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한국 농식품을 수입유통하고 있는 킴스아시아(KIM'S ASIA)의 인형덕 이사가 현지 유통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럽 농식품 수출입 조건 깐깐
라면·장·쌀·스낵류 가장 잘 팔려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덕수는 어린 시절부터 구두닦이 등 온갖 궂은일을 하면서 아버지가 안 계신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한다. 부둣가에서 힘든 일을 하며 살만해지자 공부를 잘하던 동생 승규가 서울대에 합격하게 되고, 덕수는 선장이 되고자 하는 꿈을 포기하고 독일 뒤스부르크에 있는 탄광으로 가 광부가 된다. 머나먼 타국 땅속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살다가 간호사인 영자를 만나게 된다. 격변의 시대에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들이 치열한 삶을 산 곳이 바로 뒤스부르크, 뒤셀도르프가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루르 지역이다.

뒤셀도르프에 있는 킴스아시아(KIM'S ASIA) 성이숙 대표도 1972년 간호사로 독일에 왔다고 한다. 3년 후 독일에 온 광부와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국 식품을 유통해 온 신랑을 만나 소매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이 지금은 매달 컨테이너 25대 규모를 수입하고 매출은 천만 유로 이상을 기록하는 한국 식품 도매업체로 성장했다. 현재 킴스아시아의 취급 품목은 3000여 종류인데 이 중 약 80%는 한국에서 오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일본이나 미국에서 들여온다. 그렇게 들여온 식품을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등으로 판매하는데 가장 많이 판매하는 품목은 라면, 장류, 쌀(미국산), 스낵류이다.

농고학생이나 농업인 연수를 진행하면서 킴스아시아를 방문할 때마다 성이숙 대표와 인형덕 이사는 유럽 내 한국 농식품 유통에 대해 많은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국산 배는 팔리는데 사과와 감은 왜 안 팔리는지? 유럽 사람들도 인삼을 좋아하는지? 한국의 농업인이 유럽에 수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한국의 농식품을 선박을 이용해 유럽으로 들여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4~6주 정도이다. 유럽의 수출·입 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한국 농식품을 수입할 경우 각종 서류작업이나 인허가, 컨테이너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수입품 대부분이 가공품으로 원재료와 가공장의 안전성, 위생 등을 유럽 규정에 맞게 생산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 대형 농식품 업체나 농협을 통해 수입하는데 쌀, 배, 무 등 일부 소규모 산지 조직의 산물을 수입할 땐 중간에 무역업체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 (계속)

정광용 지역아카데미 국제교류정보센터
www.terram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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