‘알타킹’이다. 동남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알타킹’은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에서 개발한 품종이다. ‘알타킹’을 육성할 당시 많이 재배되던 딸기는 ‘설향’이다. ‘설향’은 재배가 쉽고, 병해충에 강하지만 저장성이 약해 쉽게 물러진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에서 수출용 딸기로 육성한 품종이 ‘알타킹’이다. 2013년 품종육성에 착수해 2017년 봄까지 과실특성조사, 포장 생산성 검정, 지역적응 등을 거친 후 최종 선발했다. 또한 2017년 품종보호출원을 하고, 2년간의 시험을 거쳐서 2019년 품종보호등록이 됐다. 감로딸기영농조합법인은 2019년 통상실시권을 취득했다.

특히 ‘알타킹’은 과실착색비율이 50% 정도일 때 수확해도 당도와 품질이 높기 때문에 수출용으로 최적화된 품종이다. 고성택 대표는 ‘알타킹’에 대해 “동남아시장에서는 딸기의 향이 중요한데, ‘알타킹’은 복숭아향이 나고, 대형과이면서, 당도도 11~12브릭스로 높다”면서 “무엇보다 저장성이 좋은데, 동남아시장에 도착해서 1주일 넘게 유통된다”고 설명한다. 고성택 대표가 ‘알타킹’을 처음 접한 것은 2016년 회원농가 4명과 함께 시범재배에 참여하면서다. 그는 “시범재배로 생산된 ‘알타킹’을 싱가포르에 수출했는데, 내수시장에서 딸기가격이 1㎏에 5000원을 할 때, ‘알타킹’은 1만8000원을 받으면서 수출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회상한다. 이후 감로딸기영농조합법인에서는 ‘알타킹’의 재배면적을 늘리면서 본격적인 수출에 나서고 있다.

 

프리미엄 농산물로 수출 차별화 필요

수출용 포장에 담긴 ‘알타킹’.
수출용 포장에 담긴 ‘알타킹’.

딸기수출의 확대가 쉽지만은 않다. 2022년 수출단가의 경우 1㎏당 1만7500원에 시작해서 2만2000원까지 올랐다가 나중에는 1만2000원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2022년의 경우 딸기 작황이 좋지 않아 내수가격이 상승하면서 회원농가들로부터 수출 탓에 돈을 벌지 못했다는 원망도 들었다. 그럼에도 고성택 대표는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수출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농가소득 안정화에 더 유리하다고 설득하면서 끌어가고 있다”고 전한다. ‘알타킹’의 경우 육묘기간에 잦은 강우와 고온으로 인해 탄저병과 시들음병이 발생하면서 어려움이 컸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체계적인 육묘방법을 확립했다. 고성택 대표는 “농가 보급용으로 매년 20만개 정도의 모종을 키웠는데, 시들음병과 탄저병에 약해서 처음 3년은 실패를 거듭했었다”면서 “딸기전문가들의 도움과 컨설팅을 바탕으로 2022년부터 육묘방법이 확립된 만큼 앞으로는 ‘알타킹’의 재배면적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계획한다.

감로딸기영농조합법인은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은 물론 글로벌(Global) GAP 인증, 할랄(Halal)인증(이슬람율법에 적합한 제품) 등을 받았다. ‘안전하고 맛있는 프리미엄딸기’의 수출을 목표로 안정성과 품질관리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인데, 관행적인 딸기재배에 비해 생산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비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 큰 부담이다. 고성택 대표는 “3960㎡(1200평)를 기준으로 5일에 60만원이 들었던 난방비가 올해는 120만원으로 2배나 오르면서 딸기 팔아봐야 기름 값도 안 나온다고들 한다”면서 “우리는 수출물량을 맞추기 위해 난방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그런 만큼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영농현장의 상황을 좀 더 꼼꼼하게 살펴서 수출대책을 세워주길 바란다. 또한, 수출딸기 후발주자인 경북의 경우 ‘알타킹’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참고해 집중적인 지원 및 육성체계를 구축해줬으면 한다.

고성택 대표는 수출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2022년 12월에 홍콩을 방문했다. 그는 “홍콩의 대형마트 2곳을 방문했는데, ‘알타킹’이 330g 기준 3만7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었다”면서 “엔화가 엄청 하락한 상황인데도 일본딸기보다 가격이 높았다”고 말한다. 홍콩의 경우 오는 5월까지 매일 한 두 팔레트씩 딸기를 꾸준하게 수출할 계획이다. 이처럼 프리미엄 신선농산물 수출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수출현장을 이끌고 있는 고성택 대표의 생각이다. “높은 가격으로 꾸준하게 수출할 수 있는 전략이 뒷받침돼야 수출경쟁력이나 농가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그는 “프리미엄 농산물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재배단지의 규모화나 수출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며 말을 맺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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