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OOD, 수출 현장은 지금 <30>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오픈소스랩이 출시한 김치 블록제품 ‘김치V’
오픈소스랩이 출시한 김치 블록제품 ‘김치V’

100% 국산 원료로 만든 ‘김치V’
블록형태로 김치 맛·색·풍미 보존
물만 부워 볶음김치로 즐기고
부셔 먹거나 조미료로 활용 가능

독일서 샌드위치 등과 즐기고
파리서도 호응, 일본 판매도 눈앞  

인삼 등 한국적인 소재 활용 
5년 내 글로벌 제품 10개 출시
세계 곳곳에 한식 퍼지는 꿈 꿔

김치는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맛도 숙성기간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해외 소비자들이 직접 만들어 먹기도, 잘 숙성된 김치를 구입하기도 쉽지 않다. 이젠 이런 걱정을 덜어도 될 듯하다. 오픈소스랩(Open Sauce Lab)의 ‘김치V’가 출시되면서부터다.

김치블록 제품인 ‘김치V’는 다양한 요리에 때론 메인으로, 때론 조미료로 입맛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 사진을 찍을 때 ‘치즈’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에선 치즈 대신 ‘김치’를 말한다. 그러면서 손으로 V를 만든다. 김치V는 김치의 맛으로 세계인들이 웃게 만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오픈소스랩은 2021년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오픈소스랩의 박진수 대표는 양식 셰프였다. 또 이후엔 식품회사의 식품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약 1000개의 레시피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박진수 대표는 셰프와 식품연구원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소울푸드인 김치가 요리에 쓰기 힘들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고, 그래서 그가 개발한 제품이 ‘김치V’다. 

오픈소스랩의 핵심 제품인 ‘김치V’는 100% 국산 원료로 만든 김치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토마토페이스트, 사과, 양파를 볶은 후 영하 40℃에서 동결건조 시킨 제품이다. 김치의 맛과 색, 풍미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가로와 세로 각각 5㎝, 두께 1㎝ 형태의 블록 형태로 제조됐다. 유통기한은 실온에서 약 14개월로 일반 볶음김치의 2배 이상이다.
 

박진수 오픈소스랩 대표는 해외 소비자들이 ‘알맞게 익은 김치를 1년 내내 같은 맛’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에서 ‘김치V’를 개발했다. 
박진수 오픈소스랩 대표는 해외 소비자들이 ‘알맞게 익은 김치를 1년 내내 같은 맛’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에서 ‘김치V’를 개발했다. 

박진수 대표는 “김치V의 장점은 한 줄로 표현한다면, ‘알맞게 익은 김치를 1년 내내 같은 맛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김치는 숙성기간에 따라 맛이 다 다르기 때문에 문화가 다른 현지인들도 김치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하려면, 맛이 같아야 하고, 또 쉽고 간편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pH 4.0대로 관리하고 숙성시킨 김치로 김치V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치V’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김치블록 1개에 물 40㎖를 넣으면 본연 그대로의 볶음김치가 되고, 그냥 부셔서 먹거나 김치맛 조미료처럼도 사용할 수 있다. 라비올리, 쌀국수, 라면, 우동, 피자 등 세계 모든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 박진수 대표의 얘기다. 해외여행을 갈 때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덧붙였다.

이런 장점을 앞세워 김치V는 독일로 활발하게 수출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샌드위치, 파스타, 소시지와 함께 즐겨먹는 모습이 SNS에서 업로드되고 있다. aT파리지사를 통해 현지에 소개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은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단독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김치전, 김치밥과 같이 김치V가 포함된 체험형 밀키트도 출시했다. 또, aT도쿄지사의 지원을 받아 일본에 시험수출을 완료했으며, 일본 도쿄 내 12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슈퍼체인 회사와 올해 출시할 제품을 협의 중이다.  

‘김치V’는 특허 코팅기술을 적용한 유산균을 제조과정에 투입, 특허 출원 중이다. 유산균은 60~70℃에서 15초만에 사멸한다. 이 때문에 기존 볶음김치에는 유산균이 없지만, ‘김치V’에는 이번에 출원한 특허를 통해 유산균을 살렸다. 기존의 ‘김치V’ 외에 비건을 위한 ‘김치V’ 제품도 출시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김치V’는 지난해 열린 파리국제식품박람회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현지에서 한국의 김치를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관심을 받았다.
‘김치V’는 지난해 열린 파리국제식품박람회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현지에서 한국의 김치를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관심을 받았다.

김치V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국제식품박람회(SIAL Paris 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박람회 출품작 1800여개 제품과 경합해 얻은 성과로, 우리나라 김치 본연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김치의 활용도를 높일 있는 제품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픈소스랩은 aT파리지사와 함께 2023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유럽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다.  

오픈소스랩은 5년 내 글로벌 제품 10가지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치블록처럼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누구나 빠르고, 정확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농식품인 인삼을 활용한 ‘인삼 후추’ 등이 한 예다. 

박진수 대표는 “김치가 뜨거운 사막에서도, 모든 걸 얼려버리는 남극에서도, 남미 오지의 아마존에서도 한국 김치를 즐기는 상상을 하는데, 이것도 곧 김치의 대중화라고 생각한다”며 “김치는 물론, 한식을 경험하지 못한 소외된 곳까지 한식이 퍼져나가는 미래를 그려보겠다”고 말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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