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수확 당일 판매가 원칙…소비자와 활발한 교류가 성공 비결”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농산물 직거래 매장은 어딜까. ‘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 표시가 있는 곳이라면 신뢰할 만 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17년 12월부터 ‘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행 첫 해 12개소, 2018년 9개소가 선정돼 지금까지 모두 21개소가 인증을 받았다. 이들 매장은 농산물 직거래 사업의 선도적 모델로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을 받은 9개소를 찾아 매장 운영방식과 특징 등을 살펴본다.


2013년 농가 38명으로 시작
주말 매출 2000만원까지 성장
판매 후 남은 농산물은 ‘기부’
15일마다 한 번 매대도 옮겨

소비자 농장 체험 입소문 타고
2017년 39회, 1000여명 참가
지역 맘카페와 업무협약 맺고
찾아가는 알뜰장터도 ‘북적’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2013년 문을 연 뒤 올해 5월 김포시 북변동에서 걸포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바로 옆 하나로마트와 함께 문을 열었지만, 소비자들은 로컬푸드직매장을 먼저 찾는다. 믿을 수 있고 신선한 농산물이 소비자 발길을 끄는 것이다. 특히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 활발한 교류활동을 통해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김포 농산물 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당일 수확, 당일 판매로 소비자 신뢰 높여=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2013년 4월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김포농협은 김포시야 말로 로컬푸드직매장을 여는데 최적지라고 생각했다. 엄경렬 김포농협 상무는 “김포시는 원래 농촌형 도시였는데, 한강신도시가 들어오면서 농토가 사라지고 농민만 남게 됐다”며 “이들이 짓는 농사는 대규모 농사가 아니라 도매시장에 출하할 수도 없어 로컬푸드 매장을 열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처음 로컬푸드에 참여한 농가는 38명. 당시만 해도 로컬푸드가 생소했지만 김포농협은 농가조직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사업설명회부터 견학과 토양안전 관리교육, 바코드 출력 실습교육까지 단 한가지라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으면 출하농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토양검정 관련 교육과 농약 안전 사용방법 등을 프로그램에 넣어 안전한 농산물 생산이 기본이 되도록 했다.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 출하하는 농가들은 매장 문을 열기 전 오전 9시까지 모든 농산물 진열을 마쳐야 한다. 문을 열었을 때 로컬푸드직매장 매대에 물건이 가득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농가들이 편한 시간에 내면 매장 매대에 물건이 비어있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는 소비자들이 재방문을 꺼리는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 하루매출이 20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였으나, 지금은 주말이면 2000만원, 평일에도 1500만원에서 1800만원 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가들이 지켜야할 판매 원칙도 있다. 출하농가는 당일 수확한 농산물을 당일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보통 판매 후 남는 농산물은 다음날 다시 진열해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곳은 판매하고 남은 농산물을 지역 나눔복지센터 푸드뱅크에 기부하고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500만~1800만원 정도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렇다보니 소비자들도 이곳 직매장이 당일 판매 원칙을 지킨다는 걸 더 잘 안다.

또 하나의 원칙은 15일마다 한 번씩 매대를 옮기는 것이다. 품목별로 농산물을 분리해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농가별로 자신이 판매하는 매대가 있고, 판매자리의 공정성을 위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리를 옮겨야 한다.

엄경렬 상무는 “농가들도 판매하다보면 좀 더 좋은 자리에 놓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우리 매장은 보름에 한 번씩 매대를 옮기고, 본인 매대는 본인이 책임지는 형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매장은 직매장다워야 한다”면서 “품목별로 진열해 두면 누가 생산한 것인지 잘 알 수 없는데 농가별로 매대를 두면 로컬푸드의 특징이 잘 드러나게 된다”고 전했다.

◆생산자·소비자 교류활동 활발=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무엇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엄경렬 상무는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소비자 체험행사’를 꼽았다.

김포농협은 2013년 4월 로컬푸드직매장 문을 연 뒤 그해 6월 첫 소비자 체험행사를 시작했다. 로컬푸드직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로컬푸드라는 것은 알겠는데 이 농산물들이 김포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 하자 농장 체험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첫 시작은 10명의 소비자에 불과했으나,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신청자가 몰렸다. 이에 이듬해엔 aT 소비자교류지원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체험행사를 진행했고, 2017년에는 39회차에 걸쳐 1000여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체험행사에 참가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김포농협은 지역 소비자 모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김포지역 농산물을 홍보하고 있다. 김포시 관내 44개 초등학교 학부모 임원들이 모인 학부모네트워크협의회와 지역농산물 소비촉진 업무협약을 맺은데 이어 김포지역 맘카페와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김포농협은 소비자들에게 직접 찾아가 김포 로컬푸드를 알리기도 한다. 2015년부터 김포한강 신도시 아파트 필로티를 이용해 매주 금요일 알뜰장터를 열고 있는 것이다. 또 완숙토마토 출하 소비자 축제 등 로컬푸드직매장이 주도해 지역 축제를 펼치는 것은 물론 감귤 등 판로가 막힌 다른 지역 농업인들을 위해 직거래장터를 열기도 한다. 김포농협으로서는 농업인을 도와 좋고 소비자들은 로컬푸드 외에도 다른지역 특산물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돼 좋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김포 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곳으로 자리 잡았다. 로컬푸드직매장은 2019년 5월 김포시 걸포동으로 확장 이전했는데 바로 옆 함께 문을 연 하나로마트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엄경렬 상무는 “많은 분들이 로컬푸드직매장에 먼저 들러 농산물을 구매한 뒤 바로 옆 하나로마트에서 정육이나 공산품 등을 구매한다”며 “가격도 일반 소매점보다 저렴한데다 무엇보다 신선도가 좋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항상 북적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포는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소비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로 로컬푸드를 확산시키는 데는 최적의 위치”라며 “앞으로도 생산자 소비자 교류활동을 강화하고, 으뜸가는 로컬푸드직매장이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