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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 ‘SNS’와 통하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SNS 농사’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칼은 아픈 이를 낫게 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조리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지만 잘못 쓰이면 흉기가 될 수도 있다. 결론은 누구에 의해 어떤 용도로 쓰였느냐의 차이다. 클럽 버닝썬 논란 속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유명 연예인들의 불법 동영상 유포 등 SNS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일부에선 ‘SNS는 시간(S)낭비(N)서비스(S)’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칼이 그렇듯 SNS도 적합한 사용자에 의해 잘만 쓰이면, 특히 농산물 산지에선 유용한 농산물 판매 ‘창’이 될 수 있고, 산지 조직화를 다지는 ‘장’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쓰는 존재와 활용도에 따라 황금 같은 시간만 축낼 수도 있다.


|왜 SNS와 통해야 하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직거래 척척’

오프라인 시장서 소외된 소농들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최적공간

글·영상 업데이트 ‘꾸준히’ 
최소 3년 투자해야 성과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과 신뢰’


‘SNS’란 ‘Social(소셜·사회) Network(네트워크·관계망) Services(서비스)’의 약자로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말한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밴드, 인스타그램 등의 쌍방향 온라인 서비스가 이에 속한다. 우리말로 순화한 용어로 ‘누리소통망서비스’라고도 불린다. SNS는 일반 홈페이지와 쇼핑몰 등과 비교해 온라인상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지만, 누리소통망서비스란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공유와 관계망, 소통 등에 방점이 찍힌다는 데에서 차이점도 지닌다. 

그렇다면 왜 한국농업은 이 SNS와 통해야 할까. 농산물 유통 및 SNS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국내 농촌의 다수를 차지하는 소농과 SNS와의 연계 가능성에 주목한다. 규모화된 물량을 선호하는 오프라인 시장에선 개별 소농들이 유통 과정에서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반면 활용하는 이들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SNS상에선 소비자들이 생산자가 누군지 알고 직접 그 생산자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온라인 특성상 물량 규모보다 상품에 대한 스토리에 더 관심을 끈다. 또한 농가에서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쉽게 SNS 세계에 입문할 수 있다.

산지가 분산돼 있는 작목의 경우 SNS를 통해 산지 조직화도 도모할 수 있다. 정부 정책 정보나 생육 상황, 재배방법 노하우 등을 SNS를 통해 쉽사리 전국 농가와 공유할 수 있고, 주요 현안 관련 토론과 여론 수렴도 가능하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은 “소농들이 절대 다수인 대한민국 농촌 구조상 SNS는 반드시 필요하다. 소농들이 직거래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 중의 하나가 SNS를 통한 농산물 유통”이라며 “대부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어려운 장벽 없이 SNS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즉 큰 자본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소농들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큰 자본은 들어가지 않지만 소농들에겐 통신요금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농산물 유통 지원책과 소상공인 세제 지원 대책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SNS로 농산물을 판매하는 이들에겐 데이터 요금을 지원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NS를 통한 다양한 긍정적 효과에도 관련 전문가들은 SNS와 관련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시간 투자 속에 끊임없는 소통과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용근 한국농수산대학 SNS마케팅 외래교수는 “SNS는 적어도 3년 이상은 꾸준히 해야 성과를 볼 수 있다.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관련 글이나 영상 등을 업데이트하며 상품은 물론 생산자에 대한 신뢰도 쌓아야 한다”며 “SNS를 통해 선입금과 계획 생산까지 하는 농가가 있는 반면 예전 내용이 그대로 있으면 (오히려 생산자가 작물에 관심이 없다고 여기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는 등 쓰는 사람에 따라 SNS의 가치는 확연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농가가 SNS를 처음부터 제대로 알고 시작할 수 있도록 정부에선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설 확충과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며 “관련 기관에서도 일회성교육으로만 끝내는 것보다 재능기부 등을 통해 농가가 꾸준히 SNS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귀덕 만석꾼농장 대표
"멜론 생육상황 수시로 공유…80%는 SNS서 팔죠"  

페이스북·인스타그램·밴드 등
‘판매·홍보 도우미’로 적극 활용
‘비품’ 판매로 부가가치 창출도


“비닐하우스 1개 동만 제가 직접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수확한 멜론은 SNS로 판매까지 제가 진행했어요. 그게 농산물 판매를 위한 저와 SNS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18년간의 미용사 생활을 뒤로하고 남편과 함께 2011년부터 멜론 농사를 시작한 전북 고창의 김귀덕 만석꾼농장 대표. 당시 7동의 하우스 중 그는 1동의 하우스를 눈여겨봤다. 그 동은 벼농사를 위한 모종만 키워내, 모내기 이후엔 활용도가 없었다. 이 1개 동만 자신이 직접 멜론 농사를 짓고 판매까지 맡기로 한 것. 6개 동은 오프라인 시장으로 출하가 됐지만, 자신이 직접 키운 1개 동만은 판매도 SNS로 차별화시켰다.

“모종만 키우고 놀리는 게 싫어 남편에게 직접 빈 하우스에 멜론을 키우겠다고 했어요. 판매까지 직접 하기로 했고, 전량을 카카오스토리(SNS)로 판매했는데 전량 판매가 됐고 900만원의 소득도 나왔어요. 카카오스토리라 지인 위주의 판매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동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낸 거죠.”

휴대전화 연락처 등록을 기반으로 하는 카카오톡과 연계된 카카오스토리라 별다른 홍보 없이 지인 위주의 판매가 이뤄졌지만 멜론 전량을 SNS를 통해 판매하게 된 것이다. 멜론 생육 상황 소개 등 SNS를 통해 수시로 고객과 소통하고,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품종 선택, 당도 13브릭스 이상 물량 판매 등 상품성도 갖췄기 때문에 자연스레 판매가 이어졌다. 이에 자신을 얻은 김 대표는 블로그는 물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밴드 등 다양한 SNS로 판매망을 넓혔고, 이제는 1만3300㎡의 하우스 농사 중 80%를 SNS를 통해 판매하게 됐다. SNS엔 멜론이 커나가는 과정을 소개함은 물론 농촌의 소소한 일상도 함께 기록됐다. 최근엔 라이브 개인방송도 진행하며 고객들과 소통 폭을 넓히고 있다.

“SNS는 제가 생산한 멜론이 어느 소비자에게 가는지 다 알 수 있어요. 소비자 기호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자연스레 품위에도 더 신경을 쓰게 돼요. 이에 품종 선택부터 다양화 해 일반 멜론인 머스크는 물론 기능성이 강한 칸탈로프, 레드멜론을 함께 재배하기 시작했죠. 또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멜론 아이스크림, 멜론 호떡 등의 가공품을 만들 수 있게 된 원동력도 SNS란 판매·홍보 도우미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고품위 멜론을 주 판매하는 김 대표지만 이제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비품도 판매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상 기후 등으로 모양이 좋지 않게 나올 수 있어도 당도 등 맛은 떨어지지 않는 비품이 있거든요. 이를 SNS를 통해 잘 설명하면 비품을 찾는 고객들도 많아요. 자연스레 비품의 판매를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까지 생기게 됐죠.”

SNS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 김 대표지만 ‘누구나 SNS에 뛰어들어선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SNS가 주 판매망이 되면서 만들어진 만석꾼 농장의 멜론 브랜드 ‘행복멜론’의 뜻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SNS로 멜론을 팔면서 행복했어요. 내가 정성껏 재배한 농산물이 어느 소비자에게 전달됐는지 알 수 있고, 그분들의 반응도 바로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다만 주경야독이라고 낮에 열심히 재배를 하고, 또 밤에는 SNS에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해요. SNS라는 게 혼자만의 소통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기 때문이죠. 이런 것에서 행복함을 느끼지 않고 단순히 농산물만을 팔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면 이도저도 아니게 됩니다.”


|우리한국배연구회 ‘배 사랑방’ 밴드 
전국으로 퍼져있는 배 농가 
재배기술·동향 등 공유의 장

최근 배 산업은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줄어드는 등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등시키기 위한 여러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선 신품종 확산, 소포장 전환, 지베렐린 처리 근절 등 어느 과수 품목보다 배 산업 관련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우리한국배연구회 밴드인 ‘배 사랑방’ 밴드(band.us/@pearlove012)는 지난 5일 기준 2103명의 멤버가 활동하며, 배 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한 여러 시도와 관련 정부 정책을 농가가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신품종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신품종을 홍보할 수 있는 주요 장도 배 사랑방 밴드다.

밴드 공간에선 단순히 정보를 듣는 일방적인 위치가 아닌 관련 정책에 대한 토론의 장도 벌어지곤 한다. 대표적인 게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 거래 소포장 전환 건으로 밴드에서 회원 간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다.

정책뿐만 아니라 재배기술 공유 등 전반적인 과수 재배 정보와 소비자 정보 동향 파악 등 유통 정보도 함께 공유되고 있다. 나주, 천안, 울산 등 주산지가 전국에 퍼져 있는 배 산지 특성상 주산지별 재배기술과 동향 등을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배 사랑방 밴드를 통해 이 난관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권상준 우리한국배연구회장은 “전국의 배 생산 농가가 1만3000명가량 된다. 우리 밴드 활동 인원이 2000명을 넘어섰고, 홈페이지 회원 수까지 합치면 3500명 정도 되고 80대 어르신도 활동할 정도로 전국의 여러 배 농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배 사랑방 밴드가 전국의 배 농가들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고, 이를 활용해 신품종 배 재배 확산 등 소비자들이 다시 찾는 우리 배를 생산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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