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OOD, 수출 현장은 지금 <34>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빨강·주황·노랑 등 색상 다양
화훼 수출 1위 작목으로 우뚝

색상·경도 등 품질 뛰어나
바이오들도 우리나라산 선호
생산량 달려 주문 못 따라가

6~7세대 내려갈수록 품질 저하
다양한 색상 품종 개발 필요
지원 늘려 수출 생산성 높여야

접목선인장은 K-화훼를 대표하는 수출 작목이다. 100% 국산 품종이 수출되는데, 빨강, 주황, 노랑 등 색상이 꽃처럼 화려하고, 수명이 길어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충북 음성에서 접목선인장 농장인 그린농원과 수출회사 네오팜을 운영하는 윤석준 대표는 “연간 30만~40만 달러의 접목선인장을 수출한다”면서 “농촌진흥청에서 다양한 색상의 품종을 원활하게 공급해주고 있어 다른 수출국들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전한다.

 

2012년 귀농, 연간 30만 달러 이상 수출

윤석준 그린농원·네오팜 대표는 연간 30만~40만 달러의 접목선인장을 수출한다.

접목선인장 수출농가인 윤석준 그린농원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2012년경 충북 음성으로 귀농했다. 이곳에 정착한 것은 접목선인장 육종가로 유명한 박필만 농촌진흥청 수출농업지원과 농업연구관을 통해서다. 그는 “은퇴 후의 삶을 생각하다가 귀농을 결심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접목선인장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후 박필만 농업연구관이 충북 음성의 농가를 연결해줘서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린농원의 규모는 약3300㎡(1000평)이다. 접목선인장으로 온실을 꽉 채울 경우 50만개까지 재배가 가능하고, 1년에 출하할 수 있는 물량은 35만~40만개 정도다. 또한 윤석준 대표는 수출회사인 네오팜을 운영하면서 인근 농가에서 생산한 접목선인장도 함께 수출하는데, 수출 규모는 연간 30만~40만 달러 정도다. 그는 “접목선인장이 외국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것에 비해 훨씬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중국, 아프리카, 중동에서도 접목선인장을 생산하지만 색상, 경도 등 품질에서 따라오지 못한다”고 전한다. 바이어들이 가격이 저렴한 외국산을 취급하다가도 우리나라로 다시 유턴하는 이유도 품질 때문이다.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접목선인장은 삼각주 선인장 위에 색이 화려한 비모란 선인장을 접을 붙여서 만든 품종이다. 접목선인장 수출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는데, 농촌진흥청 등 연구기관에서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면서 2000년대부터 100% 국산 품종이 수출된다. 수출국은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EU(유럽연합), 호주, 동남아, 남미, 중동 등 다양하며, 수출금액도 2010년 275만6000달러에서 2021년 489만3000달러로 성장세다.

그린농원에서는 길이가 9㎝와 14㎝인 삼각주 선인장에 각각 접을 붙인 후 짧으면 4~5개월, 길면 7~8개월을 키워서 상품으로 출하한다. 접목생존율도 높아서 30㎝×60㎝ 트레이에 100개 정도를 심으면 90개 이상을 수출한다. 그런데, 접목선인장은 세포증식을 통해 번식을 하는데, 세대가 내려갈수록 품질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품종의 개발이 필요하다. 윤석준 대표는 “괜찮은 품종이 나오더라도 세대가 6~7대로 내려가면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품종을 교체한다”면서 “농촌진흥청에서 해외시장의 수요를 감안해서 다양한 색상의 품종을 개발, 보급하는 것이 다른 수출국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린농원에서 재배하고 있는 접목선인장.
그린농원에서 재배하고 있는 접목선인장.

 

수출농가 생산성 높이는 지원 늘려야

2021년 기준 우리나라 화훼수출액이 1655만8000달러인데, 수출 1위 작목이 접목선인장이다. 백합 392만5000달러, 장미 117만3000달러보다 접목선인장의 수출액이 더 많을 뿐 아니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만큼 수출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 접목선인장은 주로 2월부터 11월까지 수출하는데, 10월경이면 바이어들이 수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병해충 피해를 입어 버리는 경우는 있어도 물량이 남아돌거나 성장기가 지나도록 판매가 되지 않아 버리는 것은 없다”는 윤 대표는 “바이어들이 무슨 색깔의 접목선인장 몇 개를 언제까지 달라는 식으로 발주하는데, 물량을 맞춰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전한다.

판로걱정이 덜한 접목선인장 수출농가들이지만 고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윤석준 대표는 12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음성수출접목선인장작목회(회장 심경보)의 총무를 맡고 있다. 그는 신선농산물 수출농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예산 확대를 주문한다. 매년 온실은 노후화되고, 생산비가 치솟고 있는 반면 수출농가에 대한 지원 규모는 감소추세이기 때문이다. 윤석준 대표는 “회원농가들의 시설이 15~20년으로 노후화됐고, 전년 대비 인건비는 20%, 난방비는 30~40%가 상승한 것을 비롯해 농자재 가격이 매년 오르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온실을 신축하는 것에 대한 지원은 아예 없고, 접목선인장 농가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원 예산도 매년 줄고 있다”고 걱정한다. 2024년부터 폐지되는 수출물류비 보조에 대한 우려도 크다. 그는 “화훼류 수출 1위가 접목선인장이고, 음성수출접목선인장작목회는 농산물 생산전문단지 평가에서 매년 좋은 실적을 거둬왔다”면서 “우리처럼 수출에 적극적인 곳에서조차 물류비 보조가 폐지된 이후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윤석준 대표는 “수출 물류비 보조가 폐지될 경우 다른 보조 사업에 대한 농가의 자부담을 낮춰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여겨지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설명이 없어서 답답하다”면서 “정부가 수출 확대를 강조만 할 것이 아니라 수출농가의 애로사항이나 필요한 지원이 뭐가 있는지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면서 말을 맺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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