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산업 이어가고 농촌 가꾸는 여성농업인, 자부심 가지길”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후계자부인회로 농민운동 뛰어들어
한여농 조직 결성 때부터 참여

시군단위까지 전담부서 설치
여성농업인과 소통창구 마련 시급
세대간 소통·교류 확대도 주력
다양한 지속가능한 사업 발굴 약속

“생명산업인 농업을 이어가고 농촌을 가꾸는 여성농업인들이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임기 동안 여성농업인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고 이들의 위상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며 활동하겠습니다.”

박희남 한여농충북도연합회 신임 회장은 한여농의 시작부터 함께 걸으며 성장했다. 1992년 남편이 후계자로 선정되고 후계자부인회로 농권운동에 뛰어들었다. 결혼 전에도 4-H 활동을 하며 농업·농촌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고, 농업에서 농업조직의 상징성과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다. 그가 한여농 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한여농 조직이 결성되던 시기다. 한여농음성군연합회 초대 사무국장을 맡아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여성농업인에게 가입과 활동을 권유하고 다니며 조직 결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한여농음성군연합회 회장과 한여농충북도연합회 정책부회장 등의 다양한 활동을 거쳐 올해 1월에 한여농충북도연합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박희남 회장이 현재 농업·농촌의 시급한 해결사항으로 생각하는 건 ‘소통의 부재’다. 여성농업인이 농업·농촌에서 가사와 농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중요한 존재가 됐지만 여전히 지자체에는 여성농업인을 담당하는 부서와 인력이 거의 없다. 따라서 여성농업인들은 불편한 제도와 정책을 개선하고, 또 여성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신규 정책 제안을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박 회장은 여성농업인의 권익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선 반드시 시·군 단위에도 여성농업인을 담당하는 부서나 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여성농업인 전담 부서가 중앙부처와 일부 도에만 설치가 돼 운영 중인데 시·군 단위까지 여성농업인 전담 부서가 설치·운영돼야 한다”면서 “예산과 인력의 한계가 있다면 최소한 담당 인력이라고 갖춰야 현장의 여성농업인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희남 회장은 세대 간 소통의 부재도 문제로 꼽았다. 한여농충북도연합회의 경우 활동 인원이 그나마 다른 곳과 비교해서는 많은 편이지만, 신규 회원 유입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신규로 후계자에 선정된 여성농업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신규 회원 유입도 당연히 줄 수밖에 없다는 게 박 회장의 주장이다. 따라서 박 회장은 젊은 여성농업인과 기성 여성농업인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자리가 지자체 또는 여성농업인단체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젊은 여성농업인들은 농업·농촌의 미래이자 희망인데 이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 아쉽다”라며 “여성농업인단체의 힘만으로는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나서서 정기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희남 회장은 임기 동안 반드시 달성하고 싶은 것으로 ‘조직의 자립’을 꼽았다. 조직의 자립을 위해선 뿌리에 해당하는 읍면협의회와 시군연합회 조직이 활성화 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다양한 지속가능한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재정적으로 관에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지만, 조직이 튼튼해지고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라며 “회원분들의 다양한 의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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