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로컬푸드와 함께하는 세상 <1> 사단법인 자연음식문화원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사회적기업 사단법인 자연음식문화원은 ‘먹거리시민’의 양성과 조직화를 통해 로컬푸드 등 먹거리 관련 전반의 이해도를 높이고 실천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교육 사업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11일 전북 전주 자연음식문화원에서 열린 이론 강의 모습. 
사회적기업 사단법인 자연음식문화원은 ‘먹거리시민’의 양성과 조직화를 통해 로컬푸드 등 먹거리 관련 전반의 이해도를 높이고 실천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교육 사업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11일 전북 전주 자연음식문화원에서 열린 이론 강의 모습. 

전주먹거리시민대학 운영
먹거리기본권·정의 등 이론에
제철 로컬푸드 활용 조리 실습 
총 10회 온·오프라인 강의

“먹거리 관련 중요성 깨달아”
수강생들 만족도도 높아

지역 먹거리가 지역 공동체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로컬푸드를 기반으로, 소외된 이웃에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부터 친환경적 먹거리 소비문화를 확산시키는 일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2019년부터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지원사업’을 통해 이 같은 사례를 발굴하고,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해 오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은 2021년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 모델로 새로 선정된 10곳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로컬푸드 운동이 확산되고 정착되려면 보다 폭넓은 먹거리교육이 이뤄져야 가능합니다. 농업과 생명, 환경, 식생활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는 ‘먹거리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기업 사단법인 자연음식문화원 유정희 이사장의 말이다. 자연음식문화원은 먹거리를 통해 건강한 사람과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2013년 전북도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창업한 이후 2015년 사회적기업 지정을 거쳐 현재까지 전주시와 이 일대를 기반으로 먹거리 관련 활동을 다양하게 진행해 왔다. 

특히 올해는 기존 활동과 병행해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 있다. 바로 ‘먹거리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사업인 ‘전주먹거리시민대학’이다. 이 사업은 로컬푸드의 소비 확대를 통한 우리 농업, 농촌의 활성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먹거리의 생산, 유통, 소비, 폐기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깨어있는 ‘먹거리시민’의 조직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유정희 이사장은 “자연음식문화원은 사회적기업 지정 이전인 2000년대 중반부터 로컬푸드, 즉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무료급식, 반찬배달 등 소외계층 돌봄·나눔 활동을 해 왔고, 먹거리 및 식생활 운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로컬푸드를 비롯해 먹거리 분야 전반의 인식을 높이는 ‘먹거리시민’을 양성하고 조직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기획,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은 6월 23일부터 9월 1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이론과 실습으로 나눠 각각 10회 차로 진행된다. 온라인(비대면)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진행하는데, 교육 시간은 매회차 이론 2시간, 실습 2시간이다. 수강 정원은 각각 40명씩으로,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감안해 현장수업은 20명으로 최소화했다. 

이론은 먹거리 영역 전반을 아우른다. 먹거리시민의 개념에서부터 출발해 조리의 중요성과 실천, 먹거리기본권, 먹거리정의, 먹거리인권, 먹거리시민의 사회적 경제 활동, 먹거리시민의 공동체 활동 사례, 기후 및 환경위기, 지속가능한 먹거리, 농업과의 연대 활동, 생물다양성 이슈, 푸드플랜 등 강의별 주제가 다양하다. 

제철 로컬푸드 재료를 활용한 조리 실습교육도 인기다. 단순하게 조리법(레시피)를 소개하거나 공유하는 것을 넘어 조리의 필요성,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밥상, 전통장류 활용 밥상, 로컬푸드 활용 방법 등의 주제를 정해 메시지와 의미를 분명히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고, ‘피드백’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정희 이사장은 “‘집밥’이 사라지고 있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지 않고, 외식을 하거나 ‘집밖’ 배달 음식을 가져와 먹는 차원의 ‘집밥’이 많아지고 있다. 조리를 하지 않으니 당연히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이 떨어진다. 조리 실습은 이런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이라며 “음식을 만드는 것은 요리 레시피를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철 재료, 본인의 취향을 찾아 다양하게 접목시키는 응용력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윤정희(55) 씨는 “식생활교육 강사로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해오고 있는 와중에 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 많다는 점을 느껴왔고, 좋은 취지의 교육이 있다고 해서 신청하게 됐다”며 “수업을 통해 기후위기 등 위기 상황에 로컬푸드를 비롯한 먹거리 관련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자영(65) 씨는 “로컬푸드가 내 고장의 농산물이어서 싱싱하고 좋다는 인식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교육을 수강하면서 그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동반하고 있으며, 지역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됐다”며 수강 소감을 밝혔다. 

지역 청년들과 마을부엌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승한(49) 씨는 “젊은이들과 소통하면서 늘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요리 기술 외의 먹거리 분야의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배울 수 있어 좋다”며 “특히나 로컬푸드를 활용한 조리 실습교육은 건강한 우리 지역의 식재료로 이렇게 더 건강하게 요리할 수 있는 팁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이번 교육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운영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유정희 이사장은 “수강생들이 수업과 별도로 모임을 통해 먹거리 관련 현안을 찾아 논의하고 토론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산 김치 문제를 논의했는데, 여러 의견들을 나눌 수 있었다”며 “로컬푸드, 푸드플랜 등 먹거리의 중요성과 인식을 알릴 수 있는 교육 사업을 앞으로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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