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한국 농식품 유통업체 에이스(ACE)마트 계산대.

농산물 자체 수출은 어려워
주스·잼·술 등 가공으로 승부


프랑스 농업인 연수과정에서 파리에 소재한 에이스(ACE) 마트 이상효 사장을 만나 유럽 내 한국 농식품 유통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프랑스는 농업환경이 좋은 나라이다. 연평균 기온은 한국보다 5도 정도 높고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겨울에 비가 많이 와서 여름에는 건조하고 겨울에는 습하다. 햇볕이 따가워 벌레나 병충해가 적어 농약을 적게 사용한다. 드넓은 평야가 많아 초지도 발달해 있다.

이러한 기후와 토양 조건으로 밀이나 곡류 등 겨울 농사가 발달해 있다. 프랑스보다 위도 상 밑에 있는 스페인은 따뜻한 기후 때문에 일 년 내내 경작할 수 있고, 독일은 기온이 낮아 한국의 배추나 무, 부추 등을 재배할 수 있다. 농기계가 발달하고 농장이 규모화되면서 기계로 경작하는 농산물은 경쟁력이 높다. 반면, 인건비가 비싼 관계로 사람 손이 많이 가는 농산물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국의 농산물 자체를 유럽에 수출하기는 쉽지 않다. 가공해야 한다. 프랑스에도 사과농가가 많은데 우리나라 2~3개 도 만한 지역 전체가 사과농사만 짓는다. 어린 시절 우리네 부모님들이 사과를 수저로 갈아주었듯이 프랑스인들은 사과를 주로 주스로 만들어 먹는다. 이곳 사람들은 한국과 일본의 과일 맛을 잘 모른다. 아삭아삭하고 수분이 많은 과일을 좋아하지 않고 주스나 잼, 술을 만들어 먹는다. kg당 8유로 하는 한국 배는 사 먹기가 쉽지 않다. 설령 가격이 맞는다 해도 식습관이 안 되어 있어 먹기가 쉽지 않다.

제품화되지 않은 한국의 농산물은 수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여름에는 계절적 특성상 수입이 힘들고, 주로 겨울에 냉장 컨테이너에 넣을 수 있는 버섯, 배, 밤과 같은 제품이 수입된다. 적도를 지나면서 내부 온도가 40~50도로 올라가기 때문에 냉장이 되어야 한다. 감도 예전엔 수입했지만 지금은 스페인과 이스라엘에서 저렴한 가격에 수입이 가능하다. 복숭아와 오렌지도 스페인에서 수입한다. 과일이 풍부하고 가격이 매우 저렴해 한국에서 수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 유럽은 대부분 국가가 시장이 개방돼 있어 농산물 가격 폭락의 폭도 크지 않다.(계속)

정광용 지역아카데미 국제교류정보센터 www.terram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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