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불안한 비료산업 활로를 찾자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무기질 비료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료 원료 수급이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경영 악화에 직면했던 비료기업들은 올해엔 여건이 나아지길 희망하고 있다.
무기질 비료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료 원료 수급이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경영 악화에 직면했던 비료기업들은 올해엔 여건이 나아지길 희망하고 있다.

올해 비료산업의 대표적인 이슈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무기질 비료업계는 불안한 원료 수급 불안 속 기업들의 경영 악화로 요약된다. 유기질 비료업계는 중앙정부가 담당하던 유기질비료지원사업이 2027년 완전히 지자체로 이양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두 사안 모두 농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무기질·유기질 비료산업의 대표 이슈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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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2021년 이후 계속 감소
지난해 순이익 적자 이어
새해 들어서도 경영호전 감감

연구개발 투자 엄두도 못내
매출 대비 차지비중 매년 축소
비료공장 개보수 지원 호소

#경영 적신호 켜진 무기질비료업체
한국비료협회의 ‘비료와 식량’ 1월호에 따르면 2020년 214만2000톤이었던 비료 생산량은 2021년 239만7000톤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203만9000톤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생산량도 158만7000톤(1~11월 누계)으로 2022년 같은 기간(186만4000톤) 보다 14.9% 감소했다.

생산량 감소는 비료업체 경영 악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비료업체 A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직전사업연도보다 26.8%(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1.4%, 80.5% 급감했다. 또 다른 기업인 B사의 2023년 매출액도 전년대비 23.1% 줄어들었다. 이 기업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새해가 밝았지만 비료업계는 올해도 경영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호소한다.

C사 관계자는 “작년에도 전년 보다 20% 정도 매출이 줄었는데 올해도 2월 현재까지 판매량이 작년보다 나아지지 않고 있다. 농가들이 비축한 물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올해 출발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다소 내림세였던 원료가격이 수출 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품질 낮은 제품을 비싸게 사거나 운임비가 비싼 국가에서 수입해서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경영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줄어드는 연구개발 비중
비료업체들은 경영 악화로 신제품 개발 등에 투자할 여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들의 연구개발비에서 확인할 수 있다.

DART에 따르면 A사의 연구개발비용은 2020년 10억8995만원에서 2021년 10억273만원으로 줄었다가 2022년 15억2478만원으로 다시 늘었다. 수치상으로는 연구개발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0.108%에서 2021년과 2022년 0.07%로 줄었다.

B사도 마찬가지. B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2021년과 2022년 모두 0.1%였지만 2023년 0.07%(9월 기준)로 감소했다. D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화학부문)도 2021년 0.53%, 2022년 0.38%, 2023년 0.22%로 매년 줄고 있다.

미래 준비를 위해 연구개발 관련 투자를 늘려야 하지만 경영 악화로 연구개발 투자에 나설 여력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료업체 C사 관계자는 “예전보다 경영 상황이 좋지 않으면서 외부 시험도 못하고 연구 인력도 감축하는 등 연구개발비가 많이 줄었다. 수익성 있게 사업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지만 불안한 원료 수급, 원료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계속 나빠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연구개발비 투입이 어려운 여건을 호소했다.
 

#정부 지원 호소하는 비료업계
비료업체들은 경영 안정을 위해 비료공장 개보수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상당수 비료공장들은 1960~1970년대 지어질 만큼 노후화됐기 때문이다.

C업체 관계자는 “대부분의 공장들이 60년대에서 70년대 지어졌다. 설립 후 50년 이상된 곳이 적잖다. 그래서 매년 공장 보수비용으로 수 억 원이 투입된다. 새로 짓고 싶지만 수 십 억 원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허가를 받는 것도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비료업계는 정부의 도축·가공시설현대화사업 같은 방식으로 비료공장의 개·보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는 도축·가공시설현대화사업 예산으로 2019년과 2020년 각각 600억원, 2021년부터 2023년까진 매년 502억원을 투입했다. 융자 70%·자부담 30%, 연리 2~3%, 3년 거치 7년 균분상환 조건이다.

도축·가공시설현대화사업 중 도축·가공시설 개·보수지원사업으로 지원받는 자금은 식육가공업·식육포장처리업·식육즉석판매가공업 시설 개보수, 가축운송차량에 대한 도축장 입·출구 시설 증·개축, 도축장 자동화 시설 신설 및 개보수 등에 사용할 수 있다.

E업체 관계자는 “농산물 생산에 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 비료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생산·판매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비료공장 개·보수 등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이 모색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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