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구 논산수박연구회 대표이사가 팰릿으로 출하되기 직전 다단식 목재상자에 놓여있는 수박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1999년 최고 품질의 수박을 만들기 위해 논산수박연구회가 창립됐고, 이 수박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유통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011년 영농조합법인이 결성됐다. 충남 논산에서 고품질 수박을 생산하고 이를 유통까지 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 논산수박연구회’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논산수박연구회는 농가가 생산은 물론 유통의 주체가 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구체적인 사업이 물류기기 활용이다.

대형마트 집중출하 넘어
도매시장 출하율 40% 달해
운송시간 단축 등 물류 효율화
다른 시장 등 판로 확대 모색


▲고품질 수박 생산에 매진=논산수박연구회는 1999년 최고 품질의 수박을 생산해냄은 물론 재배 기술의 상향평준화를 이뤄내고자 23명의 수박 재배 농민들이 주도해 창립한 산지조직이다. 국내 최고의 수박을 생산해내기 위해 논산시농업기술센터와 함께 기술 교류를 지속적으로 전개하는가 하면 농가 교육, 성공 사례발표, 정보 교환 등 고품질 수박을 생산해내기 위해 농가 간 서로 소통하고 있다. 또한 모든 수박을 GAP(농산물우수관리제도) 인증을 받는 등 70여 회원으로 늘어난 현재까지 품질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수박 재배 농가이기도 한 이정구 논산수박연구회 대표이사는 “우리 연구회는 순수 생산 농민들이 모인 산지조직으로 창립 취지이기도 한 대한민국 최고의 수박을 생산해내기 위해 모든 회원들이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며 “1999년 처음 만들어진 때부터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고품질의 수박을 생산하고자 월례회의도 열고 있다”고 밝혔다.

▲물류기기 활용으로 유통에서도 주체=창립 초창기엔 품질 향상을 중심에 뒀던 논산수박연구회는 단순히 생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실했다. 특히 수박 유통이 포전 거래 위주로 진행되면서 농가들이 유통의 주체가 될 수 없었다는 것을 인식, 논산수박연구회는 영농조합법인으로 거듭나게 됐다. 또한 선별장, 저온저장고 등의 시설을 갖추며 농가 단체로는 하기 힘든 산지유통센터(APC)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논산수박연구회가 주목한 것은 물료기기 활용이었다. 최근 들어서야 수박도 다단식 목재상자 등 물류기기를 활용한 유통이 구축돼가고 있지만 2000년대 초반엔 모든 수박이 트럭에 그대로 실리는 형태로 시장 출하가 이뤄졌었다. 그런 시기였던 2001년 당시 농림부가 추진했던 수박 물류 표준화 사업에 참여, 국내 최초로 팰릿과 다단식 목재상자를 이용한 출하를 진행했다. 물론 2017년 현재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추진하는 물류기기공동이용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논산수박연구회가 이런 물류기기 활용에 앞장서는 것은 물류기기야말로 수박 유통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구 대표는 “물류기기를 활용하면 트럭에 바로 실어 옮기는 것보다 노동력이 절감되고 신선도가 유지되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며 “물류기기공동이용지원사업이야말로 산지에 정말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물류기기 정착으로 판로 넓혀=논산수박연구회는 한 대형마트에 집중 출하하던 출하 폭을 넓힐 계획이다. 이에 올해에도  서울 가락시장과 경기 구리시장, 인천 구월시장 등 도매시장으로 출하를 진행, 도매시장 출하율이 40% 정도에 이르게 됐다. 가락시장의 경우 올해 농협가락공판장으로 출하가 집중됐다. 내년에는 다른 시장이나 법인으로 판로 폭을 넓힐 방침이다. 이는 물류기기를 활용해 운송시간이 단축되고, 출하가 집중되는 여름철 도매시장에서도 물류 효율성을 꾀할 수 있으니 가능한 일이 됐다.

이정구 대표는 “수박은 한철에 집중 출하돼 물류기기가 활용되기 전엔 수박철 도매시장은 한마디로 돛대기 시장 같았는데 이제 그런 체증이 사라졌다”며 “이에 여러 도매시장으로 출하를 전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가락시장 등 주요 시장 이외에도 도매시장에서 물류기기를 활용한 출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매시장 내에서도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논산수박연구회의 가락시장 물량을 소화하는 농협가락공판장의 송충호 부장은 “물류기기를 이용하기 전에는 출하자와 운송기사의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민원 발생이 빈번했고 경매장은 넘쳐나는 수박으로 공간이 부족했는데 이제는 경매장 회전율이 증가하는 등 효율성을 도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정구 대표는 “고품질 수박을 생산해내고 이를 효율적으로 소비자에게까지 전달할 수 있으면 수박시장은 다시금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며 “매년 더위가 길어지면서 강력해지고 있는데 맛 좋은 수박으로 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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