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FTA, 핫(Hot)하게 스마트(Smart)하게 맞선다
②춘자네 베리팜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춘자네 베리팜은 충북 괴산에서 처음으로 운영되고 있는 스마트팜 딸기 농장이다. 김성광·정찬실 부부가 스마트폰으로 농장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춘자네 베리팜은 충북 괴산에서 처음으로 운영되고 있는 스마트팜 딸기 농장이다. 김성광·정찬실 부부가 스마트폰으로 농장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농사에 뛰어든 지 2년차인 초보 농업인. 그러나 우리 농업의 가치를 살리고 소멸돼 가는 농촌을 지키겠다는 마음과 열정만큼은 초보가 아닌 청년. 충북 괴산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춘자네 베리팜’ 김성광(40) 대표의 얘기다. 바이오제약 회사에서 12년 동안 품질관리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가 농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것은 FTA(자유무역협정) 파고 속에서 ‘농업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년농업인 김성광 대표가 말하는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들어봤다.


#회사원에서 초보 농사꾼으로

제약회사 12년 생활 뒤로하고
농사 뛰어든 2년차 초보 농부

스마트팜으로 진로 정한 후
‘청년창업보육센터’ 입교
선도농가 노하우·작목 선택 등
20개월간 교육 차근차근 밟아

김성광 대표는 지난해 바이오제약 회사 연구원에서 농장의 대표로 명함을 바꿨다. 12년 동안 다니던 제약 회사를 그만두고 농업의 길에 들어선 이유를 김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회사에서 계속 성장을 할 것인지, 아니면 동기부여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인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은 후자를 선택했는데, 제가 농촌 출신이고 농업 분야에 많은 지원과 혜택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바이오제약 분야가 식물을 재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도 농업 선택의 이유가 됐습니다.”

새로운 인생의 진로가 정해진 후 그는 배움의 길로 들어섰다. 바로 경북 상주에 위치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스마트팜청년창업보육센터’에 입교한 것. 이곳에서는 전공에 상관없이 스마트팜 영농기술을 배우고자 희망하는 청년들을 모집해 농업기초, 정보통신기술 및 데이터 활용 등에 대한 이론과 실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 역시 스마트팜청년창업보육센터에서 20개월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스마트팜 운영에 관한 교육을 차근차근 밟으면서, 선도농가를 통해 스마트팜 운영에 관한 노하우는 물론 작물의 생리나 농작업에 필요한 세세한 내용까지 배웠다. 또한 교육기간 동안 부지선정과 작목 선택, 스마트팜 시설업체와의 교류 등을 병행했다. 이 기간이 김 대표가 청년농으로서 발을 내딛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

김성광 대표는 “스마트팜을 먼저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선도농가를 방문해 직접 시설을 보고 조언을 들은 것이 나에게 맞는 온실을 설계할 수 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교육 당시를 회고했다. 그 결과 현재 약 3960㎡(1200평)의 재배규모를 갖춘 어엿한 농사꾼이 됐다.


#스마트팜 운영의 길로 들어서다

춘자네 베리팜 딸기 재배동 전경 모습.
춘자네 베리팜 딸기 재배동 전경 모습.

귀농자금·정부지원 등 통해
3960㎡ 규모 딸기 재배동 갖춰

춘자네 베리팜은 1만890㎡(3300평) 부지에 3960㎡의 재배동과 330㎡(100평)의 관리동으로 구성돼 있다. 부지 매입부터 스마트팜 내외부 시설은 김성광 대표와 아내 정찬실(40) 씨의 자본금에 귀농창업 자금, 정부와 지자체의 시설원예현대화사업과 ICT융복합확산사업 등의 사업비가 더해지면서 가능하게 됐다.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시스템은 양액분배와 보온, 차광, 난방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복합환경제어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그 덕에 딸기의 생육조건에 맞는 온도와 습도는 물론 양액 공급량, 광합성에 필요한 조건 등을 자동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이처럼 초보 농사꾼이 스마트팜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김성광 대표는 “딸기가 생육하는 데에 필요한 전 과정 하나도 소홀할 수 없다. 만약 스마트팜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초보 농사꾼에게는) 생육 전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는 데에 어려움이 컸을 것”이라며 “복합환경제어프로그램이 농장 관리에 유용한 것 같다. 다만 아직은 계속 배우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초기엔 힘든 점도 적지 않았다. 스마트팜이 농사기법 중에 하나지만 농업은 경영이라는 측면을 간과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스마트팜이 농업경영에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병해충 예방이나 물류 및 유통, 회계까지 신경 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농업경영에 부족한 점들은 스마트팜청년창업보육센터 수료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사업 컨설팅을 받으면서 해결을 해 왔다.

이처럼 신경 쓸 것이 많지만 초기에 아내 정찬실 씨가 없었다면 청년농부의 스마트팜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같은 제약회사에 근무하다 현재는 휴직 중인 아내 정찬실 씨를 두고 김 대표는 “스마트팜 교육도 아내가 먼저 알려줬다. 부모님과 아내 등 가족의 지지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가장 컸다”고 말했다. 아내 정찬실 씨는 “스마트팜 제안은 제가 했지만 실천은 남편이 한 것”이라고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경쟁력’이 있다

김성광·정찬실 부부는 어려운 농촌 환경 속에서도 우리 농업의 경쟁력이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김성광·정찬실 부부는 어려운 농촌 환경 속에서도 우리 농업의 경쟁력이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체험교육·가공까지 확장 계획

작년 9월 딸기를 처음 정식한 후 첫 수확까지 모든 것이 낯설었던 시기지만 김 대표는 우리 농업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상대적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적은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농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 선택했습니다. 특히 제가 농업을 영위하면서 환경도 보존하고, 지역사회를 활성화시키는 일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벼농사와 콩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이 이 같은 역할을 하셨다는 것이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이러한 존경심을 바탕으로 저도 농촌사회를 유지해 가려고 합니다.”

이처럼 농업의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그는 신중을 거듭한 끝에 작목 선택도 딸기를 택했다.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품목이기도 하고, 딸기 농장을 기반으로 체험교육이나 가공 등 6차산업까지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초기에 매입한 부지 중 약 6600㎡(2000평)는 고도화된 스마트팜 농장과 체험 및 가공시설을 위해 남겨뒀다.

지역사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계획도 세워뒀다. 괴산 지역에서 스마트팜으로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곳은 춘자네 베리팜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곳을 청년이나 귀농 예비자들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보고자 하는 포부를 갖고 있다. 또한 현재 농장을 지역의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할 경우 지역주민과 함께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김성광·정찬실 부부는 “지난해 직접 딸기를 키워보면서 상품성 있는 딸기를 만들어 내기까지가 정말 힘들다는 것을 배웠다. 소비자에서 판매자의 입장이 되니까 재배과정은 물론 수확 후 선별과 유통에도 신경을 더욱 쓰게 된다”며 “저희가 재배기술적인 면에선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수확 이후의 관리에 더 신경을 쓰고, 소비자들이 안심하게 딸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한다면 충분히 우리만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성함인 ‘춘자’와 봄(春)에 태어난 김 대표가 봄의 아들로 보고 싶은 어머니를 기리며 지었다는 ‘춘자네 베리팜’. 5년 후엔 자신이 생산한 딸기가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우리 농업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하는 40세 청년농부 김성광 대표의 포부와 자신감이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제작지원 : 2023년 FTA분야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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