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 확산 프로젝트 ④ 배 ‘창조’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전남 나주에서 신품종 배인 '창조'와 '슈퍼골드'를 재배하고 있는 김용환 농업인. 그는 '신고' 품종만을 고집하면 국내 배 산업이 정체될 수밖에 없다면서 농가들이 신품종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남 나주서 배 재배 김용환 씨
‘창조’ 중심 ‘슈퍼골드’ 등 전환

수확기 분산, 소비 기간 늘리고
맛·품질 언제나 안정 시켜야

우리 대표과일 배 도약하려면
‘신고’ 품종만 고집해선 안 돼

“우리나라 대표 과일인 배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신고만 고집해선 안 됩니다. 수확기를 분산해 배 소비 기간을 늘리고 추석명절이 언제 오든 간에 맛과 품질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전남 나주에서 배를 재배하고 있는 김용환 씨는 배 농가들이 품종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용환 씨도 9월 중순 전후 수확하는 배 신품종 ‘창조’를 중심으로 ‘슈퍼골드’ 등으로 품종을 전환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육종한 창조는 중생종으로 전남 나주 지역에서 9월 초중순, 충남 천안에선 9월말이 수확 적기다. 식감은 ‘신고’ 배와 유사하고 당도는 평균 13.1브릭스로 높다. 이 품종은 이른 추석명절에도 아삭아삭하고 달콤하면서 풍부한 과즙과 시원한 맛을 내는 배로 통한다.

김용환 씨는 “신고가 매우 좋은 품종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면서도 “너도 나도 신고만 재배하면 오히려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지역별 수확 적기보다 무리하게 서둘러 수확하면 신고 본연의 맛이 나지 않을 수 있고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그는 나주 봉황농협 배 공선출하회장을 맡았을 당시 창조 신품종 보급에 힘을 기울였다. 실생묘를 접목한 창조 묘목을 생산해 회원들에게 5년 전 무상 제공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확해 출하하고 있다. 2022년엔 7.5kg 상자 농가 수취가격이 7만5000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는 “신품종으로 전환하려면 7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고령화된 농가들이 신품종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농가들이 신고 품종만 고집하면 우리나라 배는 늘 제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품종이지만 재배는 기존 품종과 비슷해 큰 문제없이 키울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비료를 과잉하지 말고 재배 관리 원칙을 지키면 품종이 지닌 본연의 맛을 낼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는 “창조 배는 나무 수세가 좋아 과일이 잘 달리고 잘 자란다”며 “올해 봄 개화기에 영하권으로 기온이 떨어지기도 했는데 다행히 착과가 잘 됐다. 특히 흑성병 등 병해에도 잘 견디고 수확 시기가 빠르다보니 지베렐린을 처리가 필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맛 또한 그 어느 품종보다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창조 배를 먹어본 소비자들은 또다시 창조를 찾는다”며 “새로운 배 품종을 확대하고 맛과 품질로 소비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배를 재배하는 다음 세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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