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로컬푸드와 함께하는 세상 <10> 오색빛협동조합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고성진 기자] 

 

오색빛협동조합 공방에서 가죽공예 작품을 만들고 있는 김은희 대표(오른쪽).
오색빛협동조합 공방에서 가죽공예 작품을 만들고 있는 김은희 대표(오른쪽).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겁나게 뛰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에서 문화·예술 강좌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색빛협동조합 김은희 대표의 말이다. 오색빛협동조합은 한지공예를 가르치는 사회적기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하며 어린이와 청소년,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에서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고 있다. “올해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 모델 지원사업에 선정돼 어르신들에게 더 좋은 먹거리를 줄 수 있게 돼 기쁘다”는 김 대표는 “로컬푸드가 오색빛협동조합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한다.


한지공예 강좌에서부터 시작
다양한 복지사업으로 확장

4년 전부터 새벽마다 음식 준비
로컬푸드 품목 적은 건 아쉬워

돌봄 맞춤형 취·창업지원
‘희망징검다리 클래스’ 진행
어르신 작품 전시회도 추진

오색빛협동조합은 공예 강좌와는 별도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음식 나눔 활동을 이어왔다. 공예 강좌로 항상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새벽마다 어르신들에게 드릴 음식을 준비하는 김은희 대표. 

“음식 나눔 활동을 시작한 건 4년 전부터예요. 취약계층도 있지만 꼭 돈이 없어서 제대로 음식을 못 드시는 건 아니잖아요. 단순히 복지사업 대상자에게 주는 복지 혜택이 아니라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다가간다는 생각으로 음식 나눔을 해왔습니다.”

김 대표는 공예 강좌를 통해 얻는 수입 일부와 공모사업을 통한 지원으로 음식 나눔을 이어왔다. 특히 올해는 로컬푸드 지원 사업에 선정돼 더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지역 어르신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고 말한다. 

“음식을 보관하는 진열장에 로컬푸드 재료가 있으니, 찾아오는 사람들이 ‘로컬푸드를 쓰시네요?’라고 물어보더라고요. 오색빛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그 보단 음식 나눔을 하면서 어르신들에게 좀 더 좋은 것을 드릴 수 있다는 뿌듯한 마음이 더 큽니다.”

이에 로컬푸드가 지역에서 좀 더 확산해 나갔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 “더 다양한 음식을 해 드리고 싶은데 로컬푸드로 구할 수 있는 품목이 아직 다양하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다”는 그는 앞으로 로컬푸드가 지역에서 더 확산돼 손쉽게 로컬푸드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색빛협동조합이 10월 29일 경로당을 찾아 찰밥 나눔행사를 열었다.
오색빛협동조합이 10월 29일 경로당을 찾아 찰밥 나눔행사를 열었다.

음식 나눔 활동을 해오며 일률적인 복지 사업이 아니라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는 김 대표.

“오색빛협동조합에서 활동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고, 지역 경로당이나 혼자 사시는 어르신 집을 직접 방문해 보면, 음식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르신들의 근황을 묻고 말동무가 돼 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돈이 많거나 자식들이 성공했다는 어르신이라 해도 홀로 외롭고 어렵게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이런 사각지대까지 신경을 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색빛협동조합은 음식 나눔 활동 외에도 돌봄 맞춤형 취·창업지원 사업자로 선정돼 3년째 ‘희망징검다리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취약계층에 놓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상담이나 컨설팅을 진행하고, 이들이 취·창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안전하게 뿌리내리도록 돕는 일이다.

“간혹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에 의존하려는 학생들을 만날 때면 이 친구들을 어떻게든 사회로 잘 끌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지역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지 않겠어요?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며 사회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사회복지 석사를 마치고, 문화콘텐츠 분야 박사 학위에 도전하고 있다. 사회복지도 중요하지만 음식이나 공예 활동을 문화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인근에 푸른길 시민공원이 있는데 음식 나눔을 했던 어르신들이 만든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어 보려 합니다. 꼭 몇백만원씩 들여 대관해야만 전시회가 아니잖아요. 공예 활동과 접목한다면 여러 작품이 나올 겁니다. 음식이나 공예를 문화콘텐츠와 연계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도 끊임 없이 하고 있습니다.”

오색빛협동조합은 이 밖에도 일자리 사업과 연계한 공예 강사 양성이나, 마을 가꾸기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색빛이란 이름은 ‘깨달을 오’에 ‘찾을 색’을 써 ‘깨달음을 찾는 빛’이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 로컬푸드 사업 신청을 하며 무척 떨렸는데, 어르신들에게 더 좋은 음식을 대접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용기가 났습니다. 이를 통해 오색빛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김은희 대표는 오색빛협동조합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으로, 지역사회에 작은 변화를 일으켜 나가는 사업을 계속 찾아 나서겠다는 꿈을 밝혔다.<끝>

광주=김관태 고성진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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