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위 0.1% 사과 농사꾼ㅣ충주시 최승진 씨

[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무농약 재배로 최고의 사과 재배 기술을 인정 받고 있는 사과 마이스터 최승진 씨.
무농약 재배로 최고의 사과 재배 기술을 인정 받고 있는 사과 마이스터 최승진 씨.

비싼 영양제 많이 쓰지 말아야
다시마 액비·미원 등으로 충분

충북 충주시 최승진 씨는 2013년 사과마이스터로 지정됐다. 국내에서 처음 지정된 1기 마이스터라고 한다. 1998년 사과농사를 시작해 15년 만에 마이스터가 된 것이다. 그의 노력이 어땠을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가 더 돋보이는 것은 친환경으로 사과를 재배한다는 것이다. 그는 무농약재배를 한다. 일체의 화학농약을 쓰지 않는다. 농약을 써도 병 잡기가 어렵다는 사과재배에서 무농약재배는 사실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질 정도다.

그는 한살림과 두레생협 등으로 납품을 한다. 이들 업체에 친환경사과를 납품하는 농가가 전국적으로 50~60명 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친환경재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처음부터 친환경으로 시작했다. 기술이 안정되고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기까지는 15년이 걸렸다고 한다. 처음 10년 동안은 거의 소득이 없을 정도로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고 한다.

친환경사과는 가장 힘든 게 혹진딧물이라고 한다. 관행재배에서는 농약 한 번만 치면 간단하지만 친환경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매년 혹진딧물 때문에 애를 먹는다고 한다.

반면 관행농가가 가장 힘들어하는 응애는 간단하게 방제한다고 한다. 그는 응애방제를 석회보르도액과 식물성 기름으로 한다. 이들 약제면 응애는 쉽게 방제할 수 있다고 한다. 식물성 기름은 흔히 구할 수 있는 콩기름이나 카놀라유면 충분하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다만 식물성 기름을 쓸 경우 수세가 약해지거나 나무 수령이 단축될 수 있다고 한다.

병해로는 탄저병을 꼽는다. 관행농가도 탄저병이 가장 무서운 병인데 그는 석회유황합제를 쓴다. 갈반병에는 석회보르도액을 쓴다. 병해는 유황합제와 보르도액을 쓰면 90% 이상 방제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이같은 방제법은 친환경농가가 아닌 관행농가에서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가 사과농가를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 강조하는 게 하나 있다. 영양제를 많이 쓰지 말라는 것이다. 농민들이 흔히 4종 복비라고 하는 영양제를 너무 많이 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동해나 냉해방지용으로 해조추출이나 아미노산을 쓰지만 굳이 영양제 제품을 사서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해조추출물은 다시마 액비면 충분하고 아미노산 제품은 미원을 쓰면 충분히 대체가 된다고 한다.

또 생리장해 회복 목적으로 포도당을 많이 쓰는데 식당에서 흔히 쓰는 식용 제품이면 가성비가 최고라는 것이다.

“농민들은 500미리 한 병에 2만원이 넘는 제품을 습관처럼 쓴다. 어떤 이들은 수입이 좋다며 비싼 영양제를 쓴다. 그럴 필요가 없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체품을 사용하면 비용도 아끼고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는 농민들에게 친환경을 권하지 않는다. 들이는 노력이나 비용만큼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친환경재배에서 참고할만한 방제법 등은 적극적으로 따라할 것을 주문한다. 비용은 아끼면서 효과는 최대로 볼 수 있는 재배기술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충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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