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인증 농산물로 신뢰 ‘쑥’…청년 서포터즈단 운영, 홍보도 열심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 전주푸드 송천점에서 생산자 김정순 씨(사진 왼쪽 두 번째)와 소비자 황은정 씨(오른쪽 두 번째)가 직매장 직원과 함께 농산물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2015년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민이 소비하는 상생 먹거리 전략이자 10년 계획인 ‘전주푸드 2025 플랜’을 발표했다. 건강과 환경, 사회를 배려하는 가운데 일반 시민은 거점별 직매장, 다음 세대는 학교급식, 사회적 약자는 복지급식 혁신으로 시민의 건강먹거리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취지였다. 이를 총괄하기 위해 당시 재단법인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전주푸드)가 설립됐고, 현재 핵심 역할을 하는 곳이 전주푸드의 두 직매장 송천점과 종합경기장점이다. 이 두 매장은 지난해 정부의 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도 받았고, 이 중 대단지 주거지와 등산로 등이 주변에 위치한 송천점은 전주푸드 직매장의 중심을 잡고 있다.


국가인증 비용·시간 제약 많아 
무농약 수준 농산물 검증 시행
교육 등 통해 친환경 농사 유도

오송제 둘레길 초입에 위치
주변엔 대단지 주거지역도
1일 방문객 400여명 달해
캠핑·요리 대항전 등도 진행

#농가가 주도하는 전주푸드 직매장


전주시는 전북 도청 소재지가 있고, 인구 65만여명이 거주하는 전북 최대 도시다. 한편으로는 경지면적이 5200여ha에 이르고 7100여 세대의 농가가 있는 등 농업 규모도 상당하다. 전주푸드 직매장은 무엇보다 이 전주 농민, 그중에서도 중소농과 가족농, 친환경 농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사례가 ‘전주푸드 인증제’다. 중소농들이 직접 친환경 인증 등 국가인증을 받기는 어렵다는 점에 착안, 전주푸드 자체 인증을 지난해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양성민 전주푸드 송천점 주임매니저는 “일반 중소농가가 친환경 인증 등 국가 인증을 받기에는 비용과 시간 등 현실적인 면에서 여러 제약이 있다. 그래서 국가 인증은 아니지만 무농약 수준의 농산물에 한해 검증을 거쳐 전주푸드에서 자체 인증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전주푸드 직매장엔 친환경 인증과 전주푸드 인증을 받은 양질의 농산물이 주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농가에 관련 교육과 실습, 자재 공급, 공동 구매 등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짓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주푸드는 농가들이 직접 생산자회도 결성하고 있다. 전주푸드의 교육을 받고 출하가 가능한 농가가 1800여명이 되고 이 중 500여명이 생산자회에 가입돼 있다. 생산자회에선 생산 교육부터 출하 조절 등을 주도적으로 해내고 있다. 상품 가격도 농가가 직접 결정한다. 전주푸드에선 타 유통업체의 가격 등 유통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만 하고 있다.

양성민 주임매니저는 “생산 품질을 향상시키고 홍수 출하를 조절하며, 품목별 생산 배분도 생산자회가 직접 하고 있다”며 “가격도 농가들이 결정하는 등 농가가 직매장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시에 거주하고 전주 관내에 농지가 있는 농가면 누구든 전주푸드 직매장에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소농들에게 로컬푸드 직매장은 단비 역할을 한다.

올해 일흔인 여성농업인 김정순 씨는 “예전엔 조금 생산되는 물량은 내보낼 곳이 없어 나눠주거나 버리기까지 했는데 이제는 소량으로 생산해도 직매장에 모두 납품하면 되고, 일주일마다 정산도 된다”며 “장성한 자녀들이 힘들다고 농사를 그만 지으라 하는데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기고 나서 너무 재미있어 농사를 그만둘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농산물을 출하하는 농가이기도 하지만 송천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이기도 하다”며 “여기서 제품을 사다보면 다른 곳에선 돈이 아까워 물건을 못 사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소비자가 적극 참여하는 전주푸드 송천점

전주푸드 직매장 중에서도 2015년 12월에 문을 연 전주푸드 송천점은 인근에 대단지 주거지역이 밀집해 있고, 시민들이 즐겨찾는 오송제 둘레길 초입이기도 해 주부와 등산객 등의 방문이 많다. 양성민 주임매니저는 “송천점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젊은 주부들과 등산객들이 주로 찾는다. 1일 방문객만 400여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전주푸드 송천점을 통해 양질의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또한 둘레길 등이 있어 자연환경이 좋은 송천점 앞에서 캠핑을 진행하고 송천점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대항전도 갖는 등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다. 특히 직매장을 통해 바른 먹거리 교육까지 전개되고 있다.

송천동에 거주하는 소비자 황은정 씨는 “수시로 가까운 송천점을 들러 장을 본다”며 “아이들이 오이 하나를 먹더라도 맛이 다르다고 할 정도로 신선도와 품위 모두 좋은 농산물을 송천점에서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주푸드 직매장을 알게 된 후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전주푸드에서 GMO(유전자변형농산물) 문제 등 먹거리에 대한 교육도 받고 있다”며 “특히 아이들과 출하 농장 체험을 하며 먹거리와 농촌의 중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주푸드와 직매장 송천점은 청년들과도 소통하고 있다. 대학생 등 청년들이 직접 송천점 등에서 일을 해보며 사회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고, 청년들이 서포터즈단으로도 활동하며 전주푸드 직매장을 알리고 있다.

양성민 주임매니저는 “청년들이 직매장 등 전주푸드에서 함께하며 여러 경력을 쌓음은 물론 농업·농촌과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도 알아가고 있다”며 “서포터즈단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은 SNS를 통해 직매장을 홍보하거나 리포트를 작성해 발표하는 등 전주푸드의 홍보 도우미를 자처하고 있고 이들은 가까운 미래 전주푸드 직매장의 주 소비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양 주임매니저는 “송천점을 비롯해 전주푸드의 두 직매장이 지난해 정부로부터 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을 받은 뒤 소비자들에게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고, 소비자들도 더 우리 직매장을 믿으며 찾고 있다”며 “앞으로 전국의 우수 직매장 간 정보 교류가 활성화되는 다채로운 장도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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