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쌀·친환경 제철 원료 고집 ‘신뢰 쑥’

▲ 오천호 에코맘의산골이유식 대표(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와 직원들이 하동군의 제철 농산물로 이유식을 공급하고 있다.

경남 하동 농가서 재배한
151가지 재료로 만든 이유식
최근 죽·반찬·국까지 판매

작년 70억 달성 등 매출 쑥쑥 
지역 농산물 구매도 같이 늘어
청년·어르신 고용 창출 효과도


아기가 엄마의 젖을 떼고 처음으로 먹는 음식이 바로 이유식이다. 첫 음식인 만큼 엄마는 정성을 다해 좋은 원료로 이유식을 만들어 먹인다. 반면 좋은 원료를 구해 이유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성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매번 집에서 이유식을 해 먹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엄마들이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믿을 수 있는 이유식을 사서 먹이는 것이다. 사먹는 이유식 중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난 곳이 경남 하동 악양면에서 활동하는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이다. 이유식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지역 농산물 판매 확보는 물론 일자리 창출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제철 원료로 만든 산골아기식단=에코맘의산골이유식은 지역 농가 및 생산자조직에서 재배한 151가지에 이르는 제철 재료만으로 5개월에서 이후 3세까지 아기 성장에 맞춘 이유식 제품을 공급한다. 최근에는 죽을 활용한 실버 푸드, 바븐 현대인을 위한 반찬과 국 제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온라인으로 주문 받아 택배로 공급하는 물량은 1일 1500~~2000개에 이른다. 시설만 해도 도정기와 최신식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설비 라인 등이 구축돼 있으며, 현재 80여개의 영유아 및 실버 가공식품 327종의 제품이 공급된다. 올 5월에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가공식품 및 쌀 제품이 입점하는 성과를 올렸다.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은 이름처럼 실제 공장이 지리산 자락 청정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2012년 4월 직원 3명으로 시작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시작하면서 2013년 매출 규모는 3억원 내외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약 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짧은 기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다. 악양면 평사리 들녘에서 생산되는 유기농쌀과 친환경 제철 원료만 사용한 제품을 공급하고, 자체 온라인에서 소비자와 쌍방향으로 소통을 한 덕분이다. 도정부터 이유식까지 24시간, 주문 당일 조리해 24시간 이내에 소비자가 수령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이유식 원료에 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유기농산물의 기능성을 최대한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쌀, 채소 등 유기농 소재에서 유래한 유용 물질을 활용한 제조공정 개발과 표준화로 항아토피 유기농 발효이유식 및 면역증진 발안현미 기능성 이유식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 이 모든 농산물은 지역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 받고 있으며, 지난해 지역 계약재배 37농가에서 농산물 매입 규모만 17억원을 넘어섰다.

오천호 대표는 “농촌 경제가 살아나도록 정청지역에서 제철에 생산되는 지역농산물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상생모델 구상=오천호 대표는 30대 중반의 젊은 청년이다. 도시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고향인 하동에 정착한 것은 농촌에도 돈이 돌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래서 첫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도 거창한 토털사이트나 오픈 마켓에 입점하지 않았다. 힘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비자 회원을 직접 발굴해서 가입시키는 자체 홈페이지(www.ecomommeal.co.kr)를 통해서만 판매했다. 재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신뢰 받는 회사로 기억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이라고 선택한 것이다.

특히 젊은 엄마들이 손쉽게 제품을 구입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자체 에코맘의산골이유식 앱을 만들어 최대한 활용했다.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글이나 동영상으로 제품의 좋은 점을 알리고 좋은 정보를 주고받으며 회사와 이유식에 대한 신뢰는 두터워 졌다. 덕분에 초창기 100명에 불과했던 회원들이 지금은 8만명에 이른다. 더구나 회원들이 하동군을 직접 방문해 친환경농산물 재배 및 제품 생산 과정을 체험하는 6차산업으로 발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오천호 대표 “이유식을 매개로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직접 현장을 방문해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고 있다”라며 “도시아이들에게 하동을 외갓집에 놀러가는 것처럼 농촌의 추억과 농업 환경하는 공간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지역 농산물 구매는 물론 취약 계층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고용 인력도 37명으로 지역농민, 고령층, 지역청년으로 이뤄져 있어 설립 당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오천호 대표는 “이유식 및 실버 가공식품, 오색미 등 특색 상품을 활성화 되면서 대기업인 SK그룹에서 5억원을 투자할 정도로 관심을 받게 됐다”라며 “현재 정부와 하동군의 지원을 받아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며, 1일 7000개 규모의 택배 발송을 목표로 한다. 그렇게 되면 하동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는 물론 찾아오는 농촌의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을 것”라고 강조했다.


"생산자 단체·기업의 88% ‘도움 됐다’…만족도 높아"
이정곤 경남도청 농정국장

지난해 722농가·6개 기업 참여
안정적 출하·품질 보장 ‘윈윈’

-농업과 기업 간 연계 강화 사업의 2017년 실적은.
“경남도에서 농업과 기업 간 연계 강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총 7건에 722농가가 참여한 생산자단체와 6개 식품기업에서 사업에 참여했다. 특히 참여 사례 중 하동군 평사리 친환경 생산자 연합회와 (주)에코맘의 산골이유식은 지역 내 친환경 쌀을 계약재배 하고 있다. 덕분에 친환경 쌀 생산 농가에서는 안정적인 출하와 적정가격을 보장받고, 기업에서는 품질 및 안정성을 보장받으면서 상생협력 우수사례로 손꼽힌다.
이밖에도 콩사랑영농조합법인과 본아이에프(주) 간 상생협력을 통해 녹두, 팥의 거래량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녹두 50톤, 팥 120톤 규모였으나 2017년 녹두 60톤, 팥 160톤으로 늘었다. 의령우리밀생산자협의회와 에스피씨(주)는 계약재배단지에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비료 살포 등으로 품질 개선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지역 기업의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 활동에 어떻게 진행하나?
“매년 지방자치단체별 계약재배 현황 조사와 2018년 농촌융·복합산업 사업 및 권역별 설명회 등을 활용해 사업 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농업과 기업 간 연계사업에 보다 많은 지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적 방안을 강구 중이다.”

-사업 참여 생산자단체와 기업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 인가.
“지난해 11월경 2018년도 농업과 기업간 상생협력 사업 개선방향 및 애로사항 발굴 등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움이 되었다는 의견이 87.5%(8개소 참여)로 매우 높았다. 이는 생산자단체 및 참여기업 모두에게 꼭 필요한 사업임을 보여주고 있다.”

-농업과 기업 간 연계 강화 사업의 2018년 계획은?.
“지난 3월에 사업 공모 절차를 우선적으로 시행한 결과 총 10건이 접수됐다. 5월중 사업대상자 선정을 완료해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우리 토종밀 품종인 ‘앉은뱅이 밀’을 연계한 사업신청이 있었다. 이 사업을 계기로 신품종 개발 및 계약재배 면적을 지난해 160ha에서 200ha로 확대해 앉은뱅이 밀 산업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0년부터 감자를 계약재배 중인 하동 진교감자작목반과 과자회사 오리온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연계해 거래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농업과 기업 간 연계강화사업은 농업계와 식품기업 간에 서로의 자원 및 역량을 공유하고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이는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동광 구자룡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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