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 확산 프로젝트 ⑤ 국산 장미 ‘연모’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유럽 품종과 품질 대등하고
국내 시장에서 최고가 대우
꽃잎 수 90~110장으로 많고
만개 땐 화폭 10cm 이상 특징

화훼시장에서 국산 품종 장미가 선전하고 있다. 보다 다양하고 특별한 장미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색다른 품종 개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장미는 유럽 등 해외에서 도입한 품종과 비교해 품질 경쟁력이 대등하고, 심지어 시장에서 최고가 대우를 받는 성과도 올리고 있다. 

국내 장미 품종 개발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2000년 ‘미향’ 등 5개 품종을 육성하면서 본격화됐다. 2023년까지 100개 이상의 신품종이 육성됐으며 이에 힘입어 국산 품종 재배면적 비율은 2022년 기준 31.2%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지난 2021년 개발을 완료한 장미 신품종 ‘연모’는 화훼농가, 화훼유통인, 소비자 모두를 사로잡은 명작으로 통한다. 연모 품종은 주황과 분홍의 중간 인 ‘코랄색’ 스탠다드 장미다. 꽃잎 수가 90~110장 내외로 많고 만개하면 화폭이 10cm 이상으로 큰 특징을 지녔다. 은은한 코랄색과 튼튼한 꽃목, 안정적인 화형을 가져 활용도가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모는 특히 줄기, 잎 등 식물체 생육이 튼튼하다. 또한 잎은 매우 진한 녹색이며 광택이 있어 잎의 싱그러움도 즐길 수 있다. 삽목으로 번식할 때 눈이 잘 트지 않지만 정식 후 재배시 신초 발생이 많으며 연간 140~150본/㎡ 채화할 수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김세진 농업연구사는 “장미 품종 개발은 소비자 기호성, 재배특성, 유통 특성 등을 고려해 진행된다”며 “우리나라에서 거래되는 장미 품종은 300여 가지에 달하고 매년 50여개 품종이 새롭게 등장할 정도로 트렌드 변화에 민간하다. 새로운 화색과 화형 등에 대한 소비자 요구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우수한 품종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어 해외 품종을 대체하고 있다”며 “국산 장미 품종은 로열티 절감과 우수한 국내 환경 적응성, 품질 차별화 등 국내 육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품질이 우수하고 로열티 부담이 없는 국산 장미를 재배하는 화훼농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북 완주군 이서면 김종철 화훼농가는 국산 장미재배에 주력하고 있다. 장미 재배경력 30여년의 베테랑인 그가 경영하는 3000여평 규모의 연동 시설하우스에는 국산 장미 여러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그는 연모 등 국산 장미의 품질이 우수하고 여러모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김종철 씨는 연모 장미에 대해 “살구와 복숭아 색감을 내는 연모는 화원에서 인기 높은 품종”이라며 “특히 절화 수명이 길고 꽃 색감 등 품질이 우수하다. 화원을 운영하는 젊은 사장들은 특이한 품종을 선호하는데 그런 면에서 국산 장미에 대한 호응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국산 장미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로 ‘로열티’를 꼽았다. 새로운 품종을 선택해 재배하더라도 장미 소비 트렌드로 인해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문제되기 때문이다. 

김종철 씨는 “해외에서 도입한 장미 품종의 로열티는 1주당 최저 1350원이고 어떤 품종은 1500원이나 된다”며 “해외에서 들여온 장미는 한 주를 재식하는 비용이 많게는 2700원을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고 시장에서 가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산비를 줄이려면 로열티가 없는 국산 장미를 선택하면 된다. 소비선호에 따라 품종 대체도 더 수월하다”며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비롯해 도 농업기술원 등에서 다양한 국산 품종을 개발했기 때문에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특히 수입품종과 비교해 결코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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