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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농산물 직거래사업장을 가다 <5>협동조합농부장터 로컬푸드직매장“직거래, 유통단계 줄이기 넘어 소비자-생산자 관계 쌓기”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 협동조합농부장터 로컬푸드직매장 소비자모니터단 신명숙 단장과 김기수 농부장터 대표, 생산자 김경호 농민(사진 왼쪽부터)이 출하된 농산물을 들고 나란히 섰다.

대구광역시 북구 태전동에 위치한 협동조합농부장터 로컬푸드직매장. 이곳은 대구 금호강을 기준으로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25만명의 소비자가 밀집해 있는 곳이다. 또한 대구광역시 경계와 맞닿아 가까운 곳은 1~2km 이내에서 신선한 농산물이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농부장터 김기수 대표는 로컬푸드 직거래를 ‘유통’의 개념으로만 보면 안 된다고 말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마음의 거리, 즉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협동조합농부장터 로컬푸드직매장을 찾았다.

2008년 학부모와 의기투합
초등학교 상설매장부터 시작
점차 확장되면서 협동조합으로

회원농가 각종 교육 필수
생산·출하규정 등 엄격

구내식당도 직접 운영
직거래사업 영역 확장 앞장


◆생산자·소비자 신뢰를 쌓는 공간

협동조합농부장터의 시작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대구 북구 대천초등학교에서 농민장터를 개설한 것이 시작이었다. 친환경급식을 원하던 학부모들과 친환경농업을 하던 농민들의 마음이 맞아 상설매장을 만들어 보자고 한 것이 계기였다. 당시 조직은 생산자와 소비자 조합원이 함께 참여하는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 형태로, 농협법이나 생협법 적용이 어려웠다. 이후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면서 2013년 이에 따른 협동조합농부장터 설립 인가를 받았다.

현재 농부장터는 생산자 45명, 소비자 76명, 직원 20명 등 총 141명이 법정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사회를 통해 협동조합 관련 운영 및 의사결정을 한다.

김기수 대표는 “처음엔 지역에서 사회활동을 하던 소비자들이 중심이 돼 조그마하게 시작했는데, 주변 농민들이 알게 되면서 생산자들이 들어오고 점차 확장됐다”며 “이에 소비자와 생산자, 직원이 조합으로 가입된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협동조합농부장터 로컬푸드직매장은 2016년 문을 열었다. 1층은 로컬푸드직매장, 2층에는 식사와 차가 가능한 조합원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몄다. 또 직매장 출입구 앞에는 출하 농가들이 자율적으로 농산물을 가져와 팔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놨다.

간혹 많이 생산된 농산물은 농가가 자율적으로 가지고 나와 자리를 펼 수 있게 했다. 또 2층에 위치한 커뮤니티 공간은 요리교실과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사랑방이다.
김기수 대표는 “로컬푸드 직거래가 유통 거리를 좁히고, 유통 구조를 단순화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회적 관계를 가깝게 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농부장터는 법정조합원과는 별도로 로컬푸드직매장에 출하를 원하는 생산자들과 매장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회원농가와 이용조합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로컬푸드직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3만원의 예치금을 받고 이용조합원이라는 자격을 부여하는데, 현재 이용조합원 수는 약 2500명이다.

또 로컬푸드직매장에 출하하는 회원농가들은 참여 신청 시 필수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출하기간 중에 이뤄지는 정기교육에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생산과 출하 규정을 위반할 때는 제재도 따른다. 출하상품이 기재 내용과 다를 경우는 물론 농부장터 인증기준 등 안전성검사에서 3회 이상 적발되거나, 1년 이상 출하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제재 대상이다.

◆로컬푸드 직거래 사업 모델 확장

협동조합농부장터는 로컬푸드 직거래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내 구내식당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곳 구내식당에서 쓰는 식재료는 로컬푸드로 공급하고, 구내식당 내에 로컬푸드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해 나가는 모델이다. 젊은 층에게 식습관을 바꾸고 로컬푸드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게 김기수 대표 생각. 그는 “밥만 팔면 의미가 없잖아요. 자극적이고 저렴한 먹거리를 찾는 젊은 층의 입맛을 바꾸고,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소비하도록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며 “구내식당 운영이 좀 더 자리가 잡히면, 제철 과일들을 가져다 놓고 팔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선정된 ‘우수농산물 직거래 사업장’ 인증이 큰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국가에서 ‘우수농산물 직거래 사업장’이라고 인증해 준만큼 공공기관 등과 사업을 확장해 나갈 때 많은 도움이 된다”며 “지난 설과 추석에도 한국정보진흥원에 명절 선물을 로컬푸드로 보냈는데,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인증서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 뒤에는 원칙을 지키며 묵묵히 생산에만 전념하는 농민들이 있다. 이곳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김경호 씨는 “농부장터에 출하한 뒤부터는 관행농법을 줄이고 직접 액비를 만들고, 살충제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며 “만드는 것도 만드는 것이지만 친환경 약제다 보니 여러분 뿌려줘야해 손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재고 물량이 생기면 그것을 다시 미생물하고 섞어 발효시킨 뒤 작물에 주고 있다”며 “농부장터에 내는 물건은 생산자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다”고 전했다.

이곳 가격은 농가가 스스로 결정한다. 시중가와 비교해 너무 차이가 나면 농부장터가 농가에 얘기해 조정을 하지만, 대부분의 농가들은 일정한 가격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경호 씨는 “처음에는 직매장 물건이 시중보다 더 싸면 사람이 몰리고, 더 비싸면 소비가 주는 현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시중보다 비쌀 때나 쌀 때나 꾸준히 소비자들이 이용해 주고 있다”며 “이런 패턴이 계속 유지되다 보니 재고 관리도 더 쉬워지고 소득도 안정화가 됐다”고 말했다.

김기수 대표는 “로컬푸드직매장 운영이 어렵고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설립 당시에 이루려 했던 사회적 요구, 즉 농업·농촌 문제를 해결하고 먹거리 기본권을 찾는 취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생겨날 로컬푸드직매장도 이러한 요구들을 잘 파악해서 사업 시작부터 설계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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