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상위 0.1% 사과 농사꾼ㅣ보은군 김형수 씨

[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대한민국 상위 0.1% 사과 농사꾼, 충북 보은 김형수 씨
대한민국 상위 0.1% 사과 농사꾼, 충북 보은 김형수 씨

5000평 과원서 엔비 등 재배
절단묘목 사용, 수확도 빨라

김형수 씨는 사과 마이스터다. ‘마이스터’는 품목별 최고 기술자들을 일컫는 호칭인데 우리말로 하면 명인이나 장인쯤 된다. 사과 마이스터는 전국적으로 21명이 전부라고 한다. 그러니 사과에 관한 한 최고의 기술을 가진 셈이다.

그의 과원은 5000평 정도로 다축형으로 조성돼 있다. 재배품종은 아리수, 홍로, 시나노골드, 후지, 엔비 등 다양하다. 보은군에 엔비사과를 처음 도입한 이가 바로 그다.

다축형이란 주지 혹은 주간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인 수형을 말한다. 그는 주지가 두 개인 2축형 수형을 적용하고 있다. 재식폭은 3.5미터에 나무간 주간거리는 1.2m다. 나무간 거리 1.2미터에 두 축으로 주지를 키우니 실제로 주간거리는 60cm가 되는 셈이다. 이는 주간거리를 80cm로 띄워 심는 초밀식재배보다 촘촘한 것이다.

김씨가 2축 수형을 적용하는 이유는 수량과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세장방추형이 5년차에 평균 80개를 수확한다면 2축은 120개 수확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소 1.5배 이상 수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또 사과 5kg 박스 기준 열 개에서 열 세 개가 많아 상품성이 좋고 품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김씨처럼 2축 수형을 적용하는 농가는 많지 않다고 한다. 보은군에는 거의 없고 전국적으로도 사과마이스터 몇 명만 시도할 정도로 드물다는 것이다.

“국내서는 도입단계라고 보면 맞다. 앞서서 도입한 것이지만 앞으로는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 노동력이 훨씬 덜 들고 품질이나 수량을 보더라고 가장 합리적인 수형이다”

그가 또 일반적인 과원과는 다르게 절단묘목을 사용한다. 절단묘목은 크닙바움(knip baum)묘를 말하는 것인데 유럽에서는 묘목 대부분이 이것이라고 한다. 이 묘목은 접목 후 지상부 60∼70cm에서 가지를 절단해 새가지를 받고 여기서 측지를 발생시키는 2년생 묘다. 때문에 가격이 비싸고 사용하는 농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김씨는 절단묘목을 자가로 생산한다. 이 묘목을 쓰면 일반묘목보다 수확이 최소 1년 이상 빠르다고 한다. 일반묘는 재식 후 2년차부터 수확이 가능하지만 절단묘목은 재식 다음 해에 바로 수확한다는 것이다.

시나노골드의 경우 2년차 나무가 일반 농가 3년차만큼 크고 4년차가 되면 지주끝까지 수고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일반 묘목은 성목이 되는데 7~8년 걸리지만 절단묘목은 5년이면 성목으로 자란다는 것이다. 절단묘목은 측지발생이 잘돼 정화가 되는 비율이 높고 꽃눈이 충실하다고 한다.

그는 “사과는 결국 꽃눈을 얼마나 충실하게 다느냐가 관건이다. 그게 기술이고 핵심”이라고 말한다.

보은=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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