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위 0.1% 사과 농사꾼ㅣ영동 장인횡 씨

[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장인횡 사과마이스터는 사과재배 과정에서 착과 후 충분히 비료를 공급하고 대목을 직접 만들어 가는 등 자신만의 노하우로 마이스터 경지에 올랐다.
장인횡 사과마이스터는 사과재배 과정에서 착과 후 충분히 비료를 공급하고 대목을 직접 만들어 가는 등 자신만의 노하우로 마이스터 경지에 올랐다.

3월 말 경 화학비료 공급하고
7월부턴 착색 돕는 비료 뿌려야
‘대세’ 밀식재배 고집하지 않아

충북 영동군의 사과마이스터 장인횡 씨. 장씨는 1998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잘 나가던 대기업을 때려치고 서른 둘, 이른 나이에 귀농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과 맞지 않아서였다.

그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사과를 접했다. 올해 여든넷인 부친이 사과농사로 자식교육을 시켰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농사꾼이 되려고 연암전문대학 농학과에 들어갔고 방송통신대에서는 원예학을 공부했다. 젊은 시절 잠시 직장생활을 했지만 자신에게 맞는 사과농사로 돌아온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농사로 마이스터의 경지까지 올랐다.

마이스터답게 그는 자신만의 확고한 재배법이 있다. 보통의 사과농가들은 비료를 많이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충분한 비료시비를 강조한다. 싹 트기 전 3월말경 뿌리는 화학비료는 필수라고 한다. 이때 질소, 인산, 가리가 고루 들어간 복합비료를 뿌려야 꽃이 제대로 핀다는 것이다.

“사람도 임신을 하면 안 먹던 음식도 찾고 많이 먹는다. 태아에 영양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물도 똑같다. 양분이 충분해야 싹도 잘나오고 꽃도 잘 피게 돼 있다. 양분이 부족하면 꽃이 부실하게 온다.”

착과 된 이후에도 6월말까지는 충분히 비료를 공급해야 한다고 한다. 양분이 충분해야 과가 제대로 큰다는 것이다. 7월부터는 착색에 도움이 되는 비료 위주로 시비를 하고 미량요소 시비도 꼭 할 것을 권장한다.

요즘은 밀식이 대세지만 그는 밀식을 고집하지 않는다. 홍로와 후지 7000평 농사에서 밀식과원은 없다. 과원의 토질이나 위치, 품종에 따라 수형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추세가 밀식으로 가는데 조기 다수확이 가능하니까 선호한다. 또 품질도 좋고 관리하기 편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자신의 농사 면적, 품종, 과원 위치 같은 것을 다 고려해 수형을 잡아야 한다.”

그는 또 대목도 사과품종과 수형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M9은 뿌리를 약하게 키워 수세를 떨어뜨리고 영양이 과일로 가게 할 때 쓰는 대목이다. 국내서는 90% 이상 M9을 쓴다.

그러나 다축형태의 과원에서는 M26을 써야 한다. 축이 많을수록 뿌리 힘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고려해서 대목도 정해야 한다.”

그는 나무를 갱신할 때 묘목을 사다 심지 않는다. 대목을 직접 만들고 새품종을 접 붙여 키운다. 예를 들면 도태 예정인 15년 이상 고목에 신품종 가지를 접붙여 나무를 갱신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뿌리가 강해 더 잘 크고 성장도 좋다고 한다.

전정도 보통의 농가와 다르게 한다. 그는 동계전정 때 과일을 달 꽃눈만 남기고 나머지 꽃눈은 다 날려버린다. 쓰지 않을 꽃눈을 최대한 잘라내 꽃을 최소로 피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꽃이 힘있게 피고 수정도 잘된다는 것이다. 꽃이 많으면 오히려 꽃이 힘이 없고 수정도 안 된다는 것이다.

“동계전정에서 90%는 다 날린다. 열매 달 꽃눈을 제외하고 90% 이상의 꽃눈을 다 자르는 것이다. 그러면 적화나 적과에 들어가는 일손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영동=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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