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상주농협 화동지점은 물류기기 지원사업을 이용하면서 농촌 인력난 해소와 물류비 절감에 도움을 받았다. 사진은 민대홍 서상주농협 판매계 팀장(왼쪽)과 현성환(사진 오른쪽) 씨 부부.

농산물 물류의 효율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농산물 물류 효율화는 물류비용 절감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편익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필수적이다. 이에 정부의 포장재나 물류기기 지원 등으로 포장출하와 규격출하는 정착단계에 있지만 도매시장의 팰릿 출하율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농가 규모가 영세하고 물류기기 이용에 대한 인식 부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도매시장의 팰릿 출하를 통한 물류 효율화에 나서고 있는 산지 조직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물류기기공동이용지원사업(이하 물류기기 지원사업)을 통해 물류 효율화 추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류기기 지원사업의 우수 사례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GAP인증 획득·출하물량 90% 가락시장으로 
마을 공동집하장 운영…지게차로 최종 출하
종이박스 출하보다 시간 줄고 작업도 수월


서상주농협 화동지점은 관내 조합원들이 포도와 오이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포도 출하금액만 110억원에 달하고, 오이는 약 8억원의 출하금액을 기록했다. 이러한 출하 실적에는 팰릿을 이용한 물류기기 효율화가 큰 몫을 차지했다.

▲고품질과 품종 다양화로 수입 포도와 승부=서상주농협 화동지점에는 관내 3개의 포도작목반과 1개의 오이작목반이 구성돼 있다. 이들 작목반의 회원만 487명에 이른다. 서상주농협 화동지점의 효자 품목은 단연 포도다. 지난해 출하금액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도 생산량과 기술은 전국에서 내로라할 정도다. FTA로 인해 전국의 포도 농가와 면적이 감소하는 상황을 상주 지역도 비켜갈 수 없지만 품종 다양화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서상주농협 화동지점의 포도 품질은 깐깐한 농가 관리에서부터 시작된다. 포도 생산 농가들 모두가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획득했으며, 지난해에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으로부터 상장도 받았다. 여기에 재배 시기별 교육을 작목반을 통해 실시하면서 농가들 눈높이에 맞춘 교육도 효과를 보고 있다. 출하시기에는 작목반 내에 출하운영반을 구성해 지점과 작목반이 함께 당도를 미리 점검하고 적정 출하를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생산부터 출하까지 시기별 맞춤형 교육은 고품질 포도 생산의 뒷받침이 되고 있다.

▲물류기기로 도매시장 출하 용이=서상주농협 화동지점은 출하 물량의 90%를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출하한다.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물량은 현재 모두 팰릿 형태로 출하된다. 2014년 중반부터 자체적으로 시작한 팰릿 출하는 여러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종이 박스 형태의 출하는 시간이 많이 걸릴뿐더러 고령화된 농촌에서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러나 팰릿 출하는 이러한 농촌의 여건을 변화시켰다. 마을마다 공동 집하장을 운영해 농가들이 이곳에 출하하면 지게차를 이용해 도매시장으로 최종 출하된다. 서상주농협 화동지점의 집하장이 부족한 점을 마을 공동 집하장으로 운영한 셈이다. 물론 지점의 집하장에 출하할 포도와 오이를 직접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모두 팰릿 형태로 가져와 도매시장에 출하한다. 이를 위해 서상주농협 화동지점은 마을마다 지게차를 보급하고 집하장을 설치했다. 이는 모두 자체 사업으로 진행했다.

팰릿을 이용한 출하에 대해 최명현 서상주농협 화동지점장은 “농촌이 고령화돼 있는 상황에서 어르신들은 사실 종이 박스 하나 들기도 버겁다”며 “이런 농촌의 현실을 감안하면 도매시장에도 팰릿을 이용해 출하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팰릿을 이용하면서 운송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과거 종이 박스 출하시에는 운송기사들이 직접 박스를 싣기도 했지만 팰릿 이용 후 그런 불편이 줄었다. 여기에 박스로 출하하면 도매시장에 하차할 때 대기 시간도 길어졌지만 팰릿 출하를 시작하면서 이 대기 시간이 급격히 줄었다. 자연스럽게 운송기사들 역시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

▲물류기기 지원사업 만족도 높아=이처럼 팰릿 출하가 일상화되면서 정부의 물류기기 지원사업 이용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동안 자체 사업으로 진행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정부 사업을 이용하게 되면서 농협의 자체 비용도 줄었다. 이렇게 줄어든 비용으로 조합원들에게 다른 사업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민대홍 서상주농협 판매계 팀장은 “그동안 자체 사업으로 진행하다 2016년부터 정부 사업을 이용했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자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절감된 비용으로 조합원들에게 다른 사업을 할 수 있게 돼 농가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주시 모동면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현성환 씨는 “팰릿 출하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성출하기에 종이 박스로 작업을 하면 5톤 트럭 기준으로 상차에만 3~4시간 이상이 걸렸지만 지금은 지게차를 이용해 팰릿으로 실어 시간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현성환 씨는 “대형 유통 업체에서는 대부분 팰릿을 포함한 물류기기 이용이 일반화돼 있지만 도매시장은 여전히 이용률이 낮다”며 “영세한 농가들이 많은 우리나라는 도매시장 출하가 불가피하다. 이런 측면을 볼 때 농촌의 일손을 줄일 수 있고, 도매시장 출하시에 상차나 하차 시간도 줄일 수 있는 물류기기 이용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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