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주 이름 내건 브랜드 홍보
다양한 이벤트로 일약 스타덤


에첼(Etzel) 농가의 두 번째 차별화 전략은 ‘Etzel’이라는 브랜드를 이용해 지역 소비시장에서 자신의 수요기반을 구축한 것이다. 에첼 씨는 슬하에 4명의 자녀와 10명의 손자를 두고 있다. 아들은 유기농 생산에 집중하고, 딸은 지역에서 3개의 유기농 직판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직판장을 찾는 고객 수만 약 5만 명에 이른다.

독자적인 직판경로를 모색하게된 계기는 동유럽이 개방되고 그곳의 대규모 농장과 경쟁을 하게 되면서 양보다는 질로 승부해야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상품의 질을 잘 드러내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필요했다. 20년 전부터 농장주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우선 농장을 개방해 생산, 가공, 판매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했다. 또한 품질 기준을 만들어 표준화하는 작업을 했다. 1990년대 초반엔 이웃 농장들과 함께 다양한 페스티벌도 기획했는데, 1993년 한해에만 약 4000 명의 고객이 찾았다고 한다. 가장 주목을 받은 행사는 자신의 농장에서 생산한 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한 제빵사 1000명 초청 행사. 이 중 100명이 농장에서 생산된 밀에 큰 관심을 나타냈고, 이들 중 10명이 농장의 밀을 원료로 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마침내 독일 최고의 일간지에 ‘Etzel은 마케팅의 천재다’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실렸고, 에첼 농장은 일약 독일 내 유명 농장으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결과는 혼자서 이룬 것 아니라 가족과 지인 등 60여 명이 협력한 결과다.

그 후 에첼 농장은 독일 내 모든 유명 백화점에 납품하게 된 첫 번째 농장이라는 타이틀도 달게 된다. 유기농으로 생산 방식을 전환하고, 새로운 마케팅과 판매방식을 도입하기까지 25년이 걸린 매우 긴 여정이었다. 환경을 훼손하는 대량 생산 방식과 익명성이 지배하는 생산과 소비의 관계보다는 자연을 존중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소통하는 방식으로 생산과 마케팅을 전환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다.

정광용 지역아카데미 국제교류정보센터
www.terram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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