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사랑방 역할 톡톡…전주 구도심에 새로운 활력 기대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 전주푸드 종합경기장점이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사진 속 인물은 전주푸드생산자회 김양우 회장(왼쪽 두 번째), 소비자 황은영 씨(가운데), 전주푸드사업부 김정흠 실장(맨 오른쪽)과 직매장 직원들.

전주푸드 종합경기장점은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이하 전주푸드)가 송천점과 함께 운영 중인 로컬푸드 직거래 매장으로, 2016년 12월 전주종합경기장 내 문을 열었다. 이곳 종합경기장점이 생기게 된 배경은 단순히 농산물 직거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전주에 혁신도시가 들어서는 등 전주 구도심이 활력을 잃어가자 도시재생 차원에서 로컬푸드 직거래 매장을 열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이곳이 생기고 부터는 지역주민들의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담당하고 있어 로컬푸드를 매개로 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 


장보기 어려웠던 노인들
마실 나오듯 매장 찾아 교류
‘삶의 질 제고’ 한몫 자부

로컬푸드 식재료로 음식 판매
지역아동센터에 도시락 공급
식생활 교육·재고 해소 일석이조

기획생산팀 운영 생산관리
연중작부체계 마련돼
제철 농산물 안정적 공급 가능

#전주 구도심의 새 활력소 


전주푸드 종합경기장점의 규모는 587㎡(약 178평)로, 전주종합경기장 메인스타디움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전주푸드가 종합경기장점을 열게 된 데는 특별한 배경이 있다. 2015년 전국 최초의 대도시 먹거리정책인 ‘전주푸드플랜 2025’ 계획이 나오면서, 65만 전주 시민들에게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전주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판로와 지속가능한 소득을 올리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탄생한 것이 전주푸드 송천점이며, 이러한 가치에 더해 전주 구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자 탄생한 것이 종합경기장점이다.

특히 전주종합경기장 주변은 젊은층이 혁신도시 등으로 빠져 나가고, 고령층이 많은 지역. 또 주변에서 장을 볼 수 있는 곳 대부분이 규모가 작은 슈퍼마켓이며, 대형마트는 차를 이용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고령층의 경우 운전하기가 힘들어 대형마트 접급성이 떨어지는 데다, 인근에서 쉽게 장을 볼 수도 없어 불편이 존재했다.  

전주푸드사업부 김정흠 실장은 “종합경기장점은 구도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주로 어르신들이 많고, 아파트 보다는 일반주택이 많은 특성을 갖고 있다”며 “그래서 구도심을 활성화 하고 도시재생 차원에서 경기장시설로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장시설을 쓰니 주차장 공간 등은 넓게 확보할 수 있으나 상권만 놓고 봤을 땐 낙후돼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구도심에 자리 잡은 종합경기장점은 상권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형성돼 있지만, 지역 특성을 잘 살려 운영함으로써 2018 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종합경기장점 일일 방문객은 약 200여명으로, 송천점 보다는 방문객 수가 적지만 이곳 주민들에겐 사랑방과 같은 의미 있는 장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김정흠 실장은 “이곳을 찾는 주민들은 대파 한 단을 사더라도 매일 같이 마실 나오듯 매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지역 주민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며 “매출도 매출이지만 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종합경기장점 매장 바로 옆에는 전주푸드가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 하나 마련돼 있다. 로컬푸드 식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는데, 최근엔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공급하는 일도 하고 있다. 주변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서는 보통 일반 도시락업체와 계약을 해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다 보니 인스턴트 음식이나 튀김류 등이 많았다. 이에 몇몇 지역아동센터가 전주푸드 측에 아이들 급식을 제공해 달라고 의뢰한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농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물건은 싱싱하지만 진열기간이 지나 농가가 가지고 가야 하는 농산물을 이곳 식당에서 조리해 아이들 급식으로 제공하거나 직매장에서 판매하는 반찬류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인스턴트 음식보다 건강한 우리 먹거리를, 농가들에겐 재고 부담을 덜 수 있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생산자회 결성 안정적 공급

전주푸드 직매장에 출하하는 농가들은 생산자회가 별도로 구성돼 있다. ‘전주푸드생산자회’로 4개 권역별로 조직화가 이뤄져 있으며, 이들은 다품목 소량 생산을 위한 기획생산 체계를 수립한다. 김양우 전주푸드생산자 회장은 “농가 입장에선 관행농법으로 돈 되는 작물을 한꺼번에 몰아서 생산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한 품목이 재미를 본다고 해서 그 쪽으로 다 몰리면 문제가 생긴다”며 “이런 것을 견제해 주고 신선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로컬푸드 직매장의 역할로, 직매장을 통해 다품목 소량 생산을 할 수 있어 농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는 별도의 기획생산팀을 운영하며 농가들의 생산관리를 돕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연중작부 체계가 마련돼 전주푸드 직매장에는 제철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 졌다. 

현재 전주푸드에 출하가 가능하도록 교육을 받은 농가는 1800명 정도로, 이중 700명 정도가 가공제품을 포함해 직매장에 농산물을 내고 있다. 아울러 전주푸드는 친환경 인증 신규 농가 육성을 위해 친환경 농법이나 천연 농자재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유황이나 자닮오일 등 친환경 농자재를 제조해 농가에 보급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출하 농산물은 농가가 직접 포장하고 진열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또 농민 가공센터 운영으로 농산물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직매장에 다양한 가공품을 연중 공급할 수 있도록 꾀하고 있다. 

특히 전주푸드 종합경기장점은 전주종합경기장 내에 위치한 이점을 살려 직거래 장터 및 소비자 교류행사를 상시로 운영하며 직매장 홍보 및 매출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지리적으로 전주시 중심에 종합경기장이 위치한 데다 넓은 주차공간을 보유하고 있어 여러 가지 행사 유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는 16일에는 전주푸드 주관으로 ‘2019 전주푸드 김장문화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축제에는 300여 가족들이 참여할 예정으로, 전주에서 생산된 식재료로 김장을 담그고, 떡메치기, 벼탈곡, 지푸라기 공예 등 다양한 농촌체험 활동을 즐기게 된다. 

김정흠 실장은 “앞으로도 종합경기장점이 전주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고 로컬푸드 직거래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자주 만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아울러 직매장을 기반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계속 고민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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