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제철 농산물로 식탁에 ‘생기를 담아’

▲ 원주생명농업은 지역 친환경 재배 농가들과 계약 재배를 통해 친환경 농산물을 원료로 한 반찬 가공 사업을 추진하며 농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생산자와 업체의 협력뿐만 아니라 강원도와 원주시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사진은 20일 원주시 호저면에 위치한 반찬공장 '생기를 담아'에서 만난 노윤배 원주생명농업 상무(가운데)와 반찬공장 관계자들.

반찬공장 ‘생기를 담아’ 가동 1년
계약재배로 지역 농산물 원료 확보 
봄에는 파김치 여름엔 오이김치…
김치류만도 계절별 맛 살려

사회적기업으로 농산물 가공 도전
부가가치 제고·판로 확대 앞장


사회적 기업 ‘원주생명농업’은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에서 재배하고 있는 친환경 농산물을 두레생협연합 등에 공급하고 있다. 1989년 설립돼 29년째를 맞는 올해까지 이 운영방식은 이어지고 있다. 이는 호저면 일대에서 사명감을 갖고 친환경 농업에 전념해 온 농민 주주 170여명의 생산 기반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농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노력도 활발하다. 원주생명농업은 강원도와 원주시의 지원을 받아 반찬 가공공장을 세워 지역 친환경 농산물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지역 우수사례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반찬공장 ‘생기를 담아’=원주생명농업이 운영하고 있는 제철신선반찬 브랜드 명칭은 ‘생기를 담아’이다. 원주생명농업은 2016년 12월 사회적 기업 인증을 획득하고 강원도와 원주시의 유기농산물 제조·가공시설 지원을 받아 ‘생기를 담아’ 반찬공장을 준공했다. 김치 제조 분야에서 까다로운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도 2017년 1월 획득했다.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해 운영 1년을 앞두고 있는 ‘생기를 담아’ 반찬공장은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제철채소를 이용해 생산자가 지속적인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맛있고 건강한 반찬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생명농업의 가치를 존중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주민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하는 바람도 있다.

이를 위해 원주생명농업은 호저친환경채소작목반과 계약 재배를 통해 친환경 농산물 원료를 확보, 김치류와 절임류 반찬 32종을 개발해 두레생협과 관내 지역생협 등에 납품하고 있다. ‘생기를 담아’ 반찬의 특징은 제철 친환경 채소를 이용하고, 특색 있는 메뉴가 많다는 점이다. 김치류만 해도 봄에는 파김치·부추김치·돼지감자깍두기·열무얼갈이김치·무말랭이김치·나박김치, 여름은 오이김치·열무김치·양배추물김치, 가을에는 알타리김치·고구마줄기김치·고들빼기김치, 겨울은 섞박지·알타리물김치·무비늘김치·포기김치 등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레시피 개발 및 생산 공정의 표준화, 거래처 확보 측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소비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시간을 두고 대외적인 인지도를 쌓아간다면 농업과 업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올해 매출 목표는 3억원이다.

▲지속가능한 농업 위해 부가가치 높여야=원주는 역사적으로 국내 협동조합운동이 활발했던 곳 중 하나다. 1960년대 말 신용협동조합이 결성된 것을 시작으로 한살림의 전신인 ‘원주소비자협동조합’이 1985년에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원주생명농업은 1989년 농민협동조합인 호저생협으로 설립, 2000년 원주생활협동조합, 2004년 농민협동기업 원주생명농업으로 점차 변모해 왔다. 이후 2011년 주식회사 방식으로 전환한 뒤 2016년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고 농산물 가공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2차 가공 분야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노윤배 원주생명농업 상무는 “주 판매처가 두레생협과 지역 생협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공공급식에 납품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정 판로는 정해져 있는 반면 대형유통업체들의 기획전이 대대적으로 펼쳐지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경영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친환경 농업도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생산자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타개책 중 하나로 2014년부터 반찬 가공 사업 분야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사업 추진이 쉽지 않았는데, 강원도와 원주시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노윤배 상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1차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유지하기 위해선 한계가 있다”면서 “반찬 가공공장의 경우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좋은 식품을 제공하고 사회적 기업으로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부분도 있어 농업과 업체 모두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원주생명농업은 고품질의 친환경 농산물을 앞세워 반찬 가공사업 뿐만 아니라 올해 하반기에 원주시 내 친환경 로컬푸드직매장을 개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다양한 움직임은 원주생명농업이 ‘지역순환농업’을 지향하는 큰 흐름 속에서 지역 소농을 위한 지역먹거리 체계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다.


“6차산업 안테나숍 등 연계 지역 내 소비 활성화 모색”
계재철 강원도청 농정국장

소비자 모니터링 조사 시행
제품 개선·신제품 아이디어 얻어

-농업과 기업 간 연계 강화 사업의 2017년 실적은?
“지난해 업무협약 5건 체결을 통해 우수 생산자 단체 3개소와 지역 농산자원 이용 식품기업 3개소에 지원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를 통해 생산자 단체는 농산물 품질 관리를 위한 시범포 조성, 품질관리 시스템 도입, 농약·농자재 보관함 설치를 통해 영농환경 개선했고, 신제품 개발과 판촉홍보비 지원을 통해 강원도 농산물의 판촉행사를 지원했습니다.”

-지역 기업의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 활동은?
“강원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와 연계해 계약재배나 도내 농산물을 활용하는 6차 산업 인증 경영체에 개별 연락해 사업을 홍보하고 있으며 작년에 실시한 기초실태조사를 통해 시·군에 소재하고 있는 중소식품업체에 공문 등 개별 연락을 통해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사업 참여 생산자단체와 기업의 만족도는?
“지난해 총 7건의 MOU 계약 체결을 통해 생산자단체와 식품기업을 지원했습니다. 사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생산자단체나 식품기업이 상호 필요로 하는 내용에 대해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만족도는 높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원주생명농업과 호저친환경채소작목반의 사례를 보면 이번 사업을 통해 원주생명농업은 동계 김치류와 절임류 10종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 모니터링 조사를 통해 제품에 대한 개선점을 찾고, 신제품 개발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성과로 크게 만족했습니다.”

-2018년 사업 계획은?
“올해는 총 3개소의 생산자 단체 지원과 4개소의 식품기업을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사업공고를 시작해 17일에 마감됐으며 향후 평가 위원회를 구성해 서류 및 현장심사 평가를 통해 생산자 단체와 중소식품업체를 선정해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지역 농산물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기 추진된 식품업체 등의 제품 홍보 추진과 6차 산업 안테나숍 등과 연계해 지역 내 소비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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