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와 쌀 가공산업 ⑥ CJ제일제당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CJ제일제당은 1996년 햇반브랜드 출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제품을 개발·생산하며 즉석밥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996년 햇반브랜드 출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제품을 개발·생산하며 즉석밥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에겐 식사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한국인의 식단에 빠질 수 없는 게 밥인데 하루에 한 끼를 먹고자 밥솥과 쌀을 사서 밥을 짓는 것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또 지어 놓은 밥을 오래 보관하게 되면 결국 음식물 쓰레기로 전락하고 후회만 남게 된다. 그렇다고 빵이나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때우기엔 한계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소화 능력이 떨어져 밥이 아닌 밀가루나 배달음식을 먹으면 속이 거북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식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영양까지 챙길 수 있는 해답이 있다. ‘즉석밥’이다. 전자레인지에서 2~3분만 조리를 하면 갓 지은 밥처럼 고소하고 꼬들꼬들한 밥 한 공기가 뚝딱 생기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게다가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자 다양한 잡곡뿐만 아니라 전복내장과 버섯, 뿌리채소 등을 넣은 솥반 제품도 출시해 즉석밥 시장의 저변을 확장하고 있다. 즉석밥의 선두주자이자 이제는 대명사가 된 CJ제일제당의 햇반을 살펴봤다. 

 

저온보관·자가도정·당일도정 원칙 
국산 쌀로 ‘갓 지은 밥맛’ 고수백미부터 영양밥까지 선보이며 건강까지 챙겨

CJ제일제당의 햇반 브랜드는 즉석밥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1996년 12월에 출시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즉석밥이 대중화되지 않았고, 시장도 형성되지 않았기에 제품도 한 가지 뿐이었다. 이후 2001년에 첫 번째 리뉴얼을 거쳐 2003년 잡곡밥 7종, 2005년 2인분 햇반, 2006년 덮밥류, 2008년 기능성밥(저단백밥), 2013년 흰쌀죽, 2015년 햇반컵반, 2018년 매일잡곡밥 등 다양한 제품 출시와 상품 개선을 진행하며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 약 6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햇반은 ‘갓 지은 밥맛’을 위해 생산과정에서 고수하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우선 밥맛을 좌우하는 쌀의 경우 국내 좋은 품종의 쌀을 확보해 저온보관을 한다. 이후 생산에 필요한 만큼만 자가도정을 진행하고, 도정한 쌀은 24시간 이내(당일도정)에 생산에 투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세 가지의 원칙을 지키며 제품 생산에 투입된 쌀은 부재료에 따라 여러 제품으로 생산된다. 현재 햇반 브랜드에는 백미와 잡곡밥, 풍성한 원물을 담아낸 햇반솥반, 저탄수 저칼로리의 곤약밥 등 전체 29개 제품(메뉴 기준)이 생산·판매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백미밥은 일반 백미와 아산맑은쌀밥, 환경을 생각한 3개 제품이고, 유기농쌀밥과 구수한쌀밥, 쌀눈가득쌀밥과 이천쌀밥, 골든퀸쌀밥 등 5개의 차별화백미밥 제품이 있다. 

이와 더불어 건강을 챙기는 소비자를 위한 식후혈당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과 저단백밥 등의 케어식밥 2개 제품과 흑미밥과 매일잡곡밥, 매일찰잡곡밥과 매일오곡밥, 발아현미밥과 현미쌀밥, 100%현미밥 등 잡곡밥 7개 제품, 현미귀리곤약밥과 귀리흑미곤약밥 등 2개 제품도 함께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도 전복내장영양밥과 뿌리채소영양밥, 버섯영양밥과 흑미밤찰밥, 소고기우엉영양밥과 불고기버섯영양밥, 꿀약밥과 통곡물밥 등의 햇반솥반 제품도 있다. 

 

이 중 주목해야 할 제품은 햇반솥반이다. 단순히 먹는 행위에서 벗어나 건강과 먹는 기쁨을 함께 누리는 것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자 CJ제일제당은 지난 2021년 6월 햇반솥반을 출시했다. 햇반솥반은 다양한 원물이 포함된 영양밥을 구현하기 위해 기술과 공정 연구 개발이 이뤄졌고, 6년간의 과정 끝에 고온고압의 신기술과 공정 개발 및 생산라인 구축을 통해 생산에 이르렀다. 햇반솥반은 출시 이후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던 즉석밥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켰고, 2023년 1월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는 등 매년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햇반솥반 전복내장영양밥은 ‘2023 쌀가공품 품평회’에서 Top10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측은 “햇반은 집밥 맛을 만들기 위해 쌀 원재료부터 철저하게 관리하며 저온보관과 자가도정, 당일도정 등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특히 지난 2021년에 출시한 햇반솥반은 다양하고 풍성한 원물을 한 그릇에 담아내 영양 가득한 밥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어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넘어 해외로40개국 진출
1인당 쌀 소비량 감소 반면 햇반 판매량은 증가세미국·호주·중국 등 시장 넓혀

햇반은 이제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즉석밥의 명실상부한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햇반이 출시된 1996년 당시만 하더라도 즉석밥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지 못했다. 가정이나 식당에서 직접 지은 밥만 소비하던 시절, 즉석밥은 인스턴트 음식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출시 후 5개년 평균 판매량은 3500개에 그쳤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가족의 형태가 대가족이나 4인 가족에서 1인~2인가구 식생활에도 변화가 생겼다. 핵가족화가 되며 집에서 식사를 하는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소비자들은 간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제품을 찾기 시작하며 즉석밥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지난 2015년만 하더라도 국내 즉석밥 시장규모는 2254억원이었는데 2019년 기준 4938억원까지 성장했고, 지금까지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 성장의 중심에는 단연 햇반이 있었다. 햇반 판매량도 출시 직후 3500여개에서 2022년 기준 6억5000개로 성장했고, 누적 판매량도 45억개를 돌파했다. 

즉석밥에 대한 인기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눈에 띄게 높아졌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쌀소비량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1인 가구의 증가와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며 편의 지향의 가성비 및 시성비를 중요시 하는 소비자들이 늘었고, 이에 따라 햇반의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집에서 식사를 하는 빈도와 배달 및 포장 수요가 증가하며 2020년 대비 2021년 신장율 20%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을 전 세계에 알리며 수출도 하고 있다. 2010년 첫 해외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미국과 호주, 중국과 멕시코 등 전 세계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2017년 코스트코 입점을 시작한 이후 최근 3년 평균 연간 45% 이상 급격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계약재배 확대로 좋은 쌀 확보
국내 쌀 생산량 1.7% 달하는 ‘6만톤’ 계약거래농가 판로·소득 보장 ‘상생 모범’

CJ제일제당의 햇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수록 국산 쌀 소비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의 생산을 위해 연간 약 6만톤의 단일품종 국산 쌀을 농협과 계약거래를 하고 있다. 국내 연중 쌀 평균 생산량을 350만톤으로 봤을 때 무려 1.7%를 차지하는 물량인 셈이다. 

계약재배도 진행하고 있다. 밥맛은 좋은 쌀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계약재배를 통해 즉석밥에 가장 알맞은 품종을 찾고 있다. 계약재배는 11년째 진행되고 있고, 2022년 기준 전국 11개 지역 약 4000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측은 “CJ제일제당의 계약재배 규모는 단일 기업 및 쌀이라는 단일품목 중 국내 최대 사례다”며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소득보장을 위해 계약재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햇반 제품군을 더욱 다양하게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백미와 잡곡밥뿐만 아니라 햇반솥반과 곤약밥 등을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제품군을 다양화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이다. 농협과 계약거래를 하고 있지만, 매년 좋은 품질의 쌀을 고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선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나서서 쌀가공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좋은 품질의 쌀 물량을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펼쳐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다. 

CJ제일제당 측은 “햇반은 ‘언제나 맛있는 집밥’으로서의 1등 햇반의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며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더 많은 국산 쌀을 소비하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서 좋은 품질의 쌀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농가뿐만 아니라 쌀가공업체에 다양한 지원을 펼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끝>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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