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지역의 인력육성은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의 하나이다. 농촌지역 인력확보는 후계 농업경영인을 비롯한 귀농·귀촌, 농고·농대생 창업농 육성 등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근로자 고용과 외국인 계절근로자 시범사업 및 다문화가정 육성 등도 강조된다.

농가 90% 이상 영농승계자 없어
농고·농대생 창업육성 강화
외국인근로자 배정방식 개선
귀농·귀촌인구도 활용해야


농촌 지역의 인력육성은 고령화에 따른 영농승계자 확보가 어려운 현실에서 시급성을 알 수 있다. 농협중앙회 미래전략부의 ‘통계로 본 농업·농촌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2014년 전국 112만 농가 가운데 101만 농가(90.2%)에서 영농승계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농승계자가 있는 농가는 11만 농가(9.8%)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양한 인력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인력육성 정책에서 후계농업경영인 제도가 대표적이다. 후계농업인은 농업발전을 이끌어 나갈 영농 후계자 육성을 위해 경종 및 축산분야에서 농지구입·시설 설치 등 창업기반 조성 자금을 지원한다. 자격은 만 18세 이상에서 만 50세 미만이면서 영농종사 경력이 없거나 10년 미만인 사람으로 병역을 이행하고, 농업 교육 실적과 경영정보를 등록하면 가능하다. 지난 1981년 이후 14만 여명에 달한다.

한국농수산대학은 졸업생의 85% 이상이 졸업 후 영농에 종사하는 점에서 대표적 인력육성 기관으로 꼽힌다. 학기 3년제로 졸업 후 군 입대가 면제돼 인기가 높다. 2000년 209명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404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중 3015명(85.3%)이 농수산업에 종사할 만큼 영농 정착률도 높다는 분석이다.

귀농·귀촌은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귀농·귀촌 가구는 2010년 4057호에서 2014년 4만4586호(8만855명)로 5년 사이 10배 정도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013년 3만2424호 대비 37.5%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40~50대를 비롯한 30대 이하 귀농인구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이는데 30대 이하의 경우 2010년 612가구에서 2014년 1197가구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만18~39세 청년들의 창업초기 안정적 영농정착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300명을 대상으로 창업안정자금을 2년 동안 매달 80만원씩 지원한다.

김한종 농협중앙회 미래전략부 책임연구원은 “귀농·귀촌 인구가 농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도록 양적 증가는 물론 질적 성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부·지자체·농협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귀농·귀촌인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 구축과 농업·농촌의 발전과 연계해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외국인근로자도 수요가 계속 증가한다. 도시근교 시설원예 임차농업인들의 경우 외국인근로자 의존도가 높다. 농축산 분야의 외국인근로자 쿼터는 기존 6000명에서 올해 6600명으로 늘었지만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영농현장의 필요 인력은 1만2000명에 달한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배정방식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장 수요조사에서 사업자등록과 외국인근로자 고용 경험이 있는 사업체만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신규 신청 농가에 불리하다는 것이다. 안상돈 농협 미래전략부 연구위원은 “현행 제도는 현재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한 농가에 유리한 만큼 신규 신청 농가와 분리해 공정한 평가시스템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외국인 근로자 도입 쿼터는 수요조사를 거쳐 협의되는데 현행 수요조사 방법이나 표본 추출방법은 농업 부문의 특성을 적절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며 “수요조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 김화식 대표가 수확을 앞둔 참외를 살펴보고 있다.

사례1/경북 성주 김화식 태현영농조합법인 대표
“생산·유통 넘어 농촌개발 전반 부가가치 창출 도전”

참외·벼농사 짓는 아버지 뒤이어
신규면적 확대·유통망 구축 계획


경북 성주에서 참외와 벼농사를 짓는 김화식(36) 태현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부친의 가업을 승계하는 대표적 후계농업인이다. 김 대표는 현재 한국농업경영인 성주시연합회 사무차장을 겸직하면서 생산규모 확대와 자체유통망 구축 등에 도전하고 있다.

농장 규모는 참외의 경우 2만3140㎡(7000평)로 661㎡(200평) 하우스 22동에서 재배한다. 2월부터 출하가 시작됐으나 지난 1월 한파에 따른 결실 불량으로 수확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에 따라 시세가 1박스(10kg) 기준 12만원에 거래될 만큼 비싸다.

김 대표는 지난 2000년 한국농수산대학 과수과에 입학하면서 전문 농업경영인의 기틀을 다졌다. 올해는 경북대 농촌개발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김 대표는 “농산물 생산·유통 뿐만 아니라 농촌개발 전반에 거쳐 부가가치 창출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수확은 연간 9000박스(1박스 10kg) 정도로 도매시장에 일괄 출하한다. 수입은 하우스 1동 기준 평균 1000만 원 정도. 하우스마다 수확 시기를 달리하는데 2월 출하가 시작되면 7월까지 매일 작업이 진행된다. 김 대표는 “참외는 당도가 14브릭스 정도로 높고 품질과 저장성이 최고”라고 자랑했다.

논농사는 2ha(6000평)로 661㎡(200평)에서 벼 12포(1포 40kg)를 생산한다. 전체 360포 정도로 절반은 정부 공공비축에 수매하고, 나머지는 도정한 다음 소비자 직거래로 유통시킨다.

김 대표는 올해 신규 면적 확대와 자체 유통망 구축작업에 나선다. 지난해 후계농업경영인 추가자금 배정으로 올해 신규면적을 확보할 방침이다. 자체 유통망 구축을 위해 인근 참외 농가를 비롯한 상추, 돼지사육 농가 등 마음이 맞는 경영인들과 구체적인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참외의 경우 공동선별장을 개설해 유통비용을 절감하면서 소포장으로 인터넷과 일반유통에 나설 방침이다. 공공기관 공동선별장의 경우 매출액의 30%를 선별비로 차감해 비용이 비싸기 때문.

김 대표는 “선별비로 30%를 부담하는 것은 너무 비싸다”며 “자체 선별장을 마련해 비용부담을 줄이면서 판매처를 다양화하고 포장디자인을 차별화한 소포장 판매로 가격을 박스당 1~2만원 더 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특히 “딸기처럼 하우스에 고설재배 참외를 재배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분양하는 체험농장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며 “인근 대구지역 소비자들의 활용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홍성집 대표가 출하를 앞둔 펜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례2/경기 용인 홍성집 보배꽃농원 대표
“초화류 전문농장으로 육성 욕심”

선친 따라 초화류와 인연 자연스레
기술센터 초화류 재배로 납품 급감
황금마삭줄 등 소품 분화 재배 주력


경기 용인 남사면에서 초화류를 가꾸는 홍성집(39) 보배꽃농원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 졸업생으로 총동문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홍 대표의 초화류 인연은 선친(고 홍동표)이 1986년 서울 양재동 화훼단지에서 직접 재배해 유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품목은 펜지, 페루니아, 메리골드, 사피니아 등 다양하다. 봄과 가을 두 번 작기로 재배한다. 선친은 처음에 철쭉 등을 재배하다 초화류로 품목을 전환했다. 관공서와 강남지역 대기업 빌딩에 납품하면서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

홍 대표는 처음 화훼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2001년 군 제대 후 선친이 납품하던 포스코 계열사에 취직하면서 초화류의 부가가치에 눈을 떴다. 납품 갯수와 단가를 계산한 결과 월급쟁이보다 선친의 가업을 잇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

이같은 결심이 서자 2002년 26세의 나이에 한국농수산대 화훼과에 입학했다. 여기서 백합 등 국내 육종 전문가인 송천영 교수로부터 꽃 재배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배웠다.

지난 2005년 졸업 후 집안일을 돕다 2008년 선친의 작고와 함께 가업을 잇게 됐다. 양재동 화훼시장이 개발되면서 2010년 현재 장소로 이전했다. 규모는 661㎡(200평) 하우스 3동. 하지만 2008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등으로 기술센터에서 직접 초화류를 재배하면서 관공서 납품 물량이 4분의 1로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전에는 1분기에 10만개씩 연간 40만개를 납품했으나 지금은 10만개에 그친다.

그래서 홍 대표는 황금마삭줄, 페라고늄 등 소품 분화류에 주력하고 있다. 황금마삭줄의 경우 다년생 작물로 삽목 기술이 노하우란다. 줄기로 성장하는데 잎사귀가 황금색을 띈다. 도로변이나 건물 난간에 걸쳐 두면 아래로 뻗으면서 자란다. 홍 대표는 “황금마삭줄은 삽목 후 성공률이 수익과 직결되는데 60% 정도 성공률로 괜찮은 편”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 대표는 “취미인 캠핑으로 만난 여자 친구와 올 가을 결혼한다”며 “농장규모를 1ha(3000평)로 늘려 다양한 꽃을 키우면서 초화류 전문 농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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