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OOD, 수출 현장은 지금 <22>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신품종 ‘호감미·단자미’ 수출
안전성으로 홍콩서 인기
망 포장·항공운송으로 신선
바이어와 두터운 신뢰 기반
올 수출목표 12억원 도전

이동보 대표는 호감미는 잔뿌리가 억세 손질하는 것이 번거롭지만, 내병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보 대표는 호감미는 잔뿌리가 억세 손질하는 것이 번거롭지만, 내병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보농산은 ‘맛과 모양, 크기, 저장성, 간편한 포장’이라는 철학으로 고구마를 수출하고 있다. 덕분에 해외에서도 품질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는 수출실적 상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특히 국산 고구마 신품종인 ‘호감미’와 ‘단자미’를 수출, 차별점을 더하며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 동보농산에서 주로 수출하는 곳은 홍콩이다. 동보농산에 따르면 중국의 고구마는 한국산보다 크게 저렴하지만, 홍콩에선 안전성이 높은 한국 고구마 수요가 높다. 그 결과 동보농산은 2021년 8억원이라는 수출실적을 거뒀다. 수출을 처음 시작한 2016년 당시 수출액이 2000만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수출 목표를 12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49만5900m2에서 재배, 수출하는 고구마 품종도 다양하다. 기존 품종 고구마가 수출액의 50%를 차지하고 한국에서 개발한 신품종 고구마 ‘호감미’와 ‘단자미’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농촌진흥청이 2015년 개발한 호감미는 호박의 구수한 맛과 고구마의 달콤한 맛이 결합된 점이 특징이다. 또한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돼 시력 보호와 항산화, 항암에 효과적이다. 2016년 개발된 단자미는 당도가 높으며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이 많아 피부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보 동보농산 대표는 “20년간 고구마를 재배해 왔는데, 우리 땅에서 우리 품종으로 기른 작물을 수출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2017년부터 호감미와 단자미 재배를 시작했다”며 “신품종 고구마의 가장 큰 장점은 병해충에 뛰어나 재배하기가 용이하다는 것이고, 당도나 식감도 기존 품종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동보농산에선 수출 농가로 자리 잡은 요인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꼽는다. 약간의 손실을 보더라도 바이어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수출 초기 2년 동안은 고구마 수출 물량의 5%를 바이어에게 무상으로 공급한 사례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국산 고구마의 맛을 먼저 알려야만 구매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홍보용 물량을 따로 제공한 것이다.

 

동보농산에 따르면 호흡작물인 고구마의 포장을 비닐에서 그물망으로 전환하면서 손실율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동보농산에 따르면 호흡작물인 고구마의 포장을 비닐에서 그물망으로 전환하면서 손실율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포장과 운송 방식 전환에도 신경을 썼다. 기존에는 800g 소포장 고구마를 비닐 포장했지만, 이로 인해 고구마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판단 아래 망으로 변경했다. 망 아랫부분엔 바코드를 부착해 바이어가 현지에서 상품을 수령하고 그대로 판매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여기에 고구마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항공 운임을 고수했다. 항공 수출은 선박보다 운임이 비싸지만, 신선도 유지 및 운송일이 일정한 장점을 지녀 회전율이 높다. 다만 최근에는 농산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CA컨테이너가 개발됨에 따라 선박으로도 물량을 조금씩 수출하고 있다. 

이동보 대표는 “바이어를 나대신 팔아주는 사람이자 동반자라고 생각하며 거래에 임하다 보니 단 한 번도 주문 취소라는 사태가 없었다”며 “내가 키운 고구마를 해외로 수출하는 건데 맛이 없으면 창피하다는 생각으로 부단히 노력했기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동보농산은 고구마 종자 관리 전용으로 마련한 16만5000m2 하우스에 난방 설비를 갖추는 등 품질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동보농산은 고구마 종자 관리 전용으로 마련한 16만5000m2 하우스에 난방 설비를 갖추는 등 품질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엔 수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동보농산의 고구마 품질을 인정한 바이어가 수입을 타진하면서 이달 3일부터 싱가포르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고구마 수출이 시작된다. 물량은 1.5톤으로 적지만, 그간 바이어와의 유대를 쌓아온 경험을 활용한다면 수출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보농산은 가공제품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구마 단가가 떨어질 때의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지리적으로 근접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와 사할린 지역에 군고구마 제품이나 밀키트 제품으로 접근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동보 대표는 “최고의 고구마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경운기 한 대에서 시작한 농사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다”며 “초심 그대로 국산 고구마 품질을 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